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생각 속에 묻혀 사는 것 같은데...
그 생각들이란게 항상 정리되지 않아서 힘이 드누만요.
방금전까지 누군가...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모르겠지만
뱃속 바닥에서 부터 터져 나오는 듯한 목소리로...울었습니다.
엉엉 울거나 퍽퍽 우는 것도 아니고, 세상이 떠나갈 듯한 목소리로
울었습니다.
그 사람 우는 소리가 오랫동안 계속되었는데도..
다른 일에 빠져 있느라 듣지 못하고 있었던 나는 어느 순간에
나도 모르게 가슴이 먹먹해져왔습니다.
누군가 울고 있구나. 그것도 정말 쉽지 않은 인생때문에 절규하고 있나보다..
저 사람..정말로 울고 있구나.
언젠가...내 앞에서 그렇게 우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다만, 그가 울고 있을 때...울고 싶어 했을 때 옆에 있었을 뿐인데..
그리고 그리 가까운 사이도 아니었는데...남자의 눈물이란 이런 건가 싶었던
기억 때문인지..아주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가을에 그를 낙엽지는 어디선가 만났지요. 우연히 말입니다.
이젠 서른 후반이 된 그 남자를..
그에게 그 날 있었던 그 일을 이야기했더니..웃더군요.
자기는 기억도 못하는, 별 거를 다 기억한다고...그러게요.
그때, 그가 울었던 때...나는 그를 울렸던 이 시대가 미웠습니다.
그가 너무 처절하게 울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한주 내내 화를 내고 있었습니다.
슬슬 꿈틀거리던 감정을 꾹꾹 누르고 또 누르고 있었는데..
그게 더 이상 참지 않고 싶다고 생각하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봇물 터질 듯 터져 나와서는
내내 여기저기 나쁜 씨앗들을 뿌렸습니다.
오늘 밤...그토록 슬프게, 모든 절망이란 절망을 한꺼번에 토해내던
사람은... 아침이면 모든 일을 잊어버릴 수 있을까요?
그를 그렇게 아프게 울게 만든 게 사람일까요, 세상일까요.
이렇게 눈부신 날에, 그리고 이렇게 바람조차 따듯한 날에...
진심으로 그가...모든 것을 잊어버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