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친구의 아들 이야기입니다.
예쁜 마음이 잘 들어난 일기이기에 주부대학 모든 어머니에게 소개해드리고 싶어 올립니다.
아들의 발톱
♣ 서두...
습관처럼 발톱깎아 달라며 불쑥 내어민 아들의 발톱이,
갑자기 징그럽게 보이기 시작한다.
코끼리 다리통만한 발을 저한테 처~억 걸치며 발톱을 깎아 달라는데,
으악~~..다리는 얼마나 무겁고, 발톱은 또 어찌나 단단하던지...
이젠 네가 깎아라...엄마 기운 없어서 못 하겠다.
그리고, 나중에 며느리한테 혼나겠다.
"어머님은 아들이 발톱도 혼자 깎을 줄 모르게 키우셨어요?"라면 어쩌냐?
근데, 도대체 언제부터 아이들이 발톱을 혼자 깎을 수 있는 걸까요?
그 언제부터가 언제인지 모르겠단 말이예요.
그냥 해 오던 습관처럼...아직도 제가 하고 있으니...
♣ 예화 1.
그 아들이 학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친구가 발톱을 너무 짧게 깎아 아프다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너네 엄마가 잘 못 깎아 주셨구나? 라고 했대요.
그러니까, 그 친구가 넌 엄마가 깎아주냐? 하더랍니다.
그랬더니, 우리 아들이 그럼, 넌 네가 깎냐? 했답니다.
집에 와서 한다는 말이 엄마...아이들은 발톱을 자기가 깎는대요...
아니, 그럼...아직까지 발톱 못 깎는 아이가 또 있는 줄 알았단 말야...
♣ 예화 2.
이런 일도 있었어요.
아들 친구가 발톱에 며느리 발톱이란게 생겨서 아프다고 하더래요.
아들이 우리 엄마 그런 것 안 아프게 잘 잘라 주는데...우리 집 가자.
라고 했대요. 그러면서, 다음날 친구 데려와도 되냐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데려 오라고 했지요. 그 친구가 오지를 않았어요...
그랬더니, 엄마가 잘 깎는다는 걸 친구가 믿지 못 하는 것 같다며 투덜..
아니, 그럼...그 친구가 정말로 오리라 생각했다는 거예요?
하긴~~ 저도 오면 정말로 깎아 줄 생각이었지만요.
♣ 예화 3.
친구들은 혼자 발톱을 깎는다는 것을 알게 된 아들이,
혼자서 발톱을 깎았다고 저한테 자랑을 하는 것 있죠.
삐뚤 빼뚤...울퉁 불퉁...그래도, 자기 혼자 했다고...싱글벙글...
얘가 고등학생 맞나? 그깟 일 갖고 저리도 좋아하다니...한심...
♣ 맺음...
다른 분들이 보시면, 또 무슨 소설 썼겠거니...하시겠지만요.
이건 실화입니다.
뭐, 그렇다고 아들이 철이 없거나 그렇지는 않고요.
단지, 손놀림이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어눌해서요.
어쩌다 보니..이렇게 되었는데요.
어느 순간 그래...이 발톱도 내겐 보물이다..하는 생각을 했거든요.
자녀들이 나의 보물이라면, 그 발톱이라고 보물이 아니겠어요?
그래서, 깎아 달라고 할 때 까진 그냥 깎아주기로 했어요.
언젠가는 자기 스스로 깎겠죠.
고추에 털 났다고 여동생한테도 자랑하며 다니던 아이가,
어느 날 부턴가 목욕할 때 문 잠그고 하는것 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