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꽃피고 새우는 소리가 들린단다..는 말을 서른도 한 참 안된 시절에 서른을 막 넘긴 선배언니에게 들은 이후 눈 앞에 핀 꽃 한송이를 볼 때마다, 그 말을 떠올리며 나이 들어가는 소리를 듣는다.
올 봄에는 유난히 꽃이 자꾸만 눈에 들어온다. 국립박물관 언덕에 피어 있는, 꽃분홍색 진달래도 그렇지만 다소곳한 목련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사무실 안에 콕 처박혀 벌써 봄인가 싶으면 여름이고 낙엽타령하다 TV에서 새하얀 눈 구경을 하면서 겨울을 맞이하던 생활이었다. 그래서 그런가.
도로 옆을 지나다, 아파트 단지를 걷다가, 햇살이 눈부신 날이든 우중충한 황사로 뒤덮인 날이든 … 쏟아지는 비 그림자 저편으로 자꾸만 새하얀 목련에 눈이 가서는 한참씩 걸음을 멈추고서 목련을 올려다 보곤 한다.
올 봄에는 목단이 자꾸만 이뿌다.는 말에 목단이라니..목련이겠지 구박하는 선배를 바라보며 그래네…라고 씩 웃을 수도 있고 목련은 지는 모습이 너무 추하다는 말에도 ..목련의 서늘한 아름다움이 덜해지지도 않는다. 그저 그런가 싶을 뿐이다.
해가 지고 없는 저녁 아파트단지 수퍼를 다녀오는 길, 엄마 꽃이 피고 있어요.라는 딸애의 말에 고개 들어 보니 어둠 속에서 정말 새하얀 목련 꽃이 소리 없이 피고 있었다. 꽃잎 한장 한장이 벌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여 둘이서 한참을 그냥 서 있었다.
지는 꽃이라서 오늘 내 앞에 피고 있는 꽃이 더 아름답다고 느끼는 나이가 된 것인가. 삶은 자꾸만 더 이상의 이유없이도 진지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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