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파티!

글쓴이 빗자루

등록일 2006-07-31 09:33

조회수 2,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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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파티가 있다고 해서 지인을 따라가 봤다.
워커힐 호텔에서 파티를 하는데 입장권이 있다고 해서 따라갔다.
말 그대로 파티..선남선녀들이 모여 술도 마시고 춤도 추고 하는 파티라고 했다.
그리고 나는 거기서 다른 세계를 만났다.
현장 구매권이 55,000원이나 하는데도 모두들 그 파티에 가기 위해서 길게 늘어선 줄들..
정말 선남선녀들이 바글바글했다.
오호, 나도 이런 데서 한 번 진지한 만남을 가져 봐? 생각하는 사이 입장이 시작됐는데..
첫 입장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다.
입구를 막고는 불우이웃 성금을 내라는 것이다.
한 마디로, 역겨웠다.
아니,이렇게 술 먹고 상대방 꼬셔서 작업하는 파티에서 웬 불우이웃 돕기 성금?
정말 그 돈이 불우이웃 돕기 성금으로 갈지도 의문일 뿐더러, 이런 자리에서 그런 걸 한다는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가증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불우이웃을 돕고 싶으면 당장 파티복을 벗어던지고 수해복구 현장에 가서 삽질이나 더 할 것이지..
게다가 들어가서 본 광경은 더 가관이었다.
한 군데서는 댄스한다고 쿵짝쿵짝..바로 벽 뒤에서는 고상한 척 바이올린을 켜는 사람과 그것을 우아하게 구경하는 사람들..
그러나 그것보다 더 화가 났던 것은 먹을 것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내가 먹을 것 없나 싶어 음식 뚜껑을 열어봤는데 소리가 쨍, 하고 났다.
그러자 나를 바라보던 어떤 여자의 경멸 어린 눈빛이란..
아니..비싼 돈 내고 와서 먹을 것 있나 없나 살펴본 게 그렇게 경멸스런 짓인가?
니들은 그렇게 고상해서 나 오기 전에 여기 있는 음식들 다 축낸 거냐!
라고 소리를 치고 싶었지만, 담배만 뻐끔뻐끔 피워댔다.
그러나 주방장이 와서 고기를 썰어대자 모두들 벌떼같이 몰려들어서는 내 발을 밟고, 가관이 아니었다.
워커힐 호텔..난 그 호텔이 뭔지 모른다.
여기저기서 '나 이런 데 와 봤다!'를 자랑이라도 하는 듯이,
소위 말하는 얼짱 포즈로 사진을 찍어대는 여자들을 보면서..
아..나는 정말 이런 곳에 어울리지 않는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아니 호텔이 뭐라고..호텔 벽을 왜 찍어~!
호텔에 와 있으면 니들이 호텔급이 되는 거냐~!
배도 고플 뿐더러, 더 이상 거기 있다가는 아무에게나 시비를 걸게 될 것 같았다.
유학파 출신에 난다긴다 하는 상류층들이 모여 있다는 어느 호텔 파티..
그 단면은 씁쓸했다.
나와서 감자탕에 소주를 마셨다. 떠나오기 전에는 그들이 한심하고 경멸스러웠지만, 막상 소주를 먹고 있으니 그들이 부러웠다.
감정 없이 조건만으로도 사랑을 할 수 있는 그런 세계 말이다.
그럼 마음도 덜 아프고 손해 보는 일도 없을 텐데..
차마 호텔에서 OOO파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없었던 나의 오만함도 생각해 본다.
나는 왜 이렇게 생각이 많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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