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욜 밤12시경에 출발 차안에서 졸다 일어나다를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전라도 남원 땅에 다다랐습니다.
그 유명하다는(?) 지리산 온천랜드 대기실안에서 문열기만을 기다렸다.
시골 단체 관광 온 할무이 할아버지들과 입장을 하였습니다.
처음 느낌은...
유명새 치고는 너무 지저분하고 허술하고 그랬습니다.
여기 저기 녹이 슨 사물함과 사물함에서 풍겨나오는 유쾌하지 못한 냄새하며
기다린 보람을 무색케하는 탕...
거대한 대중탕을 보는 듯한 그나마 단체 할무이들이 가득메운 그 어디에도 안주할 곳이 없어 대충 서서 샤워를 마치고 노천탕으로 나갔습니다.
첨 만나본 노천탕의 느낌은 좋았습니다. 워낙 밀폐된 공간에 오래 못 있는 탓에
머리는 시원하고 몸은 따스하니 더할 나위 없이 좋더군여.
근데 솔직이 물이 머가 좋은지는 모르겠습니다.
전에 간 롯데오션캐슬에서 즐긴 온천욕은 마친 후에도 당김도 없고 피부도 보들보들하니 좋던데, 여기 온천욕을 즐긴 후엔 평시 대중탕 다녀온거와 별다른게 없었습니다. 다신 안가리라 맘 먹고 나와 근처 [소문난 할매 된장국집]을 찾았습니다. 재첩국과 된장국 2개를 시켰는데, 전에 부산에서 먹은 재첩국이 더 맛있었고, 된장찌개는 게가 들어가 그런지 시원하고 맛있더군여.
다음 행선지는 그 유명하다는 [산수유 마을] 입니다.
이번 주가 절정이라고 갔는데, 절정인 주기는 맞는데 꽃들이 제가 싫어하는지를 알았는지 앙상한 가지에 앙상하게 피었더군여. 허무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전 해보다 꽃이 작다고 친절히 설명해 주시는 할머님의 말씀을 뒤로 한 채 [천은사]로 향했습니다.
전에 본 충청도의 개심사와 달리 잘 정돈되고 깔끔한 분위기의 절이였습니다.
예쁜 정원처럼 꾸며진 절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개심사를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던 저를 가엾게 여기시던 누군가가 떠올랐습니다. ^^;
그 다음은 겁없이 노고단을 올랐지여. 물론 차로...
무서워 둑는 줄 알았슴다. 해발 900미터 옆에 친절한 문구 하나가 저를 더 긴장시켰습니다. "추락사고 주의 ! 전원 안전벨트 착용" ㅡㅡ;;;
제가 보기엔 말입니다. 그 높이에서 추락하면 말 그대로 추락입니다. 안전벨트가 무슨 소용입니까..
노고단 길에 있는 휴게소에서 해물파전과 호박엿으로 놀란 가슴 쓸어내리고 내려와 [화엄사]로 갔습니다.
제 평생 그렇게 큰 절도 처음이요, 절 안에 볼게 그렇게 많은 곳도 첨이였습니다.
앗! 팔이 그렇게 많으며, 부처님 머리카락이 작은 부처님으로 뒤덮인 불상도 첨이였습니다. ^^;
목조로된 대웅전도 첨 이군여.
목조로 된 것도 멋스러웠구여, 잘 정돈된 절내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동백꽃 벚꽃 산수유 등등 없는 나무도 없이 예쁜 정원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꽃은 제대로 피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커서 다 볼 수도 없었고, 전날 잠깐 잠깐 졸듯이 잔 덕에 피곤하기도 하여 수십여개의 암자를 보는 것은 포기했습니다.
숙소도 갈겸 가는 길에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로지르는 화개장터를 거치기로 했습니다. 가길 다행이었습니다. 앙상한 벚꽃에 다시 한 번 실망을 금치 못했던 우린 남쪽으로 향할 수록 터널처럼 늘어진 벚꽃 나무들에 취해 피곤함도 잊을 지경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고대하던 무주리조트는 엄청나게 넓지만, 엄청나게 불친절하며 불편한 시스템에 놀라워하며 신나게 욕하며 하루를 마감했습니다.
봄 꽃 구경 하시는 분들 다음주 쯤 나들이 가신다면 만개한 꽃들의 향연을 보실 수 있지 않으실까 싶습니다.
절 좋아하시는 분들도 꼭 전라도의 절들을 방문해 보시길 권합니다.
개심사가 교회로 치면 개척교와 같다면 화엄사나 천은사는 순복음 교회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a;;
더 자세히 사진과 곁들여 먼가 여행 가이드의 냄새를 풍기며 쓰고 싶었지만 노곤한 심신이 허락치 않아 주절주절 떠들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