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친정엄마가 울면서 전화를 했다.
' 그새퀴 그거 전화왔더나'
* 엄마가 그 새퀴라고 칭하는 인물은 지구상에 딱 하나 밖에 없다.
돈 칠천원이 없어서 낙태를 못했다던 그넘, 옴마의 막내아들이다.
백수시절 옴마가 같이 죽자고 벽제 끌고갔다가 떵마렵다고 읍소를 하여
살아난 후, 현재 사업이 잘되어 떵떵거리며 살고 있다.
'왜 또~~~~~'
안 봐도 비됴고 안 들어도 오디오다
또 싸운거지 뭐.
<1라운드: 옴마의 증언>
허리가 하도 아파서 일도 못하고 엉금엉금 기어다니는데
까꿍하고 옴마가게에 들어온 '그새퀴'한테 아프다고 그랬더니 누가 아프라고 했냐고
소리소리 지르고 나갔다.. 내가 그새퀴를 왜 낳았는지 모르겠다. 이제 먹구 살만하니까
에미를 우습게 본다. 등등등....
놈의 백수시절 얘기까지 꺼내면서 울고불고 ' 나죽어도 그 놈한테 연락하지 마라' 며
일해야하는데, 끝도없이 넘의 욕을 욕을 했다.
한 두번이라야 말이지...-.-;;
'알았어 내가 그새퀴한테 전화해서 알아듣게 얘기할께'
겨우 엄마를 달래놓고 넘에게 전화했다.
녀석에게 늙고 아프면 원래 짜증이 나기 마련인데 자식의 입장에서 그냥 들어주면 어때서
그렇게 엄마 심기를 건드렸느냐고 , 저녁에 집에가서 엄마를 위로해드리라고 다음과 같이 권유하였다.
'이 샹느마, 옴마가 아프다고 하면 그냥 들어주면 되지 지롤을 떨고 지롤이냐
저녁에 집에가서 옴마한테 죄송하다고 사과하지 않으면 이번 휴가에 올라가서
니너메 다리몽댕이를 꺾어버리겠다. 누나 성질 알쥐? '
<2라운드 그넘의 증언>
늙은 옴마가 그나이까지 식당을 하면서 고생하는게 자식입장에서 항상 가슴이 아픈데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다고하면서도 가게에 나와있는게 화가났다.
병원에 가든지 집에서 누워 좀 쉬지않고 궁상을 떠는것 같아 엄마한테도 화가났지만,
사실은 아픈 엄마가 일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든 우리 자식들한테 더 화가난 것이다.
누나의 지롤도 있지만 괜히 엄마한테 화냈다 싶어서 저녁에 형네 집에 가서 엄마를 기다렸다.
옴마가 퇴근해서 들어오자 넘은 분위기 쇄신을 위해 슬쩍 농담을 했다
' 아깐 다 죽어가더니 아직 안죽었네?'
넘은 나름대로 재롱을 떤다고 한 말인데, 아직 화가 안 풀린 엄마 입장에선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되었다.
엄마가 부르르 화를 내자 넘은 또 농담으로 넘기려고 했다.
'엄마 , 나랑 제주도 가자, 안되것어. '
(옴마 제주도 가자는 말은 즉, 가서 버리고 오겠다 라는 녀석의 애정어린 농담이고
일전에 올렸던 글을 보신 분은 알것이다 . 이때 덩달아 조카가 디지게 맞았다는.. -.-)
그러나 농담에도 때와 장소와 분위기가 있다는 사실..
제주도까지 가서 끌어묻을 것 없이 아예 여기서 묻고 가거라 하고 난리가 난 옴마...
우리 옴마는 자식들한테 유전자만 물려준게 아니었다
오리지날 B형의 다혈질도 물려주었던 것이고... 녀석이나 옴마나 똑같이 불같은 성격이다..
결국 농담을 농담으로 몰라준 옴마한테 화가난 막내기질의 녀석과
막내라고 애지중지 치마폭에서 키웠더니 싸가지가 없어졌다고 더 배신감을 느낀 옴마가
다시 붙었다...
드디어 옴마가 최후의 폭탄을 날렸다
'너 이새퀴 다시는 우리 동네에 발걸음도 하지마라'
녀석도 맞폭탄을 날렸다
'옴마도 우리 동네 오지마!'
그리고 녀석은 씩씩거리며 돌아갔다고 한다.
(녀석과 옴마는 같은 동네에 산다 -.-)
< 3라운드>
오늘 퇴근길에 옴마가 걱정되어 전화를 했다.
괜찮냐는 내 말에 많이 나았다고 하는 옴마 목소리에 탄력이 있었다.
' 요새 그 새퀴가 점심때 나와서 배달해준다 (잠시 달그락 소리) 어떤 넘 하나 왔네
야, 전화받아라!'
동생넘이 전화를 받았다.
점심때 배달 도와준다는 넘이 저녁때도 들렀나보다.
다신 안 간다매? 하는 내 놀리는 말에 언제 올거냐? 하고 말을 돌린다.
휴가때 갈거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고 한참을 웃었다.
우리 옴마랑 내 동생의 싸움은 늘 그렇게 시작해서 늘 그렇게 끝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