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대로를 한창 누비고 있는데 찌르르르 휴대폰이 울렸다.
'어'?
'시어머님이 무슨 일이실까'?...
'저녁에 나간다고 했는데 왜이실까'?...
이런저런 생각하며 부지런히 일을 마치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오니 내 시어머님은 벌써 와 계셨다.
그 때 집엔 아무도 없을 시간.
"어머니, 웬일이세요? 무슨 일 있으세요?"
가방을 내려놓고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손을 씻으며 여쭈었다.
"아니, 누가 들어오기 전에 너 혼자만 보려고 왔다."... 하신다.
차 두 잔 준비하고 과일 깍아 마주하고 앉으니
아직 거친 숨이 가라앉지도 않으셨건만
주섬주섬 손가방을 뒤적이시더니
신문지더미를 내미신다.
"이거.. 너하고 나하고 단 둘만의 비밀이다. 아무도 몰라야 한다. 알었냐?"... 하신다.
"이게 뭐에요 어머니?"
생김새로 보아 돈뭉치임이 분명하여 여쭙기도 떨려왔다.
"이거.. 그동안 조금씩 모아온거다. 이번 큰 일에 쓰거라"... 하신다.
내 시어머님은 연세가 85세 이시다.
그리고 장애인 시동생과 함께 사신다.
정확히 13년 7개월 동안 나는 시댁의 생활비를 드려왔었다.
받아서 쓰시는 그 걸 아껴 쓰시고 쪼개 쓰시어 조금씩 모아오신거였다.
갑자기 가슴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것이 울컥 목구멍까지 솟아올랐다.
꾸울꺽 소리가 나도록 그 뜨거움을 삼키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루루 흐른다.
내 시어머니는 나의 등을 토닥거리시고...
"내가 너 땜에 살지 않니?... 네가 고마워... 네가 늘 고마웠어..."
시어머님의 이 말씀은
간혹가다 잠시잠깐 힘들어질 때 암담해하던 내 자신을 생각하니
나를 더 서럽게 울게 했다.
"어머니, 잘 쓸께요."
그 어떤 돈보다 큰 '깊음'으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내 눈에선 눈물이 흐르고 있다.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고맙다. 하나같이 고맙다.
어제 저녁이 되기전에 있었던 일들이 너무도 가슴깊이 새겨져
그 감동을 그대로 삭힐 수 없어 글로 옮겨봅니다.
앞으로도 지금까지처럼
변함없이, 마음에 걸림이 없이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글을 마무리 합니다.
울 님들,
오늘밤도 좋은 시간 되셨기를요!
그리고 좋은 꿈 꾸시어요!...
/김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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