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의 말
덕유산의 추억
산중에 있을 때는 알지 못했으나 지금 생각해 보니 달빛도 말이 아니었을까.
한밤중 마당과 대청에 가라앉아 있던 그 때의 달빛은 무슨 말들을 펼쳐 놓았을까.
산중에 무심히 보던 그 달빛의 한 자락이 마음에 흘러와 슬쩍 말머리를 꺼낸다.
가장 고요한 데로, 가장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만나러 가마.
가장 외로운 곳으로, 가장 깊은 곳으로 마음의 근심을 지우는 손수건을 가지고 가마.
그래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고, 흐느끼는 네 영혼을 어루만져 주마.
부드러운 말씀은 큰 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려 주마.
가장 낮은 데로, 드러나지 않은 데로 찾아가마.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하는 언어.
우주 공간에서 별들과 대화하여 얻은 별빛 언어…….
마음의 구석구석에 이는 상념까지도 그 언어로 반짝거리게 하마.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얘기가 그리운 이를 찾아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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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높은 데로, 가장 먼 곳으로 떠오르마.
가장 낮은 데로부터 말없이 하늘로 떠오르마.
너의 생각, 한숨을 하늘까지 가지고 가마.
가장 간절하면 오히려 무관심해지는 법을 알게 하리라.
덕유산 달빛은 내 마음 가장 깊은 곳에 쌓여 있다.
그 달빛은 마음의 어둠을 지우는 순금의 언어.
그 달빛의 말을 생각할 때마다 나는 달빛의 맑은 도취 속에 빠지곤 한다.
<글 : 鄭木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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