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뮤직비디오였더라. 그 뮤직 비디오에 나오는 처음 대사와 마지막 대사가 나무같은 사랑이다.
"나는 나무 같은 사랑을 하고 싶었습니다. ....."
"나무는 한번 자리를 잡으면 움직이지 않습니다. 나는 그런 나무 같은 사랑을 하고 싶었습니다."
말이야 그대로 베끼지 않았으니 조금 다를지라도 내용은 그대로 가진 뜻이다. 한번 뿌리를 내리면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 그런 나무 같은 사랑. 살면서 변함없는게 어디 있겠는가? 끊임없이 변하고 들끓는 마음을 주체하고 사는게 인생이겠지. 날마다 도 닦는 마음으로, 내가 짓고 있는 죄들을 사함받는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왔다.
아침에 인터넷 신문을 보니 법정 스님이 자존심은 아무것도 아니라며 이 눈부신 계절에 맺힌 것을 오늘 이 자리에서 모두 풀어 버리라며 "나머지 이야기는 저보다는 눈부시게 피어나는 나무한테 들으십시오"라고 말했다 한다.
하지만 저 비에 젖은 나무는 내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때가 되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낙엽을 떨구며 눈을 이고서 말없이 서 있는 나무가 내게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내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배우는 거지. 내가 나무를 보고서 자연의 이치를 배우고 싶다면 그것을 배울테고, 말없이 서서 성장하고 언젠가는 나무 그루터기로 남아 의자까지 되어주는 끊임없는 헌신의 존재를 배우고 싶다면 또 그것을 배울테고 나이테 마디마디에 깃든 삶의 지혜외 경륜을 배우고 싶다면 그것을 내 안으로 끌어 올 뿐이겠지.
"사람은 맺힌 것을 풀어야 합니다. 사람은 자기 차례가 오면 세상을 떠나게 마련입니다. 이 때 모든 것을 놓아버려야 합니다. 인생의 종점에서 용서 못할 일은 없습니다. 맺힌 것을 풀지 못하면서 다음 생애로 이어집니다. 그 사람의 처지에 서보지 않고서는 그 사람을 바로 이해할 수 없으며 용서할 수 없습니다. 이웃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한쪽만 옳다고 고집해서는 안됩니다."
법정스님은 용서를 하면 상처를 치유하게 되고 그러면 닫혔던 마음의 문이 열리며 모든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며 사람은 이런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항상 옳으신 말씀, 내 마음 속에 들어와 나를 편하게 해주는 그 말씀들이 오늘은 심술을 부린다.
용서는 상처를 치유하게 되고, 닫혔던 마음의 문이 열리며 모든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는데, 거꾸로 닫혔던 마음이 열려야 용서가 되고 치유도 되는게 아닐까?
나는 나무처럼 살았다. 한번 뿌리를 내리면 게으르고 두렵고 해서 절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정신없이 허덕거리며 살면서도 항상 이기적이고 욕심장이라는 말을 듣고 살았는데, 그냥 그런 줄 알았다. 무슨 일이 생기면 항상 내 자신을 둘러보곤 했다. 내가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그냥 무작정 그리 되었다.
삶의 방식은 나무같되 사랑은 나무처럼 되지 않고,
용서하면 마음의 상처도 치유되고 마음의 문도 열릴 거라는데
용서자체가 되지 않을 때가 있고
나무에게 물어보라고 하는데 나무는 나를 알지 못한다.
다음 생을 위해 용서를 생각하기 이전에
지금 견뎌내야 하는 이 시간들이 나를 들끓게 할 때...
누가 누구를 용서하고 하지 않고의 문제가 아닐 때
온전히 내 맘대로 살아본 적도 없으면서 항상 그런 말을 들어야 하는
내가 지금 해보고 싶은 것은 그래, 내 맘대로 한번 살아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