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대기업에 상담차 방문했다.
일단 상담의뢰를 받았다는 것 만으로도 가슴떨리게 벅차고
아, 뻥아 니가 그렇게 고생하더니 드뎌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에 발을 디디게 되는구나.. 이런 감개무량에 젖었었는데..
우호적이고 명랑한 상담을 마치고 나오는데 정문폐쇄 했으니 후문으로 나가라는 것이다.
차가 정문앞 주차장에 있는데, 더구나 우찌나 넓은 회사인지 다 돌아볼라면 차타고 몇시간을 돌기로 유명한 곳인데 후문까지 걸어갔다가 다시 정문 주차장까지????
정문에서 아련하게 들려오는,, 귀에 익은 노랫소리 ' 산자여 따르라~~~'
우씨,,,..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이면 전국적으로 유명한 이 회사의 노조데모할때 왔담..
뻥이의 미모와 지성에 뻑이 간 담당직원이 자신의 차에 뻥이와 직원을 태우고 후문을 돌아 정문으로 바래다 주는 친절을 베풀었다.
'이 회사는 월급 많이 주는 곳으로 유명한데 왜 자꾸 데모를 하나요?'
이 회사의 생산직 직원을 뽑으면 대졸자들이 엄청나게 몰리고
빽과 몇 천만원의 뒷돈이 오고간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대졸자인 우리 직원도 이 회사에 생산직으로 지원했다가 떨어지고 우리 회사에 입사를 했다.
10여년 근무한 생산직 직원의 연봉이 보통 7,000만원정도라고 한다.
(국내 유수의 H 기업에 19년 근무한 대학원 졸업한 과장님 연봉이 7,000만원)
그리 적지 않게 임금을 받는데 왜 자꾸 데모를 할까?
대기업에서는 노조 기념품을 줄때 일인당 몇 십만원하는 제품을 요구받고 주고 있다는 것은 내가 그 일을 하니 잘 아는 부분이다.
(물론 그 몇십만원짜리 노조 기념품은 해보지 못했다. 정보만 알뿐이다. 아,,,속쓰리다...)
'어쩔 수 없어요. 노조 중에도 분파가 많고 파벌간의 알력이 심해요. 그러니까 회사를 상대로 자꾸 투쟁하는 모습을 노조원들에게 보여주어야 하고 조금이라도 회사로부터 뭘 얻어내야 다음 노조위원장 자리를 보장받고, 자기 파벌이 세를 넓히게 돼요 .즉, 정치하고 똑같다고 보시면 돼요'
사무직 직원인 담당자가 덤덤하게 설명해주었다.
덩치가 커진 대 기업 노조는 회사에서 손을 못 댈 정도로 거대한 조직이 되었다.
지방에서 대기업에 전자제품을 납품하며 제법 규모있는 사업을하는 한 여성 사장님의 말씀...
' 대기업 노조가 투쟁하제? 그람 우리만 죽는기라, 노조 임금 얼마 올려달라고 협상 타결되면 그 다음날로 우리같은 하청업체에 원가 삭감요구가 들어온다. 그럼 우린 땅파다가 만드나? 우리 직원들 피뽑아서 대기업 직원들 월급도 올려주는 것 밖에 더되나? 내도 공장규모 더 커지고 직원들이 노조 결성하면 중국으로 공장 옮길라고 한다. 어쩔수없다. "
'대기업이 나쁘네요. 왜 자기네 직원들 월급 올려준다고 하청업체에 원가를 깎아요?'
" 요새 내수경기도 없고 수출은 겉으로만 호황이지 밀어내기 식 실적위주다.
노조 즈그들도 회사입장을 쪼매 헤아리가 데모할때 하고 안할땐 회사를 밀어주고 그캐야 안되나?'
만여명의 회원을 두고 인력회사를 운영하는 사장님께 여쭤보았다.
'왜 비정규직과 정규직을 차별하죠?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일을 하는데요'
'대기업 생산직 정규직은 연봉외에도 수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을 잘 못해도 회사에선 해고도 맘대로 못해요
회사입장에서는 저렴한 임금에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직원이 필요한거죠
말하자면 노조가 너무 거대해져서 기업에서 비정상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된거예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생산직의 열악한 환경과 저임금은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생산직원들 이야기다.
80년대의 민주화 투쟁의 가장 큰 혜택을 받은 곳이 바로 대기업 노조들이고
거기에 탄력을 받아 민노당이 의회로 진출하게 되었다.
나는 대기업 생산직이 아니니 그들의 애환은 잘 모르겠다
줏어들은 얘기뿐이다.
그러나, 이제 '노동 귀족'이 된 대기업 노조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만 투쟁하지 말고 소외된 중소기업의 노동자들을 위해 '진정한 노동운동'을 해야할때가 아닌가 싶다.
비정규직 문제는 회사와 노조간의 문제가 아니라 노.노 문제로 풀어야 하는게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동운동도 정치가 된 현 시점이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