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진정한 친구를 만나기 어렵다고들 하던데, 저는 나이 스물여덟에 저에게 늘 신선한 자극과 에너지를 나누어주는 감성이 감당 못할정도로 풍부한 친구를 만났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25일날 미국으로 유학을 간다고 하네요. 한국에서 석사를 마치고 미국에서 박사과정부터 시작하는 것이 어지간히 힘들다고하던데... 그 친구는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학교에서 주는 제법 괜찮은 장학금까지 받으면서 박사과정을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에고... 그 친구에게는 정말 잘 된 일이구...같은 서울 바닥에 살면서도 그닥 자주 연락을 하지 못했지만, 막상 이 곳을 떠난다고 하니 벌써부터 섭섭한 마음으로 우울해집니다.
얼마전에 그 친구를 만났을 때는 새로 박은 제 명함을 손에 쥐어 주었답니다. 그 친구가 없었다면, 아마 만들지 못했을 명함이라서요. 제가 결혼을 하고 서울을 떠나 홀연히 부산으로 내려갈때... 그 친구가 '평범한 아줌마로 망가지면 죽여버리겠다' 고 했답니다.^^ 그때 동네 아줌마들 모다놓고 신문이라도 만들라고 하더라구요. 그때 제 입에서 순간적으로 튀어나온 말이 '그래 이 년아, 벌써 신문 이름도 만들어 놓았다. 아줌마 함성... 아함... 이라고.' 아함이라는 이름이 가지런히 박힌 명함을 주면서 그 이야기를 했더니 그 친구는 그저 히죽 웃고말더라구요.
이제는, 모진 결심하고 이 곳을 떠나는 친구에게 '여기서 하던대로 술마시고 놀기만 하면 당장 가서 죽여버리겠다고'고 제가 말할 차례입니다. 물론 자존심 강하고 책임감 무거운 그 친구는 어디든 가서 독립운동 하듯 투쟁적으로 공부하고 살아남을 것을 믿습니다.
처음 그 친구를 만났을 때 '와... 이렇게 맘이 맞는 친구를 이제사 만났을까'하고 홀로 보냈던 시간들이 무척 아쉬웠는데... 지금도 떠나기 전에 허덕허덕 살아가는 저의 삶의 모양새때문에 친구와 영화 한편, 맥주 한잔 하면서 걸쭉한 수다를 풀어내지 못해 무척 아쉽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