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언니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해 함께 등산을 가기로 했다. 거절하고 싶었던 이유는 내가 등산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등산 무진장 좋아한다) 이 언니의 등산가능성 여부때문이었다. 평소에 지하철 계단만 올라와도 하루종일 앓는 소리를 하는 이 언니가 등산을 가자고 하니 심히 우려가 되었다. 중간에 내가 업고 가거나 아니면 중간 하산을 해야할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쉬운 인왕산을 가자고 제안했다. 역시나 인왕산 계단을 올라가면서 죽을려고 했다. 마치 4살짜리 애기 데리고 올라가듯이 달래고, 힘 주고, 기다리고 해서 정상에 올랐다. 사실 걷는 시간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더 많았다. 이건 도대체가 운동이 될 수가 없다. 다른 사람들을 그렇게 기다리게 했으면 엄청 미안했을 것 같은데 오히려 자기는 최선을 다 해서 올라왔다고, 나쁘지 않았지 않냐고 한 수 더 떴다. 정말 짜증났다. 산을 오르는 속도가 느릴 수 있다. 단순히 느려서 화가 난 게 아니다. 그 사람의 태도다. 자기가 느린 것은 당연하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자기를 기다려줘야 하고. 적반하장격으로 자기는 최선을 다 했으니 너희들도 고마워해야 할 것이다는 식의 태도. 정말 화가 난다. 최소한 다른 사람들과 맞출려고 조금이라도 노력을 했으면 이렇게 화가 나지는 않았을것이다. 자기는 원래 잘 못하니까 다른 사람이 맞춰야된다고 생각하고 사나보다. 함께 산을 오르는데도 서로의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나도 참아주고, 기다려 줘야 하듯이, 언니도 뭔가 노력을 보여줘야하는 거 아니냐고..좋은 사람 소리 듣기 참 힘들다.
매달 한번씩 산을 오르자고 하는데 어떻게 빠져나와야할 지 모르겠다. 어떻게 서로 기분상하지 않게 해결할까 고민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