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묘지에 다녀와서

글쓴이 치자

등록일 2004-06-05 18:39

조회수 2,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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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남표니와 국립묘지에 갔다
오빠 내외가 오기로 하고
천안에서 작은 아버님 내외분도 오시고

내가 태어나서 한번도 뵌적이 없는 아버지가 이곳에 누워계신다
한번만 단 한번만이라도 모습을 뵐수 있기를 그리 소망하였지만
전쟁은 사진 한장 남기지 않고 다 쓸어가 버렸다

밖은 찌는듯한 더위였지만
언제나 이곳에 들어서면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아마 한많은 영혼들이 많이 있어 그렇지 않을까 싶다

나라를 지킨 숭고한 죽음이라지만
개개인을 놓고 볼때 얼마나 절절한 사연이 많았을까
우리 아버지만 해도 꽃같은 젊은 아내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어린자식들
자신을 의지하고 사시던 늙은 부모

모두 두고 가는 길에 어찌 회한이 없었을까

누군 영웅은 죽어서 말한다지만
난 두다리 두팔이 없어도 내곁에 살아있는
따뜻한 피가 통하는 아버지가 그립다

그런데 이제는 아버지가 내 눈물을 거둬가셨을까
차거운 대리석 이름 석자앞에만 서면 터져나오던 통곡도
걷잡을수 없던 눈물도 오늘은 흐르지 않는다
오십여년을 울었으니 이제 그만 울으라는 뜻일까

현충원 대리석에 새겨진 수많은 이름들사이에서는 서늘한 기운아 뻗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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