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만 되면 뒤집어지는 집구석

글쓴이 누봉이

등록일 2008-05-25 12:35

조회수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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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친정집구석 얘기다.

유달리 화기애애하지는 못해도 그냥 저냥 무난하게 우애를 이어가고 큰 평지풍파 없이

사는 집인데 2년에 한번씩 집구석이 뒤집어진다.

남들은 정치무관심이다 투표를 안한다 이러는데 정말 우리 친정은 국가적으로 표창을 줘야 할 정도로

투표정신이 투철한데, 그냥 각자 투표정신만 투철하면 모범적인 가정이겠지만

이건 남은 식구들도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을 지지해야 한다는 '우리가 남이가' 정신에 너무

투철하다는게 문제다.

투표가능한 식구들이 울엄마, 오빠,올케,남동생,작은 올케인데(나는 낑기지도 못한다)

이 각자의 식구들이 각자 지지하는 정치인이나 정당이 다 다르다.

울엄마, 오매불망 그네여사, 오빠, 죽어도 그나라당, 큰올케, 묵묵하게 한길을 가련다  뚝심의 이합집산당,

남동생,샛별같은 클린아저씨, 작은올케 무관심..


선거철, 가족의 우애를 위해 모두 모여 삼겹살을 구워먹다가 뉴스라도 나오면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간곳이 없고 모두 왜가리같이 목청을 돋워 왜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이

당선이 되어야 하는지 꽥꽥거리다 결국 밥상이 뒤집어질 정도가 된다

남동생,,, 낡은 정치,돈정치가 없어지려면 새로운 샛별같은 인물이 당선이 되어야 한다며

그 인물이 자기 핏줄이라도 되는 것처럼 이마에 핏대를 세우며 기존의 정당을 몽조리

비판하며 그 인물의 약력까지 줄줄 꿰고 열변을 토한다

울 오빠,,, 천방지축 아무것도 모르는 너같은 애들 땜에 나라가 분열이 된다며

인신공격까지 가한다.

평상시엔 우리는 형제라며 굳은 우애를 다짐하던 두 형제가 얼굴이 시뻘겋게 되어 말싸움을 하고

드디어 험악해지면

목청 하나만큼은 오페라 가수같은 우리 엄마가 나선다.

'시끄럽다!!! 너그들이 이러는거 그 사람들이 알아준다카드나,, 돈이 생기나!! 고마해라!'

그렇게 기선을 꺾어놓고 니들이 배가 부르니 이따위 헛지꺼리를 한다. 보릿고개 시절에 ...라며

은근슬쩍 그네여사 부친의 공적을 줄줄 읊는다

싸움을 말리려던 엄마의 노력은 너무 정치색이 짙은 관계로 결국 삼파전으로 이어지고

열받은 오빠는 자기 방으로 홱 들어가고 남동생은 지 마누라 옆구리에 꿰차고 씩씩거리며

자기 집으로 돌아가고 두 형제의 금간 우애에 화난 엄마도 자리보전하고 눕는다.


이런 일이 수차례 되풀이되자 형제와 엄마는 휴전을 선언했는데, 그건, 절대로 정치얘기를하지 않는다.

모였을때 뉴스보지 않는다 였는데, 또 이런 휴전협상도 번번히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그리고 선거일.

예전에 동생집으로 주소를 옮겼다가 귀차니즘에 의해 그냥 주소만 동생집에 눌러앉은 엄마.

선거날, 6시가 지나면 동생넘이 슬그머니 엄마 가게로 온다

'엄마 투표했어?'

'투표용지도 없는 데 어떻게 하냐?'

'그래? 히히히 잘있어~'

자기 집으로 엄마 투표용지가 날아오는데 동생이 그걸 중간에 쓱싹해버린것이다

지지가 안될바엔 상대방표를 무효로 만든다는, 동생 나름의 선거운동인 셈이다.


동생은 룰루랄라 돌아가지만 엄마는 이미 새벽에 투표마치고 온 상태였다.

주민등록증만 있으면 투표할 수 있으니까.

뛰는 동생넘 위에 나는 엄마가 있었다!


오빠..20년 동안 얼르고 달래도 무쇠같은 올케언니가 죽어도 한 정당을 찍는 걸 알고 있는데,,

오빠역시 자기가 지지하는 정당외에 한표라도 더 가는걸 몹시도 꺼려하는고로

투표하는 날, 일찌감치 투표하고 하루종일 집에 들어가지 않는단다.

왜? 오빠가 투표하러갈때 언니 신분증을 몽땅 가지고 가서는 하루종일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넘의 집구석..

돈이 생기나, 잘했다고 칭찬을 받나, 왜 이리 선거철만 되면 시끄러워 지는지 모르겠다.


나?

주소는 서울로 되어있고 투표일이 평일이니 내 표는 사표다

부재자 투표는 귀찮아서 못해먹겠다.

극성스런 친정식구들때문에 난 선거혐오증에 걸렸나보다.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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