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나의 아내이기에 앞서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네

글쓴이 뿌뿌야

등록일 2008-04-11 08:25

조회수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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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지? 수고했어..
당신이 그렇게 힘들어 하는 동아 나는 곁에 있어 주는것 말고는 아무것도
해줄것이 없어서 너무 미안했어..
너무 아파하는 당신을 보면서.. 바보같지만 아이가 조금은 밉기도 했어
양수가 먼저 터져 입원을 하고 진통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아직 아이가 곧 태어날거라는 것이 믿어 지지 않더라
그렇게 새벽이 되고 아침이 되서도 진통은 시작되지 않았고
촉진제를 맞고 조금씩 아파하는 당신을 보니 조금은 겁이났어
이제 아빠가 될거라는 기쁨보다는 혹시나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무서움이 더 컸던것이 사실이야.
6시간 진통을 하면서 뱃속의 아이는 힘들어 했고 당신도
점점 기운을 잃어가는것 같아 결국 수술을 결심했지
1시간~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는 수술시간이 왜이렇게 길던지..
대기실에 많은 의자중에서 내가 앉을 수 있는 의자는 없는것 처럼
계속 서성이기만을 했어.. 그때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수술실에 들어간지 20여분이 지났을까?
남자아이가 태어났다는 말에 너는 어떻냐고 물었지..
마취풀리고 회복실에서 있다 나오면 한시간 정도 더 걸린다고 하더라..
아이는 신생아실로 옮겨졌어..옮겨지는 아이를 보니
그제서야 가슴이 뭉클해지더라고..
저렇게 작은 녀석이 엄마를 괴롭혔나 싶기도 하고
10달동안 잘 견뎠다 대견하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말이야
신생아실에서 아기를 보여주는데
내가 생각해 왔던 아기의 모습이 아니라서 조금은 놀랬어
쭈글쭈글하고 온통 빨간아기를 보면서
정말 내 아기가 맞나? 하고 어리석게 스스로 반문을 했다니까~
수술로 2일동아 아기를 볼수 없는 당신위해 신생아 면회시간만 되면
사진을 찍어서 보여줬잖아~ 사진을 보면서
눈물 글썰이던 자기 모습이 아직도 생각이나..
나도 아기를 보면 찡한 마음이 드는데 10달동안 같이 했던 자기는 더 하겠지..
몸이 어느정도 회복되고 처음으로 같이 아기를 보러 갔던거 기억나지?
그때 왜그랬는지 아기가 막 울고 있었잖아..
유리창 밖에서 아무것도 해줄수 없어 미안하다며 아이에게 손이 닿을까
유리창에 손을 대고 같이 울던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아이도 당신도 일주일후에 건강하게 퇴원을 하고
결혼후 처음으로 한달이라는 시간을 떨어져 있어잖아..
회사일로 평일엔 처가에 가보지도 못하고 주말은 왜그렇게 더디 오던지..
일주일마다 보는 아기는 정말 잘도 크더라..
그렇게 한달후 처음으로 우리 세식구가 집에서 첫날밤을 보내던날
기분이 어땠는지 알아?
항상 둘이있었는데 이젠 셋이다!! 라고 말하는 자기말에 왠지 모를
강한 책임감이 느껴졌어...
서툰 엄마 아빠가 하루종일 애기를 돌봐줘도 울기만 하는 녀석때문에
참 애 먹었는데.. 장모님 없이 애기 보느냐 살림하랴
집에 온지 이틀만에 몸살나서 급히 응급실에 갔을때는
정말 많이 미안하더라.. 내가 더 많이 도왔어야 했는데 하고 말이야.
지금도 여전히 회사일 바쁘다는 핑계아닌 핑계로
매일 늦어 하루종일 애기와 씨름할 당신 생각하면 많이 미안해
그래도 주말만큼은 많이 도와주려고 노력하는데 아직 많이 부족하지?
피곤해 하면서도 부성이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며
애기를 끔찍히 예뻐하는 당신 보면 이젠 나의 아내이기에 앞서
한 아이의 엄마로써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부성엄마! 우리 부성이 튼튼하고 씩씩하게 잘 키워줘요!
그리고 여보 사랑해!!

 

 

2006년 9월 10일... 건강한 사내 아이를 출산하고 신랑에게 받은 이메일....

참 많이 울었는데.... 허니문 베이비라 신혼도 없이.... 준비도 없이 생긴 우리 아가

철없던 내가 엄마가 된다는 일은 참 쉬운 일이 아니였다...

아직은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았던 27살의 아가씨였는데

자고 싶을때 잠을 잘 수도 없고....

먹고 싶을때 먹을 수도 없고...

하물며 남들 다가는 극장은 커녕 비디오 한편 끝까지 보기도 힘들고....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왜 집에서 애기만 쳐다 보고 살아야 하나.....

슬프다 힘들다....

매일 늦는 신랑.... 밉고...화나고...

울기도 참 많이 울었는데......

 

시간이 지나 아이가 목을 가누고 안고....

나를 보고 웃어주고 내 말에 반응하고

나와 눈을 마주치고 나를 알아보기 시작할때쯤....

나는 또 한번 울었다..

 

아가야 미안하다..

이렇게 소중한 너때문에 힘들다고 슬프다고 생각한

이 엄마를 용서해줘..

사랑한다..

고맙구나,..

 

이런 부족한 엄마에게 와주어서...

...

...

...

...

 

아이를 낳고 누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아이가 있어 얻을 수 있는 기쁨과는 바꿀 수  없다는걸 이제서는 알고 있다..

나와 함께 하는 시간 웃기도 울기도 하는 너에게서

엄마와 아빠는 정말 큰 선물을 매일 받는 것 같다..

사랑한다 부성아..

지금도 함께 하는 이 순간 순간이 나에게 있어 최고의 순간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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