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뜻하지 않게 어떤 일이 주어지는가 봅니다.
그 일이 제게 맞는지 어떤지조차도 따지지 않고 덥썩 하게 되었다면,
그리고 일을 하면서 즐겁고 행복하다면 하여간 선택은 잘 한 것일까요?
그래도 아는 이에게 내가 이 일을 하노라 먼저 말하지는 않습니다.
친구 하나가 그랬거든요.
무슨 일 하냐고 물어서 처음에는 이야기 안 했는데, 나중에 들려 주니까
갑자기 말이 뚝 끊기는겁니다.
그러더니 하는 말.
"가슴이 아프다... 너같은 전문 인력(아마도 선생했던 걸 뜻하겠지요.)이
그런 일을 하다니..."
그래서 제가 말해 주었지요.
"이 일이 내게 참 잘 맞는 것 같다... 이제 와서 선생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운동하기 위하여 일부러 걷기도 하는데 나는 걸으면서 돈도
벌 수 있는 일이니 얼마나 좋으냐~! 아침 여덟 시부터 오후 여섯 시 정도
까지는 거의 잡념이 끼어들 여지도 없이 즐겁게 일하고 있다. 내가 기쁘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데, 네가 마음 아파할 필요는 조금도 없다."
몸은 한없이 피곤하고 힘든데도 마음은 묘하게도 편안합니다. 마음 속 깊은 데까지
말끔하게 청소라도 한 듯이 어떠한 잡념도 들어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주말이면 푹 퍼지게 됩니다. 아직 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서 몸에 익지
않아서일까요?
해마다 수련회라든가 문학기행은 꼭 가고 싶은 행사인데, 올해는 참가하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오는 주말에는 친정 엄마 생신이 있어서 대구에 가야 하는데 벌써부터
부담이 되는 걸 보면,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은 무조건 집에서 쉬어야 할는지...
피곤하기도 하거니와 토요일 일요일은 일주일 동안 미뤄 두었던 집안 일을 해야
되는 것도 있지요.
바쁘다는 말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을 참 싫어했는데, 요즘은 바쁘다는 말을 할 새도
없이 숨가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밀린 소설이랑 동화는 언제 쓰노~
저, 이렇게 잘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