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분과 저녁 식사 약속을 하고 만났다
원래는 오후에 차를 한 잔 마시면서 상담을 하려고 했는데
내가 우짜고 저짜고 하다보니 늦어버려 저녁을 함께 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 이 분.. 친구와 약속이 있다는 것이다
" 에고 그럼 저를 다음에 만나지 그러셨어요" 했더니, 아니,, 뭐,, 더듬거리는데 순간적으로 삘이 딱 왔다
" 여자 친구구나!"
사실 그 분과 약간은 친한 척 하는 사이라 조심성 없이 확 내뱉고 나서야
아차 싶었다
"어, 남자한테는 말이지 가끔 여자친구가 필요한 법이야"
그 분의 사모님 얼굴이 떠올랐다.
- 그렇게 말하면 사모님한테도 남자친구가 필요한 법이쥐.. 쓰..-
그러나,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고 살아온 누뻥이..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태연스럽게 그렇군요 하고 말았다
누뻥이가 너무 태연했던가, 그분이 그 여자친구와 합석을 해도 되냐고 물었다
" 저야 괜찮지만 여자 친구가 어떨지..."
" 괜찮아 "
-쓰..자랑하고 싶냐? 사모님, 어흐흐흐흑....-
38살의 나이에 미니스커트를 입고 망토를 휘날리며 나타난 여자친구..
날 보더니 눈꼬리가 매섭게 올라갔다
그 분이 장내 정돈을 했다
"우짜고 저짜고 해서 아는 여사장인데, 이번에 우리 회사에서 필요한게 있어서.우짜고 저짜고.."
" 어머머 괜히 왔나보네,,, "
- 몸 꼬는 것도 범상치 않군..쯧.-
" 아닙니다, 제가 눈치없이 실례하고 있나봐요 호호호홋"
-어우~~ 싸모님~~~ 우짜면 좋겠습니까, 어우~~ -
여자친구는 유부녀라 했다
그 분도 당근 유부남이다
술이 몇 순배 돌고나자 여자친구가 내게 일장 훈계를 늘어놓았다
" 자식이 있는데 이혼하는 것은 죄예요. 낳아놨으면 책임을 져야지요
우리 인생은 자식을 위해서 희생해야하는 거예요. 그게 부모 아니겠어요?
저, 이사람 사랑해요. 그러나 남편하고 이혼할 생각은 추호도 없고
이 사람을 구속하고 싶은 생각도 없어요. 이혼하면 자식이 불행해지잖아요
그건 부모의 도리가 아니죠"
- 쓰벌.. 그럼 에미가 바람피고 다니는 건 도리냐? 바람난 엄마 밑에서 크는 애들이 더 불쌍하다 쓰..-
그래도 우리 누뻥이, 인간성 좋게 그 말 다듣고 앉아 있었다
누뻥이가 잠잠하게 들어주고 있으니 여자친구분께서 아주 기가 났다
"난 우리 남편한테 불만 없어요.우리 남편도 사랑하고 이사람도 사랑해요
사랑에는 색깔이 달라요. 사랑한다면서 구속하면 안되죠"
- 그럼 남편한테 다 터놓고 만나지 그러냐? 속이긴 왜 속여? -
그러나 누뻥이. 술잔 드는 속도만 빨라졌을 뿐, 대꾸도 하지 않았다
대충 분장을 마치고 일을 보러 가는데, 왠 모르는 번호로부터 전화가 왔다
"거기 어딥니까?" 점잖은 목소리의 남자였다
나한테 전화 해놓고 어디냐니? "그러는 댁은 어디신대요?"
얘기를 주고받다보니 내가 어제 그 남자의 핸드폰으로 전화해서 빨랑 오라고 쥐룰을 떨었단다
내가? 내가 왜 모르는 남자한테 오라구해?
그리고 아는 사람 전화번호에서 한자리 정도 틀리게 걸었다면 잘못 걸었다고나 하지 생판 모르는 번호로 내가 전화를?????
그 점잖은 목소리의 남자가 자기는 모 병원 원무과에 근무하는데 혹시 자기가 예전에 알았던 사람이 아니냐고 캐물었다.
나야 모르지~!!
일단 내가 잘못 걸었다니 죄송하다고 하자, 그 점잖은 목소리의 남자가
이것도 인연인데 전화번호를 알았으니 나중에라도 전화 한 번 드리겠다고 말하고는 끊었다
- 머야~~ 니가 왜 전화를 하실건대요???? -
내 핸폰을 보니 밤 11시 30분에 그 번호로 전화를 걸었던 내역이 있었다
헉??????
다시 생각을 정리하자니.. 그 여자친구가 내 핸드폰을 빌려갔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오머나????????
그 여자 친구분,, 간호사랬는데??? 남편은 사업한다고 했는데?????
원무과? 간호사?
오~ 이것이 그 말로만 듣던 전설의 세다리 전법이란 말인가?
그러니까 점잖은 목소리의 남자는 모르는 핸드폰 번호에 술취한 목소리라서
여자친구의 목소리를 못 알아들었고,, 아마 집에서 전화를 받았기에
마나님 눈치가 보여서 속만 끓이다가 아침에 발신번호로 전화를 한 것이로군!!
존경스럽다!!!!
있는 것들이 더 한다는 소리는 내 진즉 듣고는 있었으나,
한 넘도 없는 누뻥이 복장을 터치는 현장을 앉아서 생중계로 보고 있었구나!
사랑해서 목숨걸어서 죽어도 잊을 수 없어서, 그 사람이 없으면 안되겠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 만나는 이중플레이도 용서 못하는 법이거늘..
세다리? 오우~~~~
제품 샘플 때문에 그 분을 다시 만났다
확 불어버릴까부다. 하지만 내가 그들의 인생에 뭐하러 끼어들것인가?
" 여자친구 만난지 얼마나 되셨어요?"
" 칠개월 됐다. 누뻥씨도 그러지 말고 애인맹글어서 인생 즐기고 살아라"
" 푸하하 남자들이 저만 보면 도망가요. 제 사주에 남자가 없나벼요"
" 내가 애인하면 안될까? "
-어절씨구리?~~~~~~
"농담도 심하셔~"
영업상 갈고 닦은 인내력만 아니었음 닌 내 손에 주것쓰~!
유부남인 그 분은 여자친구가 있으면서도 기회만 되면 딴 여자한테 집적거린다
유부녀인 여자친구는 남편외의 애인이 있으면서도 다른 남자에게 델러 오라고 전화를 할 정도의 모종의 썸씽이 있다
푸하하~~~~~~~~~~~~~~~ 어우, 쓰...
아쒸.. 유부남 유부녀가 사랑을 할 수 있다고 치자고.
사람 맘이란게 지 맘대로 못하는 특이한 존재니까
그거 까지는 어케어케 억지로 이해한다고 치자고.
그런데 세다리는 좀 심한거 아니냐고~~~~~~~!!!!!
어우... 더 웃기는 건, 이름도 몰라요 성도몰라, 잘못걸렸다고 생각한
전화상대방 ( = 누뻥이) 에게 가끔 전화하겠다는 그 여자친구의 또다른 애인은 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