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그리고 고향생각

글쓴이 치자

등록일 2003-03-11 13:33

조회수 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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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도 졸리울것 같은 한낮입니다
따스한 봄볕이 내리 쏘이니
공연히 마음이 설레이는 게 아무래도 봄바람인가 싶네요^^

이맘때면 고향의 논밭엔 파릇파릇한 봄나물이 돋아나와
조그만 바구니와 창칼이라 불리는 작은 손칼을 챙겨들고
이웃집 순자를 불러내서 나물캐러 다니던 생각이 나는군요

공심이골이라는 골짝에 가면 작은 연못도 있고
살구나무가 있는 외딴집도 있고
그 앞에 있는 논둑, 밭둑엔
쑥이랑 냉이 꽃다지 국수쟁이 씀바귀 벌금다지 돌미나리같은
봄나물이 지천으로 널려있었어요

어린 쑥은 국도 끓여먹고 쌀가루에 버무려 쑥버무리도 해먹고
꽃다지나 국수쟁이는 된장을 살짝 풀어 국을끓이면 아주 구수하지요
씀바귀는 살짝 데쳐 고추장에 무쳐먹고
벌금다지나 돌미나리는 무생채와 같이 겉절이를 해서 먹으면 맛있어요

나물캐러 간다고 나가서 반은 놀고 해가 설핏해지면
그제서야 맘이 급해 정신없이 돌아오는길에
농업학교앞산에 옛날 육이오 전쟁때 뚫어놓았다는
커다란 방공호 앞을 지나오려면 얼마나 무섭든지~~
시커먼 굴속에서 금방 누가 잡으러 나오는것 같아서
두눈을 꼭 감고 뛰었든 생각이 나네요

예전엔 거지들이 많아서 그 굴속에서 밥을 해먹으며
살기도 했었거든요

지금은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서서 고향의 맛을 잃어버렸지만
해마다 이렇게 봄볕이 따스한 날이면
혼자 고향생각을 하며 옛날을 그리워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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