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2_퇴근

글쓴이 송인영님

등록일 2007-01-12 18:24

조회수 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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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이야기를 보기 전에~

-'짧은 이야기'는 앞 뒤 없이 어느 한 부분만 짧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느닷없는 이야기로 황당하답니다... 이 글의 목적(?)은 '이 글을 읽은 이가 그 앞과 뒤를 상상해 보도록 하는 것'이랍니다^^ 거창한가? 글을 읽고 여러분들의 생각을 답글로 적어주세요.

 구성이 허술한 글입니다^^ 즐거운 상상하세요(_ _)



#사무실...


 여기저기서 울리는 전화벨 소리, 전화 받는 직원들 전화통 붙잡고 괴로워하는 사람, 웃는 사람, 서류철 들고 왔다갔다 분주한 모습, 한 쪽 ‘미팅룸’에서는 ppt돌려가며 회의하는 소습들... 사무실은 정신없다.


 시끌벅적했던 사무실이 어느새 조용하다, 시계바늘은 벌써 6시 반을 가리키고 있다. 어느 책상 위에 가방하나 올라오고 이 책, 저 책 가방에 넣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나반. 덥수룩한 머리, 면도는 한 건지 만 건지 군데군데 삐져나온 수염... 두꺼운 검은 뿔테 안경... 그 모습이 그다.


나반 : (팀 동료들에게)주말 잘 보내세요. (자리를 떠난다.)


 손에 손, 커피 한 잔씩 들고 사무실로 들어오는 여직원들과 아만. 재밌는 이야기라도 있는지 웃으며 들어온다. 하얀 얼굴에 갈색 머리, 자신감 넘치는 그러나 수줍은 미소, 튀지 않으며 차분하고 명쾌한 사람, 그녀가 아만이다. 서로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나반, 급히 나가다 아만과 마주친다. 서로 길을 피해보지만 서로 같이 움직인다. 몇 번을 그러고 있다.


아만 : 저..

나반 : 예?

아만 :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키며)제가 이쪽으로...

나반 : 아, 예... (비켜 지나며)그럼, 먼저 들어갈게요... 주말 잘 보내세요.

아만 : 나, 오늘까지만 나오잖아요?

나반 : (멈칫한다.)

아만 : 나... 오늘까지만 이예요...

나반 : (뒤돌아본다.)

아만 : (웃으며)같이 일하면서 즐거웠는데, 아쉽다. 싸우기도 많이 싸웠지만. 나, 가니까 속이 시원하죠?(미소 보이며,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한다.)고마웠어요, 그 동안.

나반 : (내민 손을 빤히 쳐다본다. 한 참을 바라본다.)

아만 : (무안한 듯, 내민 손을 내린다. 멋쩍게 미소 보이며 서 있다 뒤돌아 간다.)

나반 : (뒤돌아 가는 아만에게.)잘 가요...

아만 : (멈칫하다, 뒤돌아본다.)

나반 : 같이 일하면서 즐거웠어요. 싸우기도 많이 싸웠지만... (머뭇거린다.)나... 나, 두고 가니까 속 시원하죠?(살짝 미소를 보인다.)

아만 : (미소 보이며 다시 다가 온다.)네, 속이 다 후련하네. 나중에 한 번 밥이나 같이 먹어요.

나반 : (뭔가 말하려는지, 입을 열듯 말듯 거린다.)

아만 :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궁금해 하며 바라본다.)

나반 : (그러다가 그냥)네, 그래요.

아만 : (그저 그런 대답에 실망했는지, 멋쩍게 웃으며.)네. 그럼 들어가세요.

나반 : 네...

 뒤돌아 자리로 돌아가는 아만,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나반. 바라보다 사무실을 나가는 나반. 자리로 돌아와 앉는 아만, 출구를 본다. 나가는 나반의 뒷모습이 보인다.


#복도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사무실 입구만 바라보는 나반. 엘리베이터는 점점 나반의 층으로 다가온다. 사무실 입구는 사람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는다. 엘리베이터 도착! 탈까말까 잠깐 고민하다 올라탄다. 그 때 인기척이 들리자 얼른 고개를 내민다. 딴 사람이다. 축 처져서 다시 들어간다. 한 구석에 기대어 슨다.

 문이 서서히 닫히는데, 갑자기 열리더니,


김과장 : (엘리베이터 밖에서 ‘열림’버튼을 누르고 급히 들어온다.)어이쿠 미안합니다. 지금 들어가? (들어온 후에도 ‘열림’버튼을 누른다.)

나반 : 네.

김과장 : (밖을 보며, 큰 소리로)빨리 와, 기다리잖아!

여직원(목소리만) : 잠깐만요!

김과장 : 뭐하는데? 빨리 와!

여직원(목소리만) :과장님, 잠간 와보세요!

김과장 : 아, 또 뭐야... (나반을 보며)아, 미안해. 그럼 가.(내린다. 사무실로 돌아간다.)


 김과장이 내리자마자 ‘닫힘’버튼을 누르는 나반.


여직원(목소리만) : 됐어요, 과장님.

김과장(목소리만) : 아, 뭐야. 빨리 와. 그럼.


 피씩 웃는 나반. 문이 닫힌다.


김과장(목소리만) : 아만씨 빨리 와.

나반 : (깜짝 놀란다. 얼른 ‘열림’버튼 누르지만 문은 닫혔다.)아, 씨... (신경질적으로 계속 버튼을 누른다.)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덜컹하며 멈춰버린다.


나반 : 어? 뭐야? (밖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문에 귀를 댄다.)

김과장(목소리만) : 옆에 거 왔다. 빨리 타자.


 들리는 발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리는 나반. 옆 엘리베이터 문 닫히는 소리, 내려가는 소리 들린다. 그 소리 따라 움직이는 나반. 멍하게 한 참을 바라본다. 눈에 눈물이 맺혔다. 힘없이 ‘호출’버튼을 누른다.


나반 : (금방이라도 눈물이 솟아질 것 같다.)아저씨, 엘리베이터 또 멈췄어요...

경비(목소리만) : 그래? 또 멈췄어?

나반 : (울먹거린다.)무슨 엘리베이터가... 툭하면 멈춰.

경비(목소리만) : 이런... 조금만 기다려 봐.

나반 : 얼마나요?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데... 왜, 맨 날 기다려야 하는데요. 왜, 맨 날 나만 기다려야 하는데.

경비(목소리만) : 기다려봐, 열쇠 좀 찾아보구. 기다리면 열어줄게.

나반 : 기다리면 열어줘요? 기다리면? 아주 갔는데 뭘 열어줘요! 이제 안 올텐데.

경비(목소리만) : 안 가긴 왜 안가, 열쇠 찾으면 금방 가서 열어줄게.

나반 : 그놈의 열쇠는 왜 아저씨만 가지고 있어요! 왜 나는 없어! 나도 있으면 열 수 있잖아요. 안 열리면 언제라도 열 수 있잖아요. (눈물이 흐른다.)이렇게 안 열리면, 보고 싶어도 못보고, 말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잖아요... 그렇잖아요...

경비(목소리만) : 그렇게 보고 싶으면 문 연 다음에 나가서 보고, 말하고 싶으면 말하면 되잖여.

나반 : 나만 열면 뭐해요... 나만 열면... 이미 떠났는데...

경비(목소리만) : 아, 그러면 떠나기 전에 말하지 그랬어.

나반 : 내가 뭔데 말해요, 내가 뭔데... 내가 애인도 아니고 남편도 아니고 내가 회사 사장도 아닌데... 어떻게 말해요... 가지말라고... 어떻게 말해...

경비(목소리만) : (퉁명스럽게)사랑하잖여.

나반 : (흐르는 눈물을 닦는다.)예?

경비(목소리만) :아, 사랑하잖여! 사랑하니까, 보구싶고, 사랑하니까 말하고 싶은 거 야녀. 이 에레베타 문만 열면 뭐하나, 자네 마음도 열고, 그, 그 주둥이도 열어야지. 그렇게 가둬 놓고 이제 와서 가둬 놨다고 누굴 탓하누. 가둬 놓은 사람 아무도 없어. 자네 스스로 가둬둔 거지. 찾았다. 말시키니까 늦게 찾았잖여. 내 금방 올라가서 열어줄게.


나반 : (바닥에 천천히 앉는다. 생각에 빠진 나반. 가슴에 손을 올려 본다. 사방이 막힌 엘리베이터 한 가운데 앉아 있는 나반.)


 밖에서 발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곧 문이 열린다.


나반 : (자리에서 일어나며.)금방 온다면서요.

아만 : 네?

나반 : (깜짝 놀라, 고개 들어 본다. 아만이 엘리베이터 문 앞에 서 있다.)

아만 : 여기서 뭐해요?

나반 : (바라보다가)간 거 아니에요?

아만 : 아, 뭘 두고 가서요. (나반이 문 앞을 가리고 있어서 들어가지 못해 머뭇거리고 있다.) 나오려는 거 아니었어요?

나반 : 예? 아! 아, 아니오.

 문이 닫히려고 한다. 서로 놀란다. ‘열림’버튼을 찾는 나반, 당황해서 허둥거리고 문은 거의 닫혀간다. 문이 열린다. 아만의 얼굴이 보인다.


아만 : 내가 눌렀어요. 내가, 열었어요. (미소를 보인다.)

나반 : (같이 웃는다.)

아만 : 들어가도 되요?

나반 : 아! 네. (자리를 비킨다.)들어와요.


 들어와 나반의 옆에 서는 아만. 아만을 보고 웃고 있는 나반. 서로 마주보고 웃고 있다. 문이 닫히는 엘리베이터. 잠시 뒤 경비가 온다.


경비 : 어라? 되나보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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