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복지사의 감동적인 글

글쓴이 깬다칠

등록일 2007-09-27 03:08

조회수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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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주머니의 얼굴을 보는 순간
나는 흠칫 놀라고 말았다.

얼굴 한쪽은 화상으로 심하게 일그러져 있었고
두 개의 구멍이 뚫려 있는 것으로 보아
예전에 코가 있던 자리임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순간 할 말을 잃고 있다가
내가 온 이유를 생각해내곤 마음을 가다듬었다.

"사회복지과에서 나왔는데요"

"너무죄송해요.
이런 누추한 곳까지 오시게 해서요,
어서 들어오세요"

금방이라도 떨어질듯한 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서자 밥상 하나와
장농 뿐인 방에서 훅하고 이상한 냄새가 끼쳐왔다.

그녀는 나를 보더니 어린 딸에게
부엌에 있는 음료수를 내어 오라고 시킨다.

"괜찮습니다.

편하게 계세요.

얼굴은 왜 다치셨습니까?"

그한마디에 그녀의 과거가
줄줄이 읊어 나오기 시작했다.

"어렸을때 집에 불이나 다른식구는 죽고
아버지와 저만 살아남았어요."

그때생긴 화상으로 온 몸이
흉하게 일그러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사건 이후로 아버지는
허구헌날 술만 드셨고 절 때렸어요.

아버지 얼굴도 거의 저와 같이 흉터 투성이였죠.
도저히 살수 없어서 집을 뛰쳐 나왔어요."

그러나 막상 집을 나온 아주머니는
부랑자를 보호하는 시설을 알게 되었고,
거기서 몇년간을 지낼 수 있었다.

"남편을 거기서 만났어요.
이몸으로 어떻게 결혼을 했냐고요?
남편은 앞을 못 보는 시각장애인이 였지요"

그와 함께 살때 지금의 딸도 낳았고,
그때가 자기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러나 행복도 정말 잠시,
남편을 딸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후
시름시름 앓더니 결국 세상을 등지고 말았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할 수 있는것은
전철역에서 구걸하는 일 뿐.
말하는게 얼마나 힘들었던지
그녀는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어느 의사 선생님이 도움을 받아
무료로 성형 수술을 할수 있게 되었지만,
여러번의 수술로도
그녀의 얼굴은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의사 선생님이 무슨 죄가 있나요.

원래 이런 얼굴인데 얼마나 달라지겠어요."
수술만 하면 얼굴이 좋아져
왠만한 일자리는 얻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과는 달리 몸과 마음에 상처만 입고
절망에 빠지고 말았단다.

부엌을 돌려보니 라면 하나,
쌀한톨 있지 않았다. 상담을 마치고,
"쌀은 바로 올라 올 거고요.

보조금도 나올테니까 조금만 기다리세요."
하며 막 일어서려는데 그녀가 장농 깊숙이에서
무언가를 꺼내 내손에 주는게 아닌가?

"이게 모예요?"

검은 비닐 봉지에 들어서
짤그랑 짤그랑 소리가 나는것이
무슨 쇳덩이 같기도 했다.

봉지를 풀어보니 그 속 안에는
100원짜리 동전이 하나 가득 들어 있는게 아닌가?

어리둥절해 있는 나에게 그녀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하는 것이었다.
"혼자 약속한게 있어서요.

구걸하면서 1000원짜리가 들어오면 생활비로 쓰고,
500원짜리가 들어오면 자꾸 시력을 잃어가는
딸아이 수술비로 저축하고.
그리고 100원짜리가 들어오면
나보다 더 어려운 노인분들을 위해 드리기로요.

좋은데 써 주세요."

내가 꼭 가지고 가야 마음이 편하다는
그녀의 말을 뒤로 하고 집에 들어와서 세어보니
모두 1006개의 동전이 들어있었다.

그돈을 세는 동안 내 열 손가락은
모두 더러워졌지만 감히
그 거룩한 더러움을 씻어 내지 못하고
그저 그렇게 한밤을 뜬눈으로 지새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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