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옴]1%의 어떤불편

글쓴이 유니

등록일 2003-10-24 12:18

조회수 2,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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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의 어떤 불편

이름 이밝은진


"선배, 종로 3가에 장애인들이 시위를 한다고, 전철이 오질 않네... 많이 늦을 것 같아"

몇 년만에 만나기로 약속한 후배에게 휴대폰 메시지가 왔다.
장애인 이동권을 위한 단식농성에 참여했던 작년 여름이 떠올랐다. 지하철 발산 역의 리프트에서 장애인이 추락사했었다.

그의 죽음 이후 장애인 이동권연대는 200kg이 넘는 전동형 휠체어를 떠받치기에 위험 천만하기만 한 리프트를 치우고, 안전한 엘리베이터를 서울 지하철에 설치하라는 요구를 했었다.

너무나 당연하고 당연했던 그 요구를 위해서 장애인들은 버스에 올라타는 '투쟁'을 하고 지하철 선로를 점거하는 '투쟁'을 해야 했다. 오늘처럼 변함없이...

약속시간보다 1시간 정도 늦은 후배는 나름대로 화가 조금 났었나보다.

이해할만한 친구이다 보니 "글쎄, 시위를 한다는 거야. 장애인들이..."라는 말만을 몇 번 반복하는 것으로 끝을 낸다.
배고픈 퇴근길, 몇 십분 동안 발이 묶였을 서울시민들의 불편함, 그 때문에 치밀어 올랐을 화가 짐작이 되었다. 9시 뉴스를 보지는 않지만 어쩌면 뉴스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발목을 묶는 투쟁은 지양해야 한다'는 사람들의 불평이 가득했을지 모른다.

지하철노조의 파업을, 화물연대 노조의 파업을 보도하던 것처럼.

얼마전 인권교육시간에 "평등이란 똑같이 나누어 갖는 것, 능력 있는 사람부터 갖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위해 더 많은 것을 나누어 주는 것이다." 라고 했더니 학생 하나가 "노력한 사람에게 더 많은 대가를 주어야 한다.
기준 없이 똑같이 주거나 누구에게 더 많이 나누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으면서 불편함과 절실함의 차이에 대해 장황한 답변을 했었다.

"지금 이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없어요.
휠체어를 타거나 목발을 짚은 장애인은 이 건물에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올라올 수가 없다는 말이죠.
그것은 이 건물 자체가 장애인을 배제하는 구조라는 것이예요. 엘리베이터는 편리를 위해서 존재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절실하기 때문에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죠.
저는 이 건물에 엘리베이터 한 대를 설치하라는 말입니다.
화려하고 보기에 아름다운 엘리베이터를 만들자거나 엘리베이터 두 대를 설치자는 것이 아니라 그냥 엘리베이터 한대, 누구나 이 건물에 들어올 권리로써의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자는 것이죠"

이미 출발선이 다른 사회, 80명이 가난하고 20명만이 부유하고 행복한 세상으로 가고 있는 이 사회에서 노력을 해서, 기회가 평등해서, 개인의 능력이 뛰어나서 행복해지고 부유해지는 일은 하늘의 별 따기 같은 상상 아니냐는 이야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동성애자이고 비정규직 노동자이며 장애를 가진 혼혈 여성일지라도 이 사회를 살아가는 데 조금만 불편한 정도의 세상이 된다면'하고 상상해 보자 고도 했다.

이야기를 듣던 학생들은 모두들 한숨을 푸 하고 내쉬었다.
그런 사람이 존재한다면 정말 죽을 맛이겠군요... 하지만 나는 그런 사람들을 위한 엘리베이터를 만드는 것이 '세상을 멈추는 일'이 되더라도 세상을 멈추고라도 꼭 해야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것이 20명에게는 불편하고 황당한 일이지만 결국 80명이 함께 행복한 사회로 가는 길이 아니겠냐고...

우리가 버스 승차권을 만지작거리며, 남문에서 북문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그 일상을 집밖으로 자유롭게 다니는 것이 꿈인 누군가에게도 아무런 거리낌없는 현실이 되도록 하자는 것은, 그것은 결코 불편함 정도와 맞바꿀 수 없는 것이다.

약속시간에 조금 늦은 짜증, 따뜻한 안식과 가족이 있는 귀가를 늦추었을 그 불편. 그런 것은 전철을 멈추는 사람들의 절실함보다 99%쯤 아무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리고 사실은 그 1%의 불편을 덜어내는 것은 나에게 필요한 99%의 행복과 맞닿아 있을 것이다.
나는 그런 역할을 국가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책임을 방기하는 국가를 다그쳐야한다고 생각한다.

99%의 행복을 위해서 오늘 나의 1%의 불편이 아무렇지도 않은 그런 세상을, 나는 살고 싶다.

***************************

장애인의 시위를 볼때마다....나는 윗글을 쓴 사람과 동일하다.
하루가 종일 불편해도....아니 며칠이 불편해도...
그들의 절박함을 알기에 나는 기꺼이 그들의 시위에 그 현장에 같이 하지는 못해도
늘...미안하다.
아이가 엄마 아무리 그래도 전철은 너무하자나...할때
저는 그랬습니다.
성한 우리야...전철이 없으면 걸어걸어서라도 이동할수 있지만...저들은
어떤 경우에도 이동 할수가 없잔니?
정말 죽는게 낫다고 생각할정도의 이 나라의 현실에서 자기들의 다음에 살아갈
이땅의 장애우들을 위하여 저런단다.

엄마는 저들이 끌려가서 당할 그 고통이 너무 슬프다.
피할수도 없는 저 몸으로 그저 당해야할 물리적인 고통이 말이다.

얼마전에 동생이 사고를 당했습니다.
퇴원후에 물리치료를 받아야하는데...그 동네에 있는 정형외과엔 모두 엘리베이터도
에스카레이터도 없었습니다.
아이를 맡길데도 없는데요....

그래서 동생은 결국 자신의 치료를 포기하고, 한약을 지어서 먹어가며
아픈 몸을 겨우겨우 끌고 다닙니다.

상대방 보험회사에다 수없이 사정을 했습니다.
집근처에 엘리베이터가 있는 병원좀 알아봐달라고요...
콧방귀도 안 뀌더군요.
결국은 동생과 제가 알아보니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은 차로 한 10분거리에
있는 새로 개원한 한의원이었습니다.
원장님과 상의하니 보험사에서 인정해주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헌데 말입니다, 보험사에서 한의원의 치료는 인정 못한다고요...
이런 현실입니다.

장애인과 장애인의 부모로, 형제로 살아가는 일이요.
우릴 악착같게 만듭니다. 이 사회가....

그들이 목숨을 걸고 쇠사슬에 스스로를 묶어가면서 그런 시위를 하는
심정을 저는 골백번도 더 공감이 갑니다.
그 원숭이보듯 하는 시선과 기타 등등의 모든 시선에서 절대로 자유로와질수 없는
이 사회에서....그들은 이미 죽은 목숨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때문에 우리들이 느끼는 불편은 아무리 부풀려도
이땅에서 그들이 느끼는 그 절박함에는 10%도 안됩니다.
정말로 1%의 불편일지도 모릅니다.

*******
동생의 아이는 8살인데 아직 목도 못가눕니다.
머리는 무서울만치 비상한데도 말입니다.
오전, 오후로 정말 제 인생을 몽땅 그 아들녀석에게 바치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이동이 너무 힘겨워 부랴부랴 면허증을 따서는 매일매일 동서남북을 헤매는
동생을 보면서....저 역시 이동권보장을 위한 시위 하고 싶습니다.
재수없다고 안태워주는 기사분들....내리기도전에 출발은 다반사고,
지하철역에서 역무원을 부르는 버튼을 아무리 눌러도
그들은 급할게 하나 없으니, 세월아네월아~ 입니다.
나는 그 암담한 표정을 지켜보면서....지나가는 사람에게 저 분을 안고 가시고,
제가 휠체어를 들고 가보겠습니다. 라고 사정을 해보아도
무슨 더러운 똥 보듯이 비켜가기만 합니다.

뒤늦게 나타난 역무원의 그 짜증스러운 표정을 보면서 왜? 이리 늦냐는 말은 꿈도 못꿉니다.

그런 현실입니다.

우리모두는 잠재된 장애인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아무리 내일이 바빠도...옆에 몸이 불편한 어떤이들을 보신다면
그저 한번만 손 내밀어 주십시요.
그저 예사로운 표정으로 말입니다.
건강한 우리가 좀 손해를 보는것이 건강한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 아닐까요?

옛날부터 장애인에 대하여 편견을 가져본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남들보다 한번이라도 더 손을 내밀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것은 내일을 미루어두고 한것이 아니고,
그저, 어쩌다보니....그렇게 된것입니다.
조카가 그렇지 않았다면, 저역시 모든이들과 같이 말로는 장애인도 똑같은 대우를
받아야한다고 말은 하면서도....그들때문에 내가 불편을 느꼈다면
다른이들과 마찬가지로 말따로 행동따로 이었겠지요???

그래서, 어려운일을 겪으면서 타인에 대한 배려가 깊어지고,
삶에 대한 성찰의 나무가 자란다고 하지요?

내 삶에 가장 힘든 때...
언젠가 이 때를 미소 짓고 회상되는 시절이 되기를 소망 합니다.

글이 길어졌습니다.

가을입니다. 문득, 산사체험이 해보고 싶기도 하고,
제천에 있는'두메꽃 피정의 집"에도 가보고 싶기도 합니다.
두메꽃에서 한 10분쯤 내려가면, 장애아동을 수용한 엠마우스의 집이
있습니다. 일요일이면 트럭에 하나 가득 타고 그 작은 성당으로 미사를 드리러
다들 올라 온답니다.
처음엔 그들이 절 자꾸 건드리면 속으로 겁이 많이 났던 적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아직은 소극적이지만, 무섭지는 않습니다.
그런 집이 있는줄도 몰랐을텐데, 어느날 아침 성지산책을 하는데
수녀님 한분과 말을 하다가 보니, 그 아래까지 걸어가신다는 바람에
어딘지도 모르면서 제차로 모시겠다고 한게 거기까지 가고,
졸지에 쭈빗쭈빗거리면서 오후내내 보냈답니다.
후후....아마도 제 조카가 몸이 불편한줄 수녀님은 아셨나보지요?후후...

11월중순쯤엔 불현듯이 갈 생각입니다.
별들의 무게를 못이길것만 같은 밤하늘과,
눈부시게 빛나는 아침 햇살... 다 그립습니다.

그럼....이만....늘...장황한 글이라서 죄송합니다.
그래도 ㅎㅎㅎ 쓰고싶을때 쓰는 그 맛때문에....이해 바라고
그냥들 지나가시라요....위에만 읽으시고...

그럼....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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