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은 두 달에 한 번 있는 고등학교 동창 모임이었다.
고등학교 졸업한 이후로 가끔 한 번씩 만나다가 30이 넘으니 우리도 제대로 된 모임을 가져볼까 하고 3년을 말한 후에 겨우 결성(?)되었다.
그렇다고 거창하게 무엇을 하는 것은 아니고 주로 밥먹고 수다떨고 하지만 어쩌다 영화도 보러가고 전시회(너무 비싸더라)도 보러가고 아이 쇼핑도 가고 3년에 한 번(1병이면 우리 모두의 주량이 해결된다) 정도 술도 하러 간다.
이번에는 영화를 보러가기로 의기투합해서 요즘 절찬리에 상영중인 "포세이돈"을 보러갔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리메이크 영화로 '포세이돈'이란 이름의 엄청 큰 배가 어디서 나타났는지 알 수 없는 해일에 전복되어 그 안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이 죽고 6명만 살아남는다는 내용인데...
예전에 보았던 "아마겟돈"이란 영화도 그랬지만 아버지들은 딸들이 데리고 온 사윗감을 대신해서 꼭 죽는다던지 첨에는 죽으려고 했던 사람이 아둥바둥해서 끝까지 살아남는다는 설정은 우습기까지 했지만. 전복으로 인한 화재와 물이 들어차서 죽는 사람들에 대한 묘사가 너무도 생생해서 소름이 돋았다.
같이 본 친구들도 얼마나 놀랐던지 나중에 끝나고 나니 얼굴이 허옇다.
'당장 수영을 배워야겠다'는 둥, '그것보다는 잠수를 배워야겠다'는 둥, '사윗감하고는 절대로 여행을 가지 말자'는 둥...
내 친구들이지만 생각 참 독특하다.
하기사 나도 같은 생각이었으니...
끼리끼리 사귄다는 말 실감난다.
근데 영화는 진짜 무서웠다.
지금 생각해도 무섭다.
내 기준으로는 그렇다.
다음부터는 이런 영화 안 보기로 했다.
다른 좋은 영화도 많은데, 가슴 조이며 보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아이~~ 무서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