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마다 애들 학교 앞에 장이 선다
며칠전에 김치가 떨어져 김치나 좀 사갈까하고 걷는데
커다란 배추 세포기에 2,000원 이라는 팻말이 써있었다
김치 4/1포기에 3-4,000원씩 주고 사 먹던 나는
갑자기 김치찌개 맛이 혀끝을 싸악 돌면서 김치를 담아 먹어야 겠다는
강렬한 열망에 사로잡혔다
(사먹는 김치는 양도 작지만 아까워서 찌개거리로 사용하지 못한다)
집으로 오는 길에 '나의 영원한 부뚜막' 체리맘에게 전화걸었다
'마담, 나 김치 담글라구 하는데 어떻게 해?'
소금은 얼마나 뿌려? 저리는 시간은 어떻게 돼? 고춧가루는 얼만큼 넣어?
정신없이 묻는 내게 체리맘이 말했다
'인간아, 도대체 할 줄 아는게 뭐있냐?'
어우 씨.. 김치 담그는 거 말구 다 할줄 안다 쒸...
마흔이 코 앞인 여자가 김치 한 번 안 담궈 봤다면 욕먹어 싸지만
신혼 초에 요리책을 앞에놓고 하루종일 고군분투 담근 김치를
'울엄마 김치가 젤 맛있어'라며 맛도 안보는 어떤 인간의 말 한마디에 삐져가지고 그 다음부터 '빈대근성'에 의거해 친정엄마, 시어머니에게
노상 얻어먹는 걸로 승부를 봤다.
'옴마, 김치 없어?'
시어 꼬부라질 때 까지 나 혼자 먹어대던 김치를 어느날 부터 아들이
라면 먹을때, 밥먹을때 찾기 시작했다
먹으라고 고사를 지내도 쳐다도 안보더니 이 넘이 어른이 되어가나보다
아들의 한마디에 김치를 담아 먹으려는 결심을 하게 되었으니
역시 '옴마는 위대하다'
결국 이시간까지 배추를 저리다 에고 모르겠다 하고 아직 뻐득뻐득한
배추에 양념을 처발라버렸다
처음엔 엄청 많던 양념이 나중에는 그저 시늉만 바를 정도로 없어져버렸으니
누벙이 대중 없는 건 알아줘야한다
'누벙이 메일에 너네 집 주소 남겨라'
체리맘이 왜 울 집 주소를 남기라고 했을까나....우히히히~~
이번 김치가 망해도 김치찌개로 만들어 먹어치우면 되니까
혹시 체리맘이 맛난 김치라도 부쳐준다면,, 우히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