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는 출퇴근의 반복속에 맞이한 주말.
주말엔 머도 하고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야지.
풋...
5일근무의 여유를 지닌 그가 끓여 놓은 대구탕과 밥을 이 다음에도 줄창 얻어먹을 요량으로 갖은 오바와 화려한 수식어로 정신을 흐리게 만들고, 밷어 놓은 말의 실천을 위해 졸린 눈을 부릅떠가며, 꾸역 꾸역 밥 두 그릇을 먹어 줬다.ㅡ.ㅜ
사기충천한 그.
신나는 얼굴로 설겆이 하는 모습을 뒤로 하고, 난 깊은 잠에 빠져버렸다.
몇 시간이 흘렀을까...
억지스레 떠진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저녁8시가 다되어가고 있는 시계와 온통 깜깜한 방에 브라운관의 빛과 조용히 TV를 응시하는 그 였다.
그의 뒷모습이 웬지 낯설게 느껴졌다.
우리가 함께한 시간이 쌓인 만큼 그와 관계된 모든 것들이 내게 일상과 같아져 버렸던 걸까.
내 지친 몸을 안아주는 침대와 늘 내가 놓은 자리에 놓여 있는 가구들처럼 ...
달력을 들어 그와의 만남을 세어 보았다.
500일 이네....
서로가 특별한 존재가 된 순간부터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만나온 우리의 시간이 500일이 되었다.
많이 배려하고, 그를 기쁘게 하기 위해 준비하고, 늘 고마워하고 미안해 했던 나는 대체 어디로 가버린 걸까.
늘 말없이 기다려주고, 참아주는 그를 내가 너무 외롭게 만든건 아닐까 맘 한구석이 짜해짐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