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가 씹다 버린 쥐포같던 선본남....

글쓴이 은주리

등록일 2007-07-23 11:22

조회수 2,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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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예쁜 꽃띠 20대 후반이었습니다.

(뭐 20대 후반이 예쁜 꽃띠냐는 딴지는 그냥 넘어가 주십시오..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누가 선을 보라고 하는데, 보통 선을 보게 되면 전화번호를 만나기 바로 전에 알게 된다거나 하지 않나요..

먼저 알게 되더라도 별로 전화하는 경우는 없구요...

그런데 아마 이맘때 쯤이었던 것 같아요..

제헌절 즈음 주말에 만나기로 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문자가 오더군요.


"제가 그 날은 사정이 있는데 제헌절날 안될까요?"

뭐, 제가 그런거 가지고 뭐라고 그럴 사람도 아니고 뭐 그럽시다라는 답글을 보냈지요...

그런데 또 문자가 오더군요.

"그럼 오늘 만날까요?"

허허.. 이 남자 장난하나...약속도 없었지만 튕겼슴다

"오늘은 약속이 있네요. ^^ 제헌절날 뵙지요"

 

그랬더니 또 답이 오더군요.

"맘씨도 착하시네요.. 저는 지금부터 수영하러 갑니다. 날씨가 더워도 건강 조심하시고 운동 많이 하세요~"

저는 워낙 성격이 그래서 그런지 이런 간지러운 건 또 그럽디다...

그런데 담날 또 전화가 오더군요.

허걱!
저는 목 쉰 여잔줄 알았습니다.

목소리가 왜 변성기 남자아이들도 아닌 것이 사바나 늪지대 갈라진 것도 아닌 것이

쫙쫙 갈라지면서 어쨌든 비호감적이었습니다.

말하는 내용도 자기 자랑 일색이었습니다. 아~ 최강 비호감.... 게다가 말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초반엔 얌전하게 대꾸했습니다.

 

드뎌 만나는 날...

아.. 만나기 싫더군요..

여자는 한 15분 늦어야 비싸 보인다는 강아지똥철학을 가지고 일찍 근처에 가서는 괜히 레코드점에 가서

시간을 때우다가 괜히 영화음악 CD를 샀습니다.
그리고 약속장소에 갔더니...

아니 이 사람이 아직도 안왔더군요... 이런  고연지고....

에니왜이 기다렸습니다...

 

저는 워낙 남자가 좀 크고 약간은 비대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들어오는 것이 왜 팀버튼 영화에 나오는 크리스마스의 악몽 주인공 있잖습니까?

원숭이가 먹다 버린 쥐포처럼 말라 비틀어진..... 머리칼 좍 갈라지고, 피부 좍~ 갈라지고, 쪼마낳고...
(앗! 마른 이들에 대한 비난이 아닙니다. 제 개인적 취향입니다)

아~ 정말 제 스탈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왜 와서 또 똘똘이 스머프처럼 구는지,

자기가 하는 일이 무슨 에이전시를 하는데 일년 연봉이 얼마며 한달에 몇 천을 벌고...

(믿겨지지 않았음... 귀티 안났음)

자기가 원래 공부를 잘했는데 전교 몇 등이었는데 집에서 가까운 학교를 가고 싶어서

SJ대학을 갔다는 둥...(이게 말이 됩니까? 아빠랑 S대 안가서 그래서 그때 부터 사이가 안좋았답니다)
자기가 연예인 누구누구랑 친하고 어쩌고 침튀어 가면서 자랑을 늘어 놓기 시작했습니다.

아... 싫더군요...

또 썩소로 일관했습니다.

그런데 아니 이사람 게다가 왕자병까지 있지 않겠습니까?

저도 선택의 기회라는 것이 있는 사람일진데, 벌써 나는 자기를 좋아한다 생각하고

벌써 자기는 뭐 여자친구 생기면 어디어디 가기로 했다

나랑 거기는 언제 갈꺼냐, 나는 결혼하면 어쩔꺼다 나랑 결혼은 언제 할꺼냐,..

 

아... 싫었습니다. 집에 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나가자고 했더니 커피마시러 가자는 줄 알고 자기가 좋은 까페를 안다고 거기 가자는 겁니다.

저는 까페 싫어한다고 했더니 막무가내로 차를 태웁디다..

게다가 왜 차문은 또 열어주려 하는지..

저도 모르게 본 성격이 나와서 손을 탁 때렸습니다.

"저도 손 있거든요!"
아.. 그렇습니다. 저는 까칠했던 것입니다.

어쨌든 이 남자와 폐쇄된 공간에 가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저를 지배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까페에 가지 않겠다고 또 고집을 피우다가 집에 가겠다고 우겼습니다.

 

그런데 아까 CD산거 아니냐고 한번 들어봅시다 합디다...

같이 듣기 싫었지만 그냥 하나 틀었습니다.

집 앞에서 CD달라고 하니까 다음에 만나면 준다고 하더군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냥 CD 너 가지세요....'

차에서 내리려 했더니 "잠시만요!"
주섬주섬 마시마로가 그려진 분홍색 우산을 건네며 "장마오는데 비 맞고 다니지 마세요"

하면서 줍디다...

또 주는 건 납죽 받았습니다. (그래 CD 값이라 치자...)

그리고 집에 가서 난리를 피웠습니다.

"시러~ 시러~시러!!!!"

 

 

그대들은 어떤 황당남들이 있었나요...

우리 아픔을 공유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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