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편을 마저 못 끝냈는데...
상당한 조회수를 기록하야...그 후편을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점심 허벌나게 먹고 난 후의 배부름을 감당하지 못하야...
게시판에 글을 쓰게 됐습니다. ^^;
그러니깐...
나의 증상이란게..
밖에 나가서...사무실에 전화를 해서 물어봅니다.
심심녀 : 혹시 전화온데 있어요?
상대방 : 없는디요.
가끔 핸드폰으로 전화가 오면 단박에 알아차랍니다.
저거이 틀림없이 아들넘이야. 그럼,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 목소리..
"엄마~~~"
비처럼 쏟아지는 노란 낙엽을 찾아 10월이 되자 마자..
점심때마다 삼청동을 무려 세번이나 다녀왔습니다.
그때마다 왜 낙엽은 보이지 않는기야...계속 투덜거렸습니다.
예전엔...하루에 한두번 열어보던 메일박스를 요즘따라..
자주 클릭해봅니다. 시간 날 때마다..
헉..무지 주르르륵 쌓입니다.
예전엔...모두 사람이름이드니..요즘 모두 몬 사이트 이름들뿐입니다. 게다가 사주대 게시판에서 이름 긁어 보낸다는 메일을 보면 머리 꼭지가 열불나게 돕니다. 전화해서 한판 하고....^^;
모처럼, 점심식사 시간에...나갔다가...같이 사는 사람(?)에게
전화를 했더니..안받습니다. 핸드폰으로 전화를 해도
안받습니다. 생각해보니...이 핸드폰은 아들 손에 있을 때나
통화가 되는 그런 핸드폰이었습니다.
밥 묵고 들어와서 그 핸드폰은 왜 가지고 다니냐고 물었더니
왈, "전화를 받으려고 갖고 있는게 아니라 할려고 갖고
있는거야."라고 당당히 말합니다. ㅜ.ㅜ
요즘, 심심합니다. 사는 게 심심한게 아니라...
절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없는 거 같아서요.
저 여자는 항상 바쁘니깐..또는 저 여자는 항상 정신없으니깐..
저 여자는 연락해도 제대로 말하기도 어려우니깐...
수 많은 말들을 줄줄이 이어 붙여도..
결론은 딱 하나...에고..뿌린게 있어야지...라는 겁니다.
투덜투덜...
계속 투덜 투덜...
그러다가..남한산성을 다녀왔는데..
남한산성에 같이 갔던 님들이 산등성이를 바라보면서
자꾸 절경이라고 하셨습니다. 색색들이 빨갛고 노랗고..
그 사이 전 둘째 딸에게(큰넘은 이미 이런 말을 듣고 감동받기엔
넘 나이가 들어버려서) 나무는 꼭 초록색만 있는게 아니야..
라고 했답니다. 뭔가 아이에게 늘 가르쳐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진 엄마인가 봅니다.
어쨌거나...아이는 행복해 하고, 엄마는 눈에 아무 것도 들어오지
않아 강팍해진 자신의 심정을 바라보면서, 내게도 낙엽만 굴러가도
까르르르 웃던 사춘기 소녀 시절도 있었고...비처럼 쏟아지는
노란 은행 잎을 바라보며...청춘을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고..
애써...나름대로의 감성을 찾아보려고 노력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멍멍하기만 한...지금 상태가..
쓸쓸해지기도 하고, 재미 없어지기도 하고...
그런데...울 딸이...자기는 우리 가족이 너무 좋다고...했다네요.
그 말을 제 귀로 다 듣지 못해서 아쉽기는 하지만..
엄마아빠의 빈자리를 크게 느끼지 않고 커가는 아이들 모습을
확인하는 순간..그래도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어젯밤에...늦게 집에 들어가..잠 안자고 눈 말똥말똥 거리는 딸 아이를 보듬고..뒹굴뒹굴...애고 너무 행복하여라..
아침에 못 일어나는 딸을 보듬고 또 뒹굴뒹굴...늦잠자는 모녀를
어떻게든 깨워보겠다는 부자의 성화에도 아랑곳 않고 뒹굴뒹굴...
그 새 아이는 많이 커서..품 안에 넣어도 다 차지 않더니..
벌써 내 품안에 가득찹니다.
누군가 자꾸 아이들은 인생의 짐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아직은 짐이라기 보다는 제게 아이들은
기쁨이고 인생의 꽃이인 것 같더이다.
낙엽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도 더 쓸쓸해지지 않고,
누군가 나에게 관심을 갖지 않아도 아이들에게 더 큰 사랑을
받고 있어서..행복했습니다.
올해는..제게 좀 더 많은 마음의 여유가 있어서..
다른 사람들과 이 행복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간절하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