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멋에 산다

글쓴이 만석

등록일 2001-08-03 12:23

조회수 14,442

글자확대 글자축소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네이버밴드 페이스북 트위터
먹기 좋은 처가 댁, 놀기 좋은 외가 댁이라했겠다?우리의 선조들은 어쩌면 이리 적절하고 합당한 말씀만 남겨 놓으셨을꼬. 오늘 그 외삼촌 내외 분이 다녀가셨다. 시어머님의 생신 날 중요한 일이 있어 미리 다녀가시는 거란다.

문제는 그 외삼촌이 시댁의 외삼촌이라는 데에 있다. 듣기에도 말하기에도 끔찍하다는 시댁의 외삼촌. 시어머님이 끔찍하게 생각하시는 유일한 남동생이라는 말이다.

위치의 어려움을 무게로 달아도 묵직하고, 그저 바라보기에도 근엄한 분이시다.게다가 교장선생님으로 다년 간 계셔서, 그 자세에서도 한 마디의 말씨에서도 근엄한 분위기는 어쩔 수 없다. 비록 단신의 체구지만(죄송^^). 그래서 보통의 사람들은 쉽게 근접하기를 어려워하는 분이시다.

그런데 이 돼 먹지 못한 조카며느리는 그 <보통의 사람>들과는 다르니 어쩔꼬. 두 분 면전에서 되지도 않는 말을 많이 하고, 게다가 하지 않아도 좋을 말까지 쏟아냈으니 과관이다. 들어주는 외삼촌이나 외삼촌 댁의 포용력을 믿었기 때문이었을까?

두 분을 배웅하고 대문을 들어서기도 전에, 나는 오늘의 수다를 후회한다. 좀 더 점잖은 조카며느리로 보였어야 했음을 후회한다는 게다. 두 분께서 차에 오르신 뒤 댁으로 가는 동안, 내 돼 먹지 못함을 꾸짖으며 아마 내 말을 많이 하셨을 것 같다. 지금 내 귀가 간지러우니 말이다.

두 분에게도 그러셨겠지만 잘 알아 듣지 못 하시는 시어머님께서도,
"저 것이 그 동안 나하고 못 다한 말을, 시방 죄다 뱉는 갑네?"하셨겠다. 그렇지 않아도 요새 당신과의 대화가 적다고 투정이셨으니 말이다.

동생과 긴 회포 풀 것을 방해했다고 시어머님이 속으로 나무라지는 않으셨까?
"엄니~.외삼촌만 뵈믄 어리냥이 부리고 싶은디, 워쩐데유? <착각은 자유>라는 아이들의 말을 빌리자면, 외삼촌 내외께서도 나를 아주 많이 예뻐하신다고 믿고 싶은디요, 엄니?!"

엄니의 소리 없는 함성이 들린다.
"그려~. 니 잘 났어야."
크크크. 그래도 오늘은 엄니의 함성이 듣기에 썩 좋다.

마이 페이지 > 스크랩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소중한 글에 감사 댓글 남겨주세요.

 담기 인쇄   답글 목록 글쓰기


글수 글수(36,679 )
쓰기
번호 제목 글쓴이등록일조회수
11914   천선아니~~~임!!!! 라일락2001-08-0511809
    Re: 라이일라아악님.... 천선아2001-08-0611170
11913   마음은 미쓰 몸은 아줌마 가을이2001-08-0511409
    여인천하에게 가을이2001-08-0911260
    Re: 마음은 미쓰 몸은 아줌마 여인천하..2001-08-0711905
11912   선아님~~추카드려요(늦게나마)^*^ 김파도2001-08-0412807
    Re: 파도님...제가 못받았는데요... 천선아2001-08-0412532
11911   천선아님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세실2001-08-0412684
    Re: 오마나 오마나...성혼씩은 잘하셨남요. 천선아2001-08-0413176
    오마나 오마나... 허브2001-08-0412246
    Re: 세실님...감사혀요.. 천선아2001-08-0412255
    Re: 선아님 저도 축하 드립니다. 천선아2001-08-0412303
    Re: 앞으론 취미생활은 그만 할라고 하는디요... 천선아2001-08-0412921
    Re: 저, 생신씩은 아니었구요...^^; 천선아2001-08-0412820
    Re: 천선아님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아시나요..2001-08-0412820
    Re: 생일 축하합니다. 향이2001-08-0412518
    선아님 저도 축하 드립니다. 희망2001-08-0413226
11910   허브님 왈 "저, 내일 결혼식 해요." - 모두 축하해주세요. 천선아2001-08-0314126
    3333 11112002-05-2312143
    2222 11112002-05-2312512
    11111 11112002-05-2316714
    허브님.. 혼배성사 축하드려영~^^ 은비2001-08-0513512
    Re: 허거걱... 샘방식구..2001-08-0413192
    Re: 허브님 왈 "저, 내일 결혼식 해요." - 모두 축하해주세요. 미즈2001-08-0413923
    Re: 허브님 왈 "저, 내일 결혼식 해요." - 모두 축하해주세요. 동감2001-08-0414476
    허거걱... 허브2001-08-0412429
11909   같은주부대학의 존재의미는,,,,,,,,, 부산아이..2001-08-0315207
    Re: 같은주부대학의 존재의미는,,,,,,,,, 천선아2001-08-0313601
11908   [알림] 자유게시판이 소중한만남으로 문패를 바꾼 이유 천선아2001-08-0314766
11907   내 멋에 산다 2 만석2001-08-0314443
    안녕하세요. *^^* 파피루스..2004-11-1212331
쓰기
검색 목록보기


이벤트·체험단

기간 ~

쑥쑥플래닛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