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신랑과 영감의 차이

글쓴이 만석

등록일 2004-11-11 02:46

조회수 2,400

글자확대 글자축소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네이버밴드 페이스북 트위터
첫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남편을 그렇게 불러오던 '아빠'란 이름. 그보다 더 먼저는 '신랑'이라고 불렀다.
"우리 신랑은..."이렇게.

그러나 누군가에게 핀찬을 받고는, 이제 '신랑'이라고는 부르기가 쑥스러워졌다. 그 누군가가 나보다 젊은 여성이었다는 것이 나를 더 그렇게 만들었다.

내가 늙었다는 것을 인식시킨 말이었으니, '아빠'라고 부르기는 더 쑥스럽다. '신랑'이라고 부르기에 늙은 나이라면, 그렇다면 '영감'이라 부르는 것이 옳겠다. 옳거니.

그런데 아직은 내 남편을 '영감'이라고 부르기는 싫다. 그이가 더 늙어 보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내가 더 늙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다.

나는 아직도 그이 앞에서 어린양을 부릴 때가 종종 있다. 이것을 사람들은 '애교'라고 하지만, 이는 내 성장과정을 잘 모르는 이들의 오해다.

나는 마흔이 훨씬 넘은 어머니와 아버지의 늦동이다. 그래서 25년이나 차이가 지는 큰오빠와 올케를 또 다른 아버지와 어머니로 알고 자랐다. 늦게 결혼한 오빠가 조카를 둘 때까지 나는 응석받이로 자랐다.

결혼을 할 때까지 내 발음은 응석을 떨쳐내지 못하고 혀가 짧은 아이로 살았다. 그러다보니 그이와의 대화에서도 남다른 뉴앙스가 느껴지나보다. 그게 듣는 사람들에게는 '애교'로 보이고, 나에게는 영원한 어린양인 셈이다.

'영감'이라 부르며 애교를 떨어?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난다. 문제는 아직도 내 발음은 교정이 되지를 않는다는 데에 있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늙었다는 것이 이런 데까지 폐가 될 줄이야.

하나님은 백사 만가지를 다 잘 만드시고, 유독 인간에게만 이렇게 인색하셨을까? 이것이 아담과 이브의 원죄에 대한 체벌이라면 너무 가혹하다. 사는 날까지 곱게 살다가 세상 다 하는 날에 그대로 갈 수 있었으면 좋을 것을...

마이 페이지 > 스크랩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소중한 글에 감사 댓글 남겨주세요.

 담기 인쇄 답글 목록 글쓰기
로그인 후 덧글을 남겨주세요


글수 글수(36,955 )
쓰기
번호 제목 글쓴이등록일조회수
    모두 따뜻한 대추차 한잔 드시고 힘내세요 글쎄요2004-11-152594
13644   공무원의 파업 누봉이2004-11-152872
13643   할머니와 손주의 차이 만석2004-11-142612
    Re:할머니와 손주의 차이 분꽃2004-11-152664
13642   내겐 너무나 소중한 당신(어머님에게 내 남편은 그렇다) 만석2004-11-132535
    Re: 엄니 도 아들이 소중 하시겠쥬 분꽃2004-11-152589
13641   이 맛에 살지요 1 만석2004-11-132602
13640   엄니는 내 맘 아실랑가 몰라 만석2004-11-132624
13639   소중한 하루 ccocca2004-11-122940
13638   내 멋에 산다 만석2004-11-122613
13637   생방송 파리 사건!! 대박 방송사고!! 넘 우낌!! ㅎㅎㅎ 온맘2004-11-113377
13636   인생에 필요한 12가지 유형의 친구 토토로2004-11-112747
13635   오늘 가입했습니다~^^ 허브2004-11-112593
    안녕하세요~. ^^ 파피루스..2004-11-122410
    반갑습니다.^^* 유리☆2004-11-112533
13634   아빠와 신랑과 영감의 차이 만석2004-11-112401
13633   오늘가입했어요 정돈용2004-11-102801
    환영이요~~ ^^ 파피루스..2004-11-122529
    반갑습니다^^* 유리☆2004-11-112484
13632   아름다운 그녀 만석2004-11-102592
13631   반고흐에서 비발디까지 사이버콘서트 무료로 한데여 행복맘2004-11-092731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 케이2004-11-092492
13630   안녕하세요 신입생 인사드립니다 ^^* ccocca2004-11-092895
    반갑습니다^^* ccocca2004-11-102526
    반갑습니다^^* 유리☆2004-11-092364
13629   처음 들어 와서 낯 설어요. 김채미2004-11-062856
    처음 들어 와서 낯 설어요. ccocca2004-11-102394
    반갑습니다^^* 유리☆2004-11-082455
    안녕하세요~ ^^ bluesmil..2004-11-072548
    잘 오셨어요~~!! 체리.맘2004-11-062544
    채미님 반갑습니다. 운영자2004-11-062473
쓰기
검색 목록보기


이벤트·체험단

기간 ~

쑥쑥플래닛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