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에 동기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참석했다.
수업시간에도 이렇게 몽땅 참석한 적은 없었다고, 누군가 우스개 소리를 했고
우리는 쓰게 웃었다.
사모님은 보이지 않았다.
기절에 기절을 거듭하고 응급실에 있다가 겨우 장례식장에 왔지만 , 도저히 일어나지 못해
누워있다고 했다.
상주는 귀밑 솜털이 보시시한 대학교 2학년 아들이었다.
저런 아들을 두고... 누군가 한탄하자, 중소기업 사장이 대부분인 동기들이 일제히 입을 모았다
오죽했으면!!!
현대차 파업이 끝나고 , 2차 밴더 회의가 끝나자 2차 업체에서 재하청을 주는 3차 업체를 불러
원가삭감 회의을 했고, 참석하고 돌아온 다음날, 송 사장은 사무실에서 목을 맸다.
혼자 호의호식하자고 한거 아니라고,, 미안하다고,, 외국인 근로자를 잘 챙겨주라고
그런 유서를 남기고, 그는 꿈을 키우던 사무실에서 목을 맸다고 한다.
안그래도 어려운 사업에 낙타의 마지막 한짐처럼, 현대차 파업이 그 역할을 했던 것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절망.
파업으로 인한 손실, 성과급 지금으로 인한 손실, 그게 원가 삭감으로 이어져,
애꿎은, 성실하고 착한 소규모 사장을 죽인 것이다.
노조,, 그들도 알고 있다. 자신들의 파업손실은 하청업체의 원가 삭감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대기업.. 그들도 알고 있다. 노조들이 원하는거 척척 들어주고 차 값 올리고 하청업체 원가 삭감하면
손해 절대로 없다는 것을.
대기업 노조ㅡ 그들이 원인이다
대기업 - 그들은 과정이다
중소기업 사장의 자살 - 그 둘의 합작품이다.
동기 중 한명이 말했다.
원가 삭감회의를 하고 돌아오면 정말 죽고 싶다고, 다 때려치우고 싶다고.
그런데,, 밑에 딸린 직원들, 그리고 그 가족들이 눈 앞에 맴맴 돈다고...
자기 마저 때려치우면, 그 사람들은 앉아서 굶어야 하는데.. 노가다나 뛰어야 하는데,
그 책임감이 자기를 미치게 한다고.
그래서 자기가 호의호식하려고 공장 돌리는게 아니라, 자기 밑에서 일하는 그 사람들 월급 주려고
일하고 있다고.. 그게 바로 중소기업 사장들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밴더 업체 회의를 할때면 대기업에서 <기탄없이 시정사항을 말하라고> 한단다.
그러나 기탄없이 말한 업체는 서서히 일감이 줄고 마침내 도태되고 만단다.
그러니 누가 앞장서 말하겠느냐고..
대기업 노조는 힘이 있어 회사를 좌지우지 하지만
중소 기업 사장은 노조보다 할말을 더 못하고 납작 엎드려 있어야 한다고...
하청업체는 대기업 생산직보다 더 할말 못하고 당하고 산다고 ,, 그렇게 말했다.
대기업 노조원 중 누군가 자살을 하면, 노조에서 들고 일어나 회사는 봉변을 당한다.
중소기업 사장이 그 불합리함에 절망을 하여 자살을 하자, 일 크게 벌리지 말라고,
금형 다 빼갈거라고 협박을 했단다. ( 2차 밴더 업체 중 하나겠지.. 어느 업체인지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유족들은 산 사람은 살아야 되지 않겠냐고,,
인터뷰도 거절하고 분노한 사람들을 다독거리기 바쁘다고 했다.
독하지 못해 ,너무 착해서 죽었다고.
차라리 사기치고 빼먹을 거 다 빼먹고 직원들이고 뭐시고 다 필요없이
돈 빼내서 도망이라도 가지 그랬냐고. 누군가 눈물을 글썽거리며 말했다.
독한놈이 살아남는 시대라고.. 그렇게 힘들면서 직원들 월급 한 번 밀리지 않고
자기 돈 다 꼴아박고, 은행돈이며 사채며 다 꼴아박고, 하나도 챙기지 못하고
병신같이 죽냐고.. 병신같이 착해서 죽었다고..
그렇게 한탄이 밤 아홉시를 넘겼는데,,, 그 시간에 기름때 절은 작업복을 입은 시커먼 사람들이
우르르 장례식장에 들어왔다.
삼호공업 직원들.. 그 시간까지 일하고 , 사장이 죽었는데, 그 시간까지 , 잔업까지 다하고
그제서야 조문을 온 것이다.
모든 부채의 책임을 자신이 지고 갈테니, 할수 있는데 까지 일하라는 송사장의 유서를,
그들은 스스로 잔업까지 하면서 ,,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외국인 근로자를 각별히 챙겨달라고 유서까지 쓴 송사장의 섬세함을 , 그들은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대기업 노조 ,, 그대들의 승리다
대기업,, 손해 안보니 승자도 패자도 아니다
송사장,,, 중소기업 사장,, 하청업체 사장,,, 그는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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