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터 이름을 지을 때..다소 고민했었다.
20대는 여전히 톡톡 튀니깐, 톡톡이라고 하고...
30대는 그래도 꿈이 남아 있으니 꿈의 궁전이라고 하자.
그럼 40대는 뭐라 하지? 나는 아직 40대를 경험하지 못했지만
왠지 내게는 40대가 우울하고 빈둥지 증후군을 앓고 있지나 앓을까
이런 착각을 했었다. 아, 물론 착각이었다.
문은 님이 "얘야 40대는 여자로서는 황금기야. 2,30대의 조급함에서
조금 벗어나서 세상을 넓게 볼 수 있고 자식들도 크고..."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어쨌거나 문은 언니의 이야기에...고개를 끄덕이며
40대는 골드라인으로 정해졌다.
그럼, 50대는 아...나는 50대가 되면 무엇이든 어떤 일이든 품어 낼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래서 인생의 향기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50대는 그래서 삶의 향기방이 되었다.
어쨌거나 기억나지는 않지만 모임터가 하나둘씩 생겨나고 날마다 폭탄처럼 터져 버려서 내 애간장을 녹이곤 하던 채팅룸에서 정팅을 하는 모임도 늘어가면서 급기야 오프라인 모임도 활성화 되기 시작했는데...정신없이 사는 터에 모임터가 정모를 한다고 해서 가볼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향기방 식구들이 정모를 한단다.
덕수궁 골목길 옆에 있는 카페에서 정모를 한다는 이야기에 문은 언니와 헉헉거리며 간 곳에서 나는 그동안 숱하게 다녔던 어떤 오프라인 모임보다 더 어색하게 인사를 했는데, 도저히 이분이 저분같고 저분이 이분같은 그런 상황이 쑥스럽기만 했다.
방이름이 향기방이라 그런가...마마님들 아이디도 모두 꽃이름이었다. 방장님은 먼길이라 오지 못하셨지만 창포님이시구, 치자님, 제비꽃님, 백합님, 라일락님...더 이상은 기억못하나 보다. 그런데 참 이상했다. 제비꽃님은 날렵하신 모습인데도(세련된 모습이...^^; 갸날픈 몸매와 함께) 제비꽃에게서 느낄 수 있는 그런 향취를 느끼게 했고, 백합님은 다소곳하게 한번씩 예쁘게 웃으시는 모습이 정말 백합꽃 같았다. 그런데...아, 그런데..그날 치자님이 오시긴 했는데...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끝나고 나오는 길에 다들 헤어지셨는데 아마 제비꽃님이 다른 분과 함께 더 놀다 가신다며 팔짱을 끼셨던가...그 모습이 인상적이었는게 그 분이 들풀님이셨던가, 치자님이셨는가...가물가물하다. 아참, 글고보니 들풀님도 오셨다. 내겐 들풀님의 단정한 모습과 말씀은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내가 들풀님의 이야기에 빠져들기 전에...나의 관심을 확 끄는 분이 있었으니...라일락님이셨다.
인터넷 왕초보셨던 라일락님이 1000원을 입금 시키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이메일 마케팅에 깜박 넘어가신 이야기며, 딸 시집보내고 냉장고에 들어가셨던 이야기며...나는 그때 아줌마 수다가 그렇게 재밌다는 걸 첨으로 알았다. MT때 야한 속옷으로 향기방 식구들을 넘어가게 만드시는 라일락님의 모습은 그때나 지금이나 그다지 변함 없어 보이는데 울 아들이 제일 재밌다는 개그콘서트도 라일락님이 천연덕스럽게 말씀하시는 걸 보면 꼬랑지 끝에도 못 따라온다. 라일락님은 웃음 바이러스다.
그날 참석하셨던 향기방 식구들 가운데 들풀님을 제외하면 대부분 인터넷 왕초보였는데 날마다 일취월장하시더니, 이제는 게시판을 가장 예쁜 꽃밭으로 만들며, 우애를 과시한다.
사주대에는 시끌법석하고 열기가 넘치는 방이 많았는데 그 가운데 소리소문없이 또는 와장창창 내 속을 뒤집어 놓으면서까지 사라진 방이 많지만 지금까지 변함없이 소곤소곤, 우하하하, 룰루랄라....즐겁고 행복한 방이 향기방이다.
항상 조용히 여기저기 후배들을 다독거려주고 용기를 주는 분들도 향기방 마마님들. 항상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