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류나무 앙상한 가지 끝
방울새 한 마리 앉았다 날아갑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바로 그 자리
방울새 한 마리 앉았다 날아갑니다
문득 방울새 앉았던 빈 자리가
우주의 전부를 밝힐 듯
눈부시게 환합니다
실은, 지극한 떨림으로 누군가를 기다려온
미류나무 가지의 마음과
단 한 번 내려앉을 그 지극함의 자리를 찾아
전 생애의 숲을 날아온 방울새의 마음이
한데 포개져
저물지 않는 한낮을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내 안에도 미세한 떨림을 가진
미류나무 가지 하나 있어
어느 흐린 날, 그대 홀연히 앉았다 날아갔습니다
그대 앉았던 빈 자리
이제 기다림도 슬픔도 없습니다
다만 명상처럼 환하고 환할 뿐입니다
먼 훗날 내 몸 사라진 뒤에도
그 빈 자리, 그대 앉았던 환한 기억으로
저 홀로 세상의 한낮을 이루겠지요
- 시집 ‘나의 사랑은 나비처럼 가벼웠다'(열림원) 중에서
Mozart / Horn Concerto No3 in E flat Major K447, 2mov. Romance Larghetto
호른협주곡 3번 내림마장조 K447 - 2악장 로망스 라르게토 / 모차르트
연주 : 배리 터크웰(호른) , 페터 막,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네 곡으로된 모차르트의 호른 협주곡 세트 중 3번의 로망스 악장...
목가적인 호른의 음결이 나긋한 오케스트라와 결합해 빚어내는 분위기가 일품인 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