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
갑자기 맞은 아이들없는 이박삼일의 휴가를 어떡하면 제대로 알차게 보낼수있을까 즐거운 고민을 하다가
내가 좋아하는 '나홀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이박삼일 중 하루는 모임에 할애를 하고 아침 일찍 카페리를 타고 거제도로 향했다.
언제나 그렇듯 내 여행의 주제는 '발길 닿는대로'였기에
거제도에 대한 아무런 사전지식이 없었다
(아니, 전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곳이란 것은 알았다 ^^)
차를 몰고 아무렇게나 가다보니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지'란 이정표가 보였고
보이는 김에 들어갔다.
폴라티에 남방을 겹쳐입고 그 위에 작업복비스무리한 점퍼를 걸치고 청바지에 야구모자, 배낭을 짊어진 나를 보고 매표소 직원이 물었다..
'저패니스?'
이런..한국사람인디요....
꼴랑 혼자 온 사람은 나 뿐이었다.
포로수용소는 굉장히 컸다.. 제대로 구경을 하자면 몇시간은 걸리겠다.
그러나 아름다운 남해바다를 봐야한다는 역사적사명(?)을 띈 나는 대충대충
수박겉핥기로 코너별로 띄엄띄엄 봤는데...
처음에 아이들과 같이 왔다면 역사공부도 되고 좋았을걸..하던 후회가
아이들을 안데리고 오길 정말 잘했다 라고 바뀌었다.
공산포로들과 반공포로들간의 피비린내나는 국지전을 사진과 인형모형과 자료로 만들어놨지만, 처참한 사진은 나름대로 뺀 흔적이 있지만..
아이들과 보기엔 너무 끔찍했다.
아이들에게 왜곡되지 않은 역사적 사실은 반드시 알려주어야한다.
반공포로와 공산포로사이에 서로 죽고 죽이는 끔찍한 일이 있었다...라는 사실과
그 사실을 극대화하기위해, 사실적으로 알려주기위해 목이 잘리고 피투성이가 된 사진을 보여주는 것은 다르다.
피묻은 도끼를 보여주고 생매장당한 시체를 보여주는 것은 아직 어린 아이들의
정서적인 면을 고려해 마땅히 자제해야한다
아이들이 커서 어느정도 인격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성숙하였을때,
그러한 사진들을 보여주는 것이 나으리라 생각한다
어렸을적에 돼지를 잡는 것을 구경한 적이 있었다.
돼지를 묶어놓고 멱을 따고 피를 받고 내장을 꺼내는 장면을 본 나는
그날 저녁 몇번이고 기함을 했고 그 후로 돼지고기를 못 먹게 되었다.
(어른이 되고 난 후, 삼겹살도 먹고 돼지갈비도 먹게 되었지만..)
중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미군에게 처참하게 살해당한 김금희(맞나?)씨 사진을 보여주며 소파에 대한 불합리한 점을
교육한 교사에 대한 학교와 학부모들의 갈등을 소개한 뉴스를 보았다..
중학교 1학년이라면 아직 어린 나이다.
사춘기에 막 들어간 여린 풀잎같은 아이들이다.
알아야할 것에 대해서는 알아야하지만
굳이 아이들의 정서에 해가 될 그러한 사진까지 보여주었을까..
아이를 키우는 어미 입장에서 마음이 씁쓸해진다.
아마, 그 여교사는 아이를 키우지 않는 미혼이지 않을까 싶다..
엄마라면..그러지 않았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