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만난 한 꼬마녀석의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제 또래보다 얼굴도
작고, 몸무게도 가벼울 것 같은 이 녀석이 날 쳐다보며 웃는 모습이 너무
이뻤기 때문입니다. 애들 이름 한번 제대로 기억을 못하는데..
몬 늦바람인지...이상하게 애들이 눈에 들어오고 이뻐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이 엄마는 아이 달고 와서 무슨 말이나 제대로 들었는지....
한번도 울지 않다가 "너 떼도 안쓰고 잘 노는구나" 했더니 그 말이 끝나기가
민망하기스리 울고 떼쓰는 아이때문에 더 당황해 하다가(제가 틀림없이
당황스럽게 만들었겠죠.^^;) 인사도 제대로 못 나누고 헤어졌습니다.
어젠 행사에서 만난 어떤 애 엄마가 제 두아이들을 보더니
엄마 손이 덜 갔을 텐데..애들이 제대로 컸다라고 해서 웃었습니다.
"애들은 엄마가 키우는게 아니라 자기 혼자 크는거야요."라고
말했지만, 우리 아이들은 요 앞에 말했던 그 이쁜 녀석처럼
떼쓰고 엄마 난처하게 만들기보다는 엄마 얼굴 구경한적도 적었겠죠.
그래서 아이들이 뭔가 부족해보이면 혹시라도 엄마가 많이 놀아주지
못해서, 또는 함께 있어준 시간이 적어서 그런 것은 아닌가라는 자책이
들 때가 많은데...
며칠전인가...밖에서 아들놈을 보니깐 손톱 밑은 때가 끼여 까맣고
바지는 엉덩이에 걸치고 온 동네를 질질 끌고 다닌 바지 밑단은 축축히 젖어 있었습니다.
"니가 좋아하는 여자친구는 있니? 이러고 다니면 너 좋아하는 여자친구는
한명도 없겠다. 손톱에 때끼고 바지 하나 제대로 못 입는 남학생은 정말 매력없을거야."라고 했더니
아들왈
"내가 좋아하는 애는 없는데. 나를 좋아하는 여자친구가 있는 지는 잘 모르겠어. 열길 물길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대잖아."
어릴 때 속담책을 너무 많이 읽더니...말끝마다 속담이 튀어나옵니다.
우쨌거나 세상을 울 아들처럼 살면 참 행복해질거 같죠. ^^;
아들이 일기장에 "오늘 학교에 일찍 가야해서 일찍 일었났다. 그런데 시간이 자동차보다 더 빠르게 가버려서 학교에 늦게 갔다."라고 썼더군요.
다른 부분이 틀려서 이건 좀 이렇게 바꿔서 써보는게 좋다고 했더니...
일기를 다시 쓰면서 "시간이 물보다 더 빠르게 가버려서 학교에 늦게 갔다."라고 고쳐 썼습니다. 아들한테는 자동차보다 물이 더 빠른가봅니다.
자동차든 물이든 내가 아이들을 키운 세월이 그렇듯 빨랐던 것 같습니다. 두 아일 키울 때 저는 아이들이 제가 좀 한가해질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 주면 좋겠다 싶었는데 옆사람은 항상 시루에서 콩나물 크듯이 쑥쑥 자라라..라고 날마다 주문을 외우더니 콩나물 자라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커버렸습니다.
아이 엄마들 보면 조금만 참으라고, 아니 그 시간은 우리 인생에서 얼마되지 않는다고 말한다면 어른들은 또 그런 절 보면서 웃으실겝니다.
요즘, 제가 글을 자주 씁니다. 왜냐구요. 글쓰는 법을 잊어버린 것 같아서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것을 제대로 타인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걸 못하는 것 같아서 하루에 한꼭지씩 꼭 게시판에 쓰기로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