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난 큰 딸내미가 수선을 떨면서 제게 달려옵니다.
쓰잘데기 없는 일로다, 밤을 꼴딱샌 엄마는 헤롱거리면서 있는데
큰일이라도 난듯 달려온 큰 딸은 제게 팔을 끌면서 말합니다.
"엄마! 내눈.. 내눈이 없어졌어~!!??"
창밖을 보니, 어제 그렇게 펑펑 쏟아졌던 눈들이 흔적도 없이 다 없어졌습니다.
"응.. 눈이 햇빛에 다 녹았나보다.."
대수롭지 않게 말했던 저는 아차 싶었습니다.
사실, 어제 저녁쯤에 눈이 올때 아이들이 눈구경하러 나가자는걸,
집보러 온다는 전화에 집안을 대충 정리중이어서 눈이 많이 쌓이면 내일 구경가자고 했었거든요.
기대에 찬 아이들이, 그럼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하자고 했었는데..
얼마 가지 않아서 그친 눈발에, 아마 다 녹아버린듯 합니다.
'이걸.. 어쩐담.. 뭐라고 둘러대징..ㅡㅡ;;'
잠시 고민하다가 저는 거의 엽기적인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어!! 저기봐라 경진아!!?? 눈요정이 눈주머니에 눈 다 담고 도망가네??"
"어디어디??"
"아.. 벌써 가버렸다.. 저기좀 봐바.. 하늘에, 길~~게 눈가루가 남았지??"
사실 그건 비행기가 지나가면서 남긴 긴 구름조각들입니다.
"에이.. 왜 벌써 담아서 갔는데..??"
실망한 눈초리로 하늘을 바라보는 아이들..
아.. 나중에 크면 우리 아이들이.. 오늘의 사건을 뭐라 기억할까요..ㅡㅡ;;
아마도.. 엽기 엄마라고 할련지도~~~~~~~~ㅜㅜ;;
올 겨울이 가기전에 정말 눈이 펑펑 올때 데리고 나가던지..
없는 형편을 쪼개고 또 쪼개서라도 스키장을 데려가얄지..
고민아닌 고민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