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봉이의 굴욕(1)

글쓴이 누봉이

등록일 2008-06-05 00:56

조회수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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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감성이 풍부하고 넘쳐흐르다 못해 터질것 같던 여고시절....

한 오빠를 좋아한 적이 있었다..

서울대 의대를 지망한다던 키가 후리후리하고 지적이던 그 오빠...

얼마나 좋아했던지 그 오빠 때문에 뜨게질까지 배웠었다.

목도리 떠줄려고...

크리스마스 이브... 반짝이 포장지에 열심히 뜬 목도리를 예쁘게 포장해서

그 오빠에게 내밀었다.

의외라는 듯 날 빤히 쳐다보던 그 오빠.

그러더니 그 오빠가 하는 말..

'너 참 얼굴이 하얗구나'

그 말을 듣는 순간, 황순원의 소나기에 나오는 '소녀'가 생각이 났다.

병약하고 뽀얗고 도시적인, 비련의 여주인공 같은 그 소녀,,

아, 이 오빠가 날 그렇게 가련하고 어여쁘게 보고 있었구나...

난 수줍게 샤방샤방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는데,

뒤 이어지던 그 오빠의 말....


'너,회충약 좀  먹어야겠다'


이런 샹.....

그렇게 내 첫사랑은 굴욕속에서 끝났다... 아이 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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