반 전체 시험성적이 떨어지면 종례시간에 선생님이 ' 모두 책상에 올라가' 라고 하셨다.
여고 시절의 일이다
아이들은 주섬주섬 책상에 올라가 무릎을 꿇었고
선생님의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종아리가 저리고 쥐가나면 아이들 중 한두명이 훌쩍거리고 그럼 맘 약한 선생님이
앞으로 열심히 해라는 말을 남기고 벌은 끝났다.
그래서 종종 책상에올라가 앉았다가도 거짓으로 훌쩍거려 벌받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얌체짓을 하기도 했다.
당시 남자친구들에게 말을 하면 '와~! 우린 대걸레로 맞어!! 남녀차별이다!'라고 거품을 물기도 했었다.
대걸레 자루가 부러지도록 맞는다는 남자애들의 말이 당췌 실감나지 않았었다
한 번 우리 반 불량한 여자애를 선생님이 출석부로 머리를 때리는 것(여러번) 외에
그다지 심한 체벌을 보지 못했지만, 교육기간 전체를 통틀어 내가 선생님께 맞은 경우는 딱 두번이다.
모두 여고때였는데,
한번은 고전시간에 만화책을 보다가 걸렸다.
국어와 고전을 겸했고, 개인적으로 친하게 지냈던 선생님 시간이었다.
그런데 나오라고 하더니, 아이들이 전부 보는 앞에서 손바닥을 지휘봉으로 두대 맞았다.
아, 그 수치스러움이라니...
내 잘못은 간곳 없고, 아이들 앞에서 내가 좋아하는 선생님에게 손바닥을 맞았다는 그 사실이 수치스러워
견딜수가 없었다.
그 이후, 국어와 고전시간에 보란 듯이 책을 딱 엎어놓고 필기도 하지 않았다.
나로선 반항을 한 셈이다. (내 잘못을 전혀 반성하지 않은 싸가지 없는 행동이었다)
맨 앞자리였기에 선생님도 다 보고 있었지만,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내 보이코트는 시험성적 불량으로 오히려 내 스스로를 다치게 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
또 한번은 만우절에 일어났다.
선생님을 속이려고 옆반 전체와 우리 반이 반을 바꿔치기 했었다.
누구의 제안이었는지 기억엔 없지만, 아무튼 우리는 히히덕거리며 반을 바꿨고 옆반이 물리시간이고
우리반은 그 날 물리가 들지 않았었다.
물리 선생님이 칠판가득 필기를 하고 돌아섰는데, 아무도 필기를 하고 있지 않자, 노발대발 화를 냈다.
우린 킥킥거리기 시작했고 반 전체가 바뀐 사실을 안 물리선생님은 .. 우리의 장난끼를 이해하지 않았고
분노 게이지가 폭발했다.
'어떤 새끼가 시작했어!!' - 우린 여고생이었다.. 그런데 선생님들이 '년'자를 절대 못붙이고
화가나면 '새끼'라는 욕을 했다...
우리의 장난에 선생님도 동참하리라 여겼던 우리는 긴장해버렸다.
다른 만우절 장난을 다른 선생님들은 알면서도 속아주었는데, 물리 선생님은 너무 심하게 화를 냈고
'먼저 반 바꾸자고 했던 새끼 나와!! 안나오면 니들 전체가 다 맞을 줄 알아!' 하고 협박을 했다.
아이들은 떨었다.. 훌쩍거리는 아이까지 생겼지만, 물리선생님은 물러서지 않았다.
'다들 책상에 올라가서 치마걷어!'
헉???? 종아리를 때린다는거?????
난, 분명 제안하지는 않았지만 적극 동참을 했었고, 이 사태를 누군가는 총대를 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분연히 손을 들었다.
'제가 하자고 했습니다'
' 너 이새끼! 나와! '
나갔다.
아이들은 웅성거리고 경악했고 훌쩍거리며 울었다.
물리 선생님은 길다란 나무 지휘봉을 머리위로 쳐들더니 내리쳤다.
헉! 하고 숨을 들이켜는 아이, 악. 하고 짧은 비명을 지르는 아이...
그런데 내 손에 닿는 지휘봉의 느낌은, 톡....
'속았지? 이녀석들아 하하하하하 '
물리선생님의 만우절 장난이었던 것이다.
아이들은 꺄악 하고 뒤집어지고 책상을 두드리고 웃음을 터트렸다.
몹시 긴장을 하고 손바닥을 내 밀었던 나는 어리벙벙해서 서있었다.
물리 선생님이 물었다
' 너 몇번 누구냐?'
' 몇번 누구누구입니다'
'너 이새끼! 용기있었어. 맘에 든다'
선생님이 씨익 웃었다.
나도 씨익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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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
누봉님 멋져멋져~
카리스마 짱이십니당~~ 어릴때부터 리더쉽이 강하셨군하~
인기가 많았을것 같아요..
전 대중속에 파묻히는걸 좋아하는뎅 ~^^;;;
답글
천리향
저도 자존심때문에 그랬던적이 있어요
수학선생님한테 한번 맞고 자존심에 끝까지 반항했었는데
저도 누봉님처럼 수학만 점수가 안나왔었죠~ ^^;;;
그때는 왜그렇게 수학 선생님이 밉던지 ~ㅋ
답글
진백맘
오...진짜 대단하시네요..
그런 용기가 어디서 나셨는지..
다수를 위한 소수는 못되는 저로선 그저 그용기가 부럽네요..
추억할수 있는 만우절이 있어 넘 좋네요..
답글
토토션
ㅎㅎㅎㅎ ^^
멋쟁이 선생님과 멋진 학생이네요
보통 만우절날 잘 받아주시는 선생님이 인기가 많았었는데
우리도 문을열면 계란과 밀가루 세례가 떨어지는 짖궂은 장난을 했었는데
모두 맞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서로 재미나서 웃곤 했었죠
그래도 그때가 그리운것 같습니다.
답글
갈대
이 글도 울 카페에서 봤던 건데.
다들 개명을 하셔서 당최 알아볼수가 없네요.
메이폴님만 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