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저녁의 만남은 참으로 뜻깊었다.
살아가면서 그런 만남의 자리도 있어서 삶이 풍요로워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가기 전에 인연의 소중함과 묘함에 대하여 생각했는데, 그 자리는
새삼 인연에 대하여 되새기게 해 주었다.
하이텔 주부동에서 알았던 분을 어제 그곳에서 만났던 것도 놀라운 일이었다.
그분은 그때보다도 더 멋있게 느껴졌다.
또한 늘 게시판에서 글을 대하여 아주 자주 만난 것처럼 느껴지는 분들도
정말 오랜지기처럼 친근하게 생각되었다. 그분들은 모두 50대이시다.
30대이거나, 40대 초반인 사람들이 나를 대할 때 아주 나이많은 사람 대하듯
그렇게 대하는데, 나는 50대의 그분들을 만날 때면 나이 차가 많이 나서
거북하다거나 하는 그런 생각은 거의 없이 오히려 참 편하고 좋다.
그렇다면 결국은 내가 나보다 나이적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리 편하지 않게
느끼게 한다는 것일까? 나도 나이가 더 들면 그분들처럼 여유롭게 사람들을
대할 수 있을까?
한 테이블에 앉아 있었던 김미라님의 아주 편안해 보이는 미소...
그리고 또 엘리님이라든가 글로서만 보았던 많은 사람들.
사이버 세상은 그렇게 현실 세계와 이어지고 있었다......
미즈.
이 세상 모든 여자들의 이름.
저녁과 함께 와인 한 잔을 마셨다. 다 함께 건배도 하고서.
4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이 인연이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바라면서...
명함을 받았다. "필자 정현숙"이라고 되어 있는 명함.
명함을 받고 보니, 한 사이트에서 방 하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실감되면서
그 동안 너무 안이하게 이곳에 그냥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되돌아보게 된다.
책임감도 더욱 가져야겠고, 소설에 대한 정성도 더 쏟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천선아님에게 고맙다는 말을 했다.
처음에는 작가마당에 방 하나를 가지고 소설을 올린다는 사실에 대하여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그만큼 고마움도 크게 몰랐다고나 할까.
시간이 갈수록, 세월이 쌓여갈수록 점점 자책감이 생긴다.
이것밖에 안 되나 싶은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자책감이 제일 크다.
그날의 만남을 계기로 소설에 대하여 다시 곰곰 생각했다.
너무 쉽게 생각해서 시작한 감이 있어 시간만 계속 질질 끌었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행복 가득한 오늘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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