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체인이 나갔다. 며칠 동안 그냥 놔뒀다.
술 먹고 집에 가는 길에 끼워봤다. 안 끼워진다. 또 그냥 놔뒀다.
그리고 어제 다시 도전했다.
사실 오빠에게 전화해서 끼워달라고 하고도 싶었다.
하지만 기계치인 나도 그런 타이틀에서 벗어나 보고 싶었다.
누가 자전거 체인 끼우기가 쉽다고 했는가..
손은 다 까지고 온몸엔 검댕이 묻고..
내가 초등학생일 때 나는 이런 걸 잘 했었는데..
여자로 살아오는 시간만큼 나는 퇴화되어버린 것일까..
과연 여성스럽다는 것은 뭘까?
바퀴벌레를 보면 비명을 지르고 전구가 나가면 남자가 해결해 줄 때까지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공포영화를 보다 남자 품에 안기고..드라마를 보면서 우는 것들..뭐 그런 거?
초등학생 그 어린 나이에는 잘만 하던 일들이 지금..하이힐을 신은 나는 안 되는 것이다.
이 모순을 깨닫고 모든 걸 직접 하게 되면 그건 곧..사회에서 정의하는 아줌마가 되는 것일까?
나는 결국 체인을 끼웠다. 그리고 아줌마 같은 미스가 되기로 다짐했다.
결혼할 남자를 고를 때 이런 점들을 고려하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연봉은 적어도 3000 이상 되어야 하고, SKY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4년제는 졸업해야 하고, 지금 하는 일에 비전이 있어야 하며, 모아놓은 돈이 얼마 이상은 되어야 하고, 집 살 정도의 능력은 되어야 하고..
하지만..그게 나에게 무슨 상관인가?
어차피 그 타이틀은 그 남자의 것일 뿐..
그런 남자와 결혼한다고 해서 내가 그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왜 그런 남자를 바라는가? 내가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걸 잊고서..
그렇다. 나는 모든 걸 할 수 있다.
이 남자가 떠나도 혼자서도 모든 걸 할 수 있는 여자가 되겠다.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서면 사랑 또한 오래 머무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