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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신랑과 영감의 차이 |
글쓴이
만석
등록일
2004-11-11 02:46
조회수
2,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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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남편을 그렇게 불러오던 '아빠'란 이름. 그보다 더 먼저는 '신랑'이라고 불렀다.
"우리 신랑은..."이렇게.
그러나 누군가에게 핀찬을 받고는, 이제 '신랑'이라고는 부르기가 쑥스러워졌다. 그 누군가가 나보다 젊은 여성이었다는 것이 나를 더 그렇게 만들었다.
내가 늙었다는 것을 인식시킨 말이었으니, '아빠'라고 부르기는 더 쑥스럽다. '신랑'이라고 부르기에 늙은 나이라면, 그렇다면 '영감'이라 부르는 것이 옳겠다. 옳거니.
그런데 아직은 내 남편을 '영감'이라고 부르기는 싫다. 그이가 더 늙어 보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내가 더 늙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다.
나는 아직도 그이 앞에서 어린양을 부릴 때가 종종 있다. 이것을 사람들은 '애교'라고 하지만, 이는 내 성장과정을 잘 모르는 이들의 오해다.
나는 마흔이 훨씬 넘은 어머니와 아버지의 늦동이다. 그래서 25년이나 차이가 지는 큰오빠와 올케를 또 다른 아버지와 어머니로 알고 자랐다. 늦게 결혼한 오빠가 조카를 둘 때까지 나는 응석받이로 자랐다.
결혼을 할 때까지 내 발음은 응석을 떨쳐내지 못하고 혀가 짧은 아이로 살았다. 그러다보니 그이와의 대화에서도 남다른 뉴앙스가 느껴지나보다. 그게 듣는 사람들에게는 '애교'로 보이고, 나에게는 영원한 어린양인 셈이다.
'영감'이라 부르며 애교를 떨어?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난다. 문제는 아직도 내 발음은 교정이 되지를 않는다는 데에 있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늙었다는 것이 이런 데까지 폐가 될 줄이야.
하나님은 백사 만가지를 다 잘 만드시고, 유독 인간에게만 이렇게 인색하셨을까? 이것이 아담과 이브의 원죄에 대한 체벌이라면 너무 가혹하다. 사는 날까지 곱게 살다가 세상 다 하는 날에 그대로 갈 수 있었으면 좋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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