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집에가니 베란다에 묶어 놓았던 마루의 개끈이 풀어져있고
(이넘이 얼마나 몸부림을 쳤으면...)
베란다는 원폭직후의 히로시마처럼 처참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쓰레기통 다 엎어놓고 쓰레기봉투 다 찢어서 내용물을 온 베란다에 다 널어넣고
빨래걸이에 있던 건조된 옷들을 다 발겨놓고 개 밥 다 흐트려놓고
여기 저기 변을 봐놓고..
왠만하면 효자손을 안들으려고 했는데..
효자손으로 야무지게 석대를 때려버렸다
당근 나일론 찢어지는 소리로 깨갱거리며 개집 안에서 쪼그리고
불쌍한 표정을 짓고있는 넘을 보자니
그래..니가 개지 사람이냐 는 측은지심이 생겼다.
저녁을 먹고 정신연령이 비슷한 딸네미와 마루를 산책하고 오라고
내쫒고 청소를 하는데, 얼마 안되어 딸네미가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얼굴로
마루를 안고 펑펑 울면서 들어왔다.
어떤 개같은 진돗개넘이 (이거 잡종일거다) 우리 마루를 물었다는 것이다.
딸네미 품에 안겨 바들바들 떨고있는 넘을 보니 뭐, 많이 다친것 같지는 않고..
개들끼리 개싸움을 했겠거니...했는데....
헉?
마루의 몸을 살펴보니... 애 몸이 걸레같이 찢어져 있는게 아닌가?
이런 개같은 진돗개넘!!!!
급하게 동물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딸네미는 숨이 넘어갈 것 처럼 울고, 눈물, 콧물에 땀까지 줄줄 흘려댔다.
마루는 얼마나 놀랐는지 사시나무처럼 떨 뿐, 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딸네미마저 안물린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개같은 개넘이 우리 마루를 물때 딸네미가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렀고
어떤 착한 아저씨가 진돗개를 쫒아주었다는 것이다.
동물병원에서 엑스레이찍고 마취해서 다섯군데를 꼬맸다...
그리고 그 쬐그만 몸에 압박붕대를 칭칭 감았다..
아까 베란다 어질렀다고 야무지게 팼던 것이 어찌나 가슴아프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