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살아도 별불편함을 못느끼고 살지만 꼭 이렇게 공연관람을 하러 갈 때는 멀리사는 것이 너무 안타깝더군요.
오늘도 일찌감치 공연 2시간 전에 집에서 출발했지요.
버스에서 내려 횡단보도를 건너며 이리저리 헤매는데 물어볼 것도 없이 제 앞으로 아이들과 엄마들 한무리가 지나가더군요.
그냥 쫓아가니 역쉬~ 예상대로 마술피리 공연장(브로딘 아트센터)이 바로 나오더군요.
집이 먼 것도 있지만 공연시간보다 30분이전에는 가 있어야 이것저것 느긋하게 구경도 하고
바닥에 신기한 스크린같은 것이 있어서 게임을 할 수 있게 해놓은 것이 전부였지요.
그동안 유아들을 위한 공연들만 다녀서 그런가?
게다가 무대가 맨 앞 객석과 맞닿아 있어서(마당놀이처럼) 현실감있게 느낄 수 있었어요.
더군다나 저희 좌석이 맨 앞좌석이라 바로 앞에서 배우들과 호흡을 같이하고 살이 맞닿을 정도의 거리에서 오페라를 관람했으니 "오페라"라는 장르를 처음 접한 아이도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쉽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단지 자리가 측면이라 무대옆면에서 준비중인 배우나 스탭진들의 모습이 비춰서 약간 어수선하긴 했어요. 바로 옆으로 무대장치를 치우는 모습이 캄캄한 와중에 보이고 심지어 장치를 옮기던 배우가 무대장치에 다리를 부딪혀 고통스러워하는 소리까지...ㅋㅋ
첫 마술(큰 구렁이가 철장 안에서 관객으로 변하는 마술)은 바로 앞인데도 어떻게 했는지 도저히 모르겠더라구요.
두번째 마술(파파게노가 말을 못하게 시녀들이 마술을 거는 장면)에서 파파게노의 입에서 알록달록한 천이 나오는 건 파파게노가 슬쩍 천을 입에 집어넣는 모습이 포착됐지요.^^
오히려 감칠맛나게 연기하던 파파게노가 더 돋보였어요. 얼굴도 낯설지 않고(어디서 뵌 듯한...) 재치있는 입담과 연기로 공연내내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었지요.
파미나 공주역을 맡은 배우는 정말 예뻐서 안그래도 공주이야기라면 혹하는 여자아이들의 호응이 대단했어요. 관람후, 사진촬영때도 서로 공주 옆에 앉겠다고 했다는...^^
그리고 시녀와 파파게나 역을 맡은 배우분도 연기가 뛰어나셨어요. 할머니 분장과 목소리, 걸음걸이까지 완벽했지요.TV에서 뵌 듯한 흑인역 맡으신 배우분, 자라스트로의 행동대장 (교황복장을 하신 분)까지...자라스트로의 행동대장이신 분은 사실, 자라스트로의 목소리까지 연기하시더군요.
그리고 즉석 캐스팅된 천사아이... 연기는 서툴러도 고 나이에 맞게 어찌나 앙증맞게 얘기하던지...
저절로 입가에 미소짓게 만들더군요
밤의 여왕의 아리아 <지옥의 복수심 내 마음 속에 불타 오르고(Der Holle Rache kockt in meinem Herzen)> 는 정말 높은 옥타브의 노래라서 듣고 있으니 소름이 쫙 끼치더군요.
단지 TV에서 봤을 때 조수미씨는 '밤의 여왕의 아리아'를 전혀 어렵지 않은 것처럼 자연스럽게,거침없는 기교로 불렀는데 이번 극에서 여왕역을 맡으신 분은 약간 힘겨워하는 모습이 비치더군요.
하지만 복수에 불타는 잔인한 밤의 여왕이 아니라 그 잔인함과 동시에 딸을 유괴당한 어머니의 슬픔을 너무나 잘 표현했어요.
물론 너무나 많은 아이들이 한꺼번에 앉아서 그냥 단체사진이 되고 말았지만요... 암튼 사진 찍을 돈이 굳어 팜플렛을 사니 왠지 횡재한 느낌이 들더군요.
새로운 경험에 아이도 들뜨고 저도 이제 아이와 함께 더 많은 문화체험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에 뿌듯한 하루였어요.






> 


최신
이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