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허준이를 믿는다.
뉘집에서 나왔는지 새콤달콤한 매실차가 대령해있구나.
암튼 아짐들 먹는거라면 누가 불러내지않아도 다들 알아서오는거 보면 참 신기할정도다.
"매실차가 참좋다. 언제 담궜어?"
어느 아짐이 매실차의 주인에게 인사차 묻는말이다.
"응,,,4개월전에...."
"엥? 근데 벌써 걸러내브러?" 이건 나의 질문이다.(이건 인사차가 아니고 정말로 궁금해서 묻는거다.)
"에구..무슨말씀을요...과일주나 매실은요...3개월후에 걸러내서 다른용기에 담아둬야 해요. 그렇지않음 다 버려요."
'머시라?........3개월후라?...........'
실은 바쁜일도 없다.
그렇다고 꼭 해야할일도없다.
아짐들과 함께 섞여 수다떠는게 신나고 더 재미있다.
하지만 난 돌아서야한다.
괜히 바쁜척 ..뭔가 할일이 있는척 하면서....
"으메..난 가야것다.....깜박잊고 울 신랑이 시킨거 잊어브렀당게...먼저 갈건게 다들 잼있게 놀다들 가슈"
부리나케 튀어서 엘레베이터를 잡았다.
엘레베이터 거울속에 비친 내모습에 한없는 조소를 보낸다.
"에구..이 모질이...도대체 니가 할수있는 일이 뭐냐? 쯧쯧쯧~~~"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뒷베란다로 달렷다.
우쒸~~~
TV에서 허준이 한창 방영할때 허준이가 갈켜줫다. 분명...매실이 좋다고...
한데 난 그후로도 매실을 담그지못했다.
그땐 사이버주부대학에서 서투른 자판두들기며 늦은밤까지 채팅하느라 그랬고, 그 다음해엔 깜박잊어버려서 그랬고....그러다보니 매실에 대한 관심도 조차도 낮은 %로....올 4월인가 울 가족, 마트에 갔다가 시퍼런 매실알들을 보고 갑자기 필이 팍 꽂혀서 늦은 매실을 담근것이다.
1:1=매실:설탕.
그걸 꼭 지키느라 애궂은 설탕만 집어넣다 빼냇다를 수차례.
지금생각하니 참 멍청하기 그지없다.
설탕쬐끔 더 넣는다고 매실이 뭐 꿀될까?(실은 자신이없어서 정확도를 기여하기위해서 라는게 더 맞는말일것이다....그래야 나중에 잘못되면 허준이라도 탓할게 아닌가? 흐흐흐흐ㅡㅡㅡㅡㅡ)
한데 그 매실을 3개월이 지나면 걸러내야한다니....어짜슬꼬....(가만계산해보니 우리집 매실은4개월째 접어들고있다. 그렇담 이것도 실패인가?)
6kg가까이되는 매실통을 불끈들어 체에 들들들 부어버렸다.
거의 매실통이 바닥이 드러날 무렵...
아뿔사!!! 이런 괴변이 있나?
매실엑기스는 끈적임이라고는 하나도없이 줄줄줄 잘도 부어지더구나.
매실알 한알을 잡아 눌러보니 탱글탱글하니 첨과 거의 다를바없고...
흐미..바닥에 보이는 하얀 물체들은 또 다 머시다냐?
설탕은 채 녹지않아 바닥에 그대로 널부러져있네...
이것이 매실 엑기스맞나??????
아닌데...꿀처럼 무지 끈적엿는데....
그리고 알멩이들은 늙은 아짐 젓가슴마냥 쭈글쭈글하니 보기에도 흉하드만....
아따...근게 혹시 여기다 꿀을 넣는건가?
아닐것이여....그럼 설탕은 왜 안녹고 밑에 다 누워있는거여....
흐미...머리아픈그.....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지는게 쥐 나블것만같다.
김치사건때문에 자존심 허버상하지만 별수없다.
띠리링~~~
"엄마..내가 매실담궛잖아? 4월달에...근데 오늘 이웃집 살림잘하게 생긴 아짐이 그런디 그런건 3개월후에 걸러내서 다른용기에 담아야한다데...3개월 지나믄 다된거라고....근디 우리집 매실이 쬐매 수상하당께...내가 매실을 잘못샀는가벼"
"머시 그래야? 뭔3개월만에 걸러낸다냐? 그런게 법으로 나와있데? 오래둘수록 좋지...니가 담근매실이 어떤디?"
"응..매실차처럼 주루룩 흘러내리고 알멩이는 탱글탱글하고 밑엔 설탕이 녹지않고 그대로있당께.... 하긴 그래...지금 곰곰히 생각해보니 허준이도 3개월이란 말은 언급도안하드라...*^^*
글고 된장, 고추장,간장같은것도 오래 묵은것이 더 맛있는디....고것도 같은 원리인디...왜...3개월 넘으면 안된다는거여........"
"이그메...저 푼수! 저것을 어따 써먹을꼬. 잉? 열어봐서 아니다 싶음 그대로 두지 뭣하러 줄줄 부어브렀냐? 다른것은 고집도 잘부려서 다 버려놓드만 어찌 그것은 또 바로 따라해브렀다냐? 얼른 다시 담어.. 글고 딱 잊어블고 있어라 아가 잉? 아직도 당당 멀어브럿은께....쯧쯧쯧.....에구 우리막내는 엄마 죽으면 관앞에서 엉엉 움시롱 엄마 김치 담궈주고가...간장,된장,고추장 담궈주고가 함시롱 울것이다."
우쒸~~~
하긴 뭐 엄마말대로 과일주나 매실은3개월후에 걸러내라는 법이 있냐?
확..내가 인터넷에서 찾아갖고 그런 법만없음 지는 나 한티 뒈졌다.
나쁜뇬.....지가 살림을 잘하믄 얼마나 잘혀!
남의 매실농사 다 망쳐블고......
앙앙앙~~~ 내 매실~~~~~
이번엔 속이 환히 보이는 유리병속에다 쏟아놧던 매실들을 다시 담았다.
혹시나 오늘같은 사태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또 뉘가 그런말 하믄 이런일을 또 벌일것만 같아 자신이없어서...(건망증도 장난이 아니라서....원~~~)
쏟아놨던 매실들을 다시 부으려니 눈물이 나올것만 같아 무지 힘들었다.
사람들은 참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렇게 공개게시판에 생활일기를 쓰는이유는 쪽팔림으로 두번다시 이런 실수를 안하고파 하는건데......
살림잘하는 어느 아짐들은, 마흔이된 어설픈 주부의 실패담을 보고 오늘도 또 소리내 웃것제? 그것도 배꼽이 빠지도록......
아~~~ 정말 슬프다.
이러다 훗날 며느리앞에서도 쪽팔림을 당하는건 아닌지....두렵다.
푸하하하하하~~~~~
그래도 이젠 김치 하나만큼은 당당하게 담글수있지 않은가?
(포기배추 김치는 빼고...물론 물 김치도...파 김치도....그외 기타등등 김치도...)
아마 김치 못담그는 사람들도 수두룩 빡빡할걸?????
아젠 나도 그런사람들 때문에 웃을수있다. *^^*
어떻게?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