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맹 넷맹 벗은 마흔 일곱살

글쓴이 미나리

등록일 2002-06-05 10:45

조회수 4,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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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주부대학의 개편을 축하드립니다!
흠...나이는...마흔의 절반을 넘은 잔나비띠 랍니다.
제가 사주대(사이버주부대학)와 인연을 맺은지 어언 1년6개월 된것 같습니다.

밀레니엄 해에 아들이 대학을 입학 했을때 입니다
아들이 대학을 들어가서
신나게 자기 생활을 하며 얼굴이 활짝 펴지는것 만큼
엄마인 저의 모습은 자꾸 작아지고 왜 사나를 연발하며
모든것에 의미와 애착이 없었답니다.

그러던 2000년 12월 어느날~
울집에 들어온지 10년이나 된 컴퓨터를 켜지도 끄지도 못하나 싶은게~
아들에게 끄고 켜는걸 배웠답니다.
그런데 키보드가 문제더랍니다
예전에 타자를 쳐 봤지만
이미 많은 시간이 흐른뒤라 손가락은 굳을대로 굳어서
답답해서 컴퓨터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에이! 열받어 ~!
이거 허구 헌날 타자 연습해도 재미도 없고
속도도 안늘고 왕짜증에 답답해서 창문 넘어 하늘만 쳐다 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딸래미가 학교가면서 엄마 채팅하면 속도가 늘어요 하더군여
그래 옳커니 그거 해보자~

애들이 즐겨 찾기에 올려 둔
어느 채팅 사이트를 들어 갔더니 방제목이 요상한게 많드라구여
전 들어 갈데가 없어서 여기 저기 살펴 보다가
"이반의 방 아무나 오세요"그방을 선택하고 들어 갔다.
독수리 타법으로 더듬 더듬 왕초보라고 인사하고
무슨 얘기 하는 방이냐고 했더니 동성애 방이랍니다.
으윽~~~ 하고 놀랄수도 없고 몰라서 미안타고 얼렁 나왔답니다.
그때 손에선 땀이 삐질질 나고...휴~

대기실에 나와서 있으니
비슷한 나이의 남자분들 쪽지가 왜그리 쏟아지던지~
에구 아줌마 하나 들어 왔다고 난리드라구여...ㅎㅎ
허참 이런 남자들때문에 키보드 연습이고 머구 못하겠드라구여~
그냥 거절 버튼만 팍팍 누르고 있는데
어느 주부가 나에게 여기 왜 왔냐고 묻길레
"키보드 연습삼아 채팅할라고 했더니 갈데가 없네여" 했더니
그분 왈~
그곳엔 아줌마들만 있어서 좋다고 사이버 주부대학하고 다른사이트 소개 해주드라구여
그래서 다음날 애들이 학교만 가면 채팅룸에 들어가
두두두...다다다...왕초보입니다~ 이게 인사였습니다.

같은 왕초보 만나면 얼마나 반갑던지
그때 만났던 사람들을 지금도 못 잊는답니다.
같이 컴퓨터 사용하는거 물어보고 배우고
아줌마 수준에 맞추어 서로 가르쳐주니 너무 좋았구여.
채팅방에서 음악이나 그림이 올라오면
전 대단한걸 보는거 마냥 입이 쪄~억 벌어졌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어느날 아들에게 컴퓨터 그림은 어케 그리는거냐고 물었다.
"엄마 그것 좀 가르쳐 줘라 어릴적 원래 그림공부 하고 싶었단 말이야"
아들왈
"아이 엄마두...혼자 해봐여 컴퓨터 부서지던 말던 해보세요" 하는데
왜그리 서운하던지...(뒤에서 아들한데 눙알 홀기고 있었져)
나는 자식들이 애지 중지 하는거라 바탕아이콘도 함부로 건드리지도 못하고
겁이 나서 조바심하며 눌러 보까 말까 했는데...
그래 두고봐라~ 엄마라고 못할쏘냐~
엄마가 망가뜨렸다고 머라카지 마라~! 엄포 아닌 엄포를 놨지만
그래도 겁없이 들쑤실수 없었습니다.
역시 난 나약한 대한민국의 아점마였고 엄마였습니다.(아줌마는 강하다고 했는데...)

그래서 사이버 주부 대학이겠다.
뭔가 배울것 있겠지 싶어 뒤적이니
포토샵으로 그림도 그리고 가족 앨범도 만들수 있다는 무료강의 코너가 있었다.
무조건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포토샵이란 프로그램이 있어야 하는건지도 모르고 들어 갔는데
강의안을 읽어보고 따라하고 과제 올리라는데
어디서 만드는지 어케 하는지 알수가 있어야지요.

또 아들 볶았더니
우리 컴에 깔려 있는것이니 마우스로 더블 클릭 하면 실행 된다나요
그래서 제가 "얘 머가 실행 되는건데" 했더니
아들이 "아참~ 엄마때문에 미쳐" 이러드라구여
아들 구찮게 해서 구박 받다 못해
겨우 한달간의 무료반 대충 어리버리하게 마쳤답니다

두려움을 안고 유료 중급반을 들어가서
강의료 냈으니 돈 생각해서 열심히 하자로 버티었답니다.
이번엔 딸래미 남자친구까지 동원하고
무료반 윈도우 인터넷 나모까지 가입해서 보조지식을 얻어가며
버티는게 아니라 거의 포토샵에 중독되어 있을만큼이나 배움에 푸욱 빠졌답니다.
지금은 플래쉬랑 일러도 다루고 어엿한 홈피도 하나 있답니다.

컴 질문만 하면 티격 태격하던 아들이 지금은 군복부 중인데 휴가와서
"엄마! 많이 늘었네 플래쉬는 내가 배워야겠네요" 그러드라구여~
하하! 배워보니 별거 아니더라구여
모를때는 그게 왜그리도 한없이 높아만 보이던지...
지금은 남편이 필요로 하는 문서도 꾸며주고 아들딸 집에 없어도
제힘으로 컴퓨터를 사용할수 있다는게 너무 좋답니다.

채팅사이트에서 만난 그 주부가 아니었으면 전 컴퓨터 포기 했을겁니다.
지금은 군대간 아들에게 그럽니다.
"넌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만진 실력이 그것밖에 안되냐!"
나에게 있어서는 사이버주부대학의 만남이 소중한 인연입니다.
지금도 구상중입니다.
무얼 배울까....? 무얼 배워서 정보시대에 더 가까이 다가 갈까?
가끔은 죽은척 낮은자세로 포복도 하고 그러지만
또 배우고 싶은 의욕이 살아 나겠지요~ 아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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