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내 아이들. 독서 버릇 들이기까지...

글쓴이 누봉이

등록일 2004-11-01 11:06

조회수 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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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화장실에 갈 때면 늘 책을 들고 들어간다.
잠자리에서도 책을 들고 눕고, 밥을 먹으면서도 옆에 책을 놓고 읽어댄다.
'놀이공원갈래?'
하고 물으면 '서점가자' 라는게 아들의 대답이다.
내 아들은 이제 책 읽는 것이 습관이나 버릇을 떠나 일상생활화 되었다.

물론 처음부터 내 아들이 책읽는 것을 좋아한 것은 아니었다.
컴퓨터 게임이나 tv보는 것을 더 좋아하는 요즘 아이들처럼 아들녀석도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책에 대해서 알레르기를 일으킬 정도로 싫어했었다.
그런 녀석이 이젠 책벌레가 되었으니, 에미는 흐뭇하기 그지없다.

"공부는 중학교 때부터 해도 돼. 지금은 책이나 읽어"
이것이 내 교육지론이다. 사회나 영어가 조금 뒤떨어진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면서도 나는 태평스럽다.
독서습관이 나중에 공부의 밑바탕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 많이 읽는 아이들은 절대로 불량학생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기 때문이고
책 많이 읽는 아이들이 나중에 생각이 깊은 어른으로 자란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무조건 '책 읽어!'라고 주문하지 않았다.
하고 싶은 일도 명령조로 윽박지르면 하기 싫어지기 때문이다
독서를 의무나 숙제로 받아들이면 독서 습관이 붙지 않는다

아이들이 어렸을때, 장거리 운전이나 장거리 여행을 할 일이 있으면 몇 권의 만화책을 차에다 비치해두거나 가지고 다녔다.
처음에 아이들은 책은 거들떠도 안보고 지들끼리 싸우고 지지고 볶고 하다가
그마저도 시들해지고 몸이 배배꼬이게 심심해지면 겨우 만화책을 집어들고 뒤적거렸다.

간혹 만화책에 대해서 거부감을 갖는 엄마들이 있는데, 독서의 시초는 만화책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초등학생때부터 시작하는 독서)

주말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동네 도서대여점에 가서 아이들과 함께 만화책을 빌려왔다.
아이들이 읽을만한 재미있는 만화책을 골라주고 내가 읽을 만화책도 한보따리 빌려오면서 과자와 음료수, 과일도 사가지고 온다
셋이 나란히 배깔고 엎드려 뒹굴뒹굴 만화도 보고 과자도 먹는 맛은 각별하다.

그리고 한달에 두어번은 큰 서점에 가서 두어시간 놀다 온다
큰 서점에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배려를 하고 있어서
아이들이 평소에 읽지 못했던 귀신이야기등의 ,내가 볼때는 좀 허접한 만화책들을 마음껏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책을 읽을동안 나는 아동문고 앞에서 아이들의 취향에 맞는 동화책을 골라서 몇 권 산다.

아이들이 어렸을때는 어린이 동화책을 전집으로 사서 책장 가득 꽂아놨었는데 그것은 아이들에게 흥미를 끌지 못했다. 이제는 낱권으로 책을 사 주고 있다.

서점에서 아이들이 읽는 것은 지들 맘대로 하게 내버려두지만 사는 것만은
명작이나 우수한 동화책으로 골라주고 있다.
서점에서 나오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피자나 햄버거, 돈까스등을 사주는 아량을 베푸는 것도 잊지 않는다.
처음에 아이들은 책 읽는 것보다는 서점방문이 끝난 후의 사후서비스를 더 좋아해서 따라나서곤 했다.
지금은 ' 뭐 먹고나서 서점갈까?' 하면 "아니 책 보고 난 후에 먹을래'라는 기특한 대답을 한다.

서점에는 만화로 된 학습도서가 많이 있다.
천자문부터 식물, 동물, 우리몸, 환경, 역사 등등의 책이 있는데
난 그 책들에 대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고 사주고 있다.
(한 때 유행했던 그리스 로마 신화도 15권까지 사주었다. 그런데 지금은 만화책으로 된 것보다는 책으로 된 로마신화를 읽고 있다. 스스로..
지금은 마법 천자문을 시리즈로 구입하는 중이다)

만화책을 읽으면서 내 아이들은'읽는 습관'이 들었다.
무조건 동화책, 교양서적을 들이밀어 아이들을 주눅들게 하지말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책부터 시작하여 '읽는 습관'이 들게하는 것이 좋다.

아예 만화책만 읽고 일반 동화책은 읽지않으면 어쩌냐고 걱정한다면,
그런 걱정은 아예 붙들어 매라고 권하고 싶다.
무언가를 읽어대는 습관이 들면 아이들은 저절로 자라는 단계에 맞춰 스스로
독서능력을 키워가기 때문이다.

어제, 서점에 갔다가 삼성문고에서 나온 세계명작 중에서 장발장을 하나 골라서 아들에게 주었다.
그러나 내심, 글자만 빽빽하고 그림도 없어서 흥미를 잃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했는데, 아들녀석은 어제 저녁에 장발장을 2/3나 읽고 잤고
아침 등교길에 장발장에 대해서 상당히 재미있고 감명깊었다는 독서후기를 들려주었다.

'글자만 있어서 읽기 지루하지 않았니?'
하고 물으니 '엄마, 내가 어린앤줄 알아? 이제 그림 있는건 시시해'라는 대답을 하는게 아닌가?
고무된 나는 '몽테크리스토 백작' '삼총사' '철가면'에 대해서 얘길해주었고
이번 주에는 그 책을 사주기로 약속했다.
아들이 장발장에 대해 감명깊은 독서후기를 발표하자 딸이 냉큼 '나도 읽어볼래, 오빠 다 읽으면 나 빌려줘'라고 말했다.
위의 녀석을 붙잡아놓으면 그 밑의 아이 역시 따라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 한가지..
만일 아들에게 ' 작은 아씨들'이나 ' 소공녀'를 사주었다면 아마 아들의 독서 흥미는 반감되었을 것이고 이제 막 독서습관이 붙기 시작한 아들녀석이
컴퓨터게임으로 회기하는 계기가 될 수 도 있을 것이다.

여자와 남자는 인격적으로 평등하지만, 여자와 남자의 습성이나, 감성의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 아들과 딸을 동시에 기르고 있는 에미의 경험론이다.
나중에 완전한 독서습관이 붙으면 스스로 찾아 읽을 수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아들, 즉 남자아이들이 더 좋아할만한 모험소설류가 더 효과적이다.
아들은 아직 책을 교양을 닦는 도구로서가 아니라 흥미로 읽기때문에
취향에 맞는 책을 골라주는 것이 독서습관을 들이는데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 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독서습관을 들이는데 확실한 효과가 있었음은 물론이다.

주말이면 가끔 아이들과 찜질방에 간다
책 대여점에서 만화책을 한보따리 빌려가지고.
만화책이건 소설책이건 무언가를 읽는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어제 벼르던 블라우스를 못사고 책만 한보따리 사왔지만, 날아간 블라우스가 아깝지 않다.
내 아이들의 생각주머니가 자꾸자꾸 자라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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