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보다는 '배움'!
해피쿱투어 협동조합 정유진 이사장
열에 아홉.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을 비율로 따지면 대략 이 정도가 나온다. 인터파크투어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하반기 국내여행을 다녀올 계획이 있는가' 라는 질문에 긍정적인 응답을 한 비율은 92%에 달한다. 하지만 여행에 대한 높은 관심 별개로 여행 종류나 방법에 대한 인식은 제한적이다. '새로운 곳에 대한 구경'이란 여행에서 벗어나지 못하니, '국내 vs 해외', '친구 vs 연인 vs 혼자' 와 같은 것들만 고민한다. '누구와', '언제', '어디를' 여행할지 대신 '무엇을'이나 '어떻게'로 접근하면 여행은 정의가 달라진다.
'기업연수'와 '봉사캠프'를 기획하는 해피쿱투어 여행협동조합(이하 해피쿱투어)의 이야기를 들으면 이해가 쉽다. 협동과 도움 등의 가치와 따뜻한 배움으로 가득한 해피쿱투어의 프로그램은 여행에 대한 고정관념을 부순다. 해피쿱투어는 봉사와 체험, 교육 등을 넘나드는 여행 프로그램을 기획, 여행의 지평을 넓히는 중이다. 색다른 여행의 세계를 정유진 해피쿱투어 협동조합 대표로부터 들었다.
정유진 해피쿱투어 이사장.<사진=김가현 청년기자단6기>
Q. 해피쿱투어를 어떻게 설립하게 됐나?
여행사를 10년 정도 다녔다. 학회와 박람회를 전문으로 하는 작은 여행사였다. 당시 관광산업 환경은 작은 여행사들을 자립할 수 없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많은 여행사들이 자기 상품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대형 여행사의 하청업체 같은 느낌이다. '이 여행사들이 모이면 대형 여행사에 휘둘리지 않고 자립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13년 '해피브릿지 협동조합(이하 해피브릿지)'에서 연락이 왔다. 당시 해피브릿지는 스페인 협동조합인 '몬드라곤'과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여행 전문이 아닌 해피브릿지는 여행만을 맡을 전문가가 필요했는데 나와 인연이 닿았다. 해피쿱투어를 설립해 해피브릿지 여행 관련 업무를 도맡아 하게 됐다. 해피브릿지는 해피쿱투어 협동조합의 조합원이다. 해피쿱투어는 해피브릿지의 관계사라고 할 수 있다. 자회사라는 개념이 협동조합에는 없다.
ⓒ해피쿱투어
Q. 해피쿱투어의 조직 구성이 궁금하다. 소원하던 작은 여행사들이 힘을 합친 것인지?
아직은 아니다. 여러 사업자(여행사)들이 참여하는 협동조합은 '사업자협동조합'이고, 해피쿱투어도 이를 목표로 한다. 그러나 아직 해피쿱투어는 '직원협동조합'이다. 나를 비롯해 직원들, 해피브릿지, 여행에 관심 있는 해피브릿지 개별 직원 등 총 6명의 조합원이 있다. 앞으로 사업자를 모을 예정이다. 세상엔 별의별 여행이 다 있다. 예를 들어 신혼여행 상품만을 파는 여행사도 있고, 트래킹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여행사도 있다. 거기서 히말라야도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다양한 여행사를 조합원으로 참여시켜 사업자협동조합으로 확대해나가려 한다.
ⓒ해피쿱투어
ⓒ해피쿱투어
Q. 해피브릿지의 여행 업무를 전담한다면, 스페인 협동조합 '몬드라곤'의 여행 상품과 비슷할 것 같다. 사회적경제 기업을 위한 여행 프로그램을 맡는다고 하던데?
정확히 말하면 '사회적 기업 연수'다. 해피쿱투어가 다루는 여행은 사회적 기업 연수 프로그램이 70퍼센트, 봉사캠프가 20퍼센트, 그 외 개인 고객들이 필요로 할 만한 상품이 10퍼센트다. 사회적 기업 연수 프로그램은 앞서 말한 '몬드라곤' 협동조합과 MOU를 맺은 후속 상품이다. 홍보하지 않아도 고객들이 찾아 의뢰해오는 경우도 많다. 도시재생협동조합, 주택협동조합, 생활협동조합(한살림, 두레생협) 등 많은 사회적 기업이 우리 해피쿱투어를 통해 연수간다. 주로 일본에 많이 가는데, 일본에는 생활체육생협처럼 역사가 오래된 협동조합이 많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을 탐방하고, 모범 사례를 학습하며, 이를 기반으로 토론하는 활동 등이 일정 안에 포함돼 있다.
ⓒ해피쿱투어
ⓒ해피쿱투어
Q. '해피버드'라는 봉사 프로그램도 있다고 들었다.
도움이 필요한 국가들을 찾아가 봉사하는 '국제워크캠프'와 비슷한 브랜드라고 보면 된다. 우리가 직접 프로그램을 짜서 참가자들을모집하기도 하고, 이미 짜여있는 외국 프로그램에 고객을 연결해 주기도 한다. 제휴를 맺은 회사가 세계 도처에 있다. 우리가 참가자을 모아 보내면 그쪽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식이다. 반대로 각국(홍콩, 대만, 베트남 등)에서 참가자들을 보내 한국에서 여행을 진행하기도 한다. 한국에는 독거노인 분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하는 프로그램, DMZ 방문 프로그램 등이 있다. 특히 유럽에서 캠프가 많이 열린다. 집을 짓는 다거나, 도로를 닦는 봉사활동을 주로 한다.
ⓒ해피쿱투어
Q. 진행했던 여행 중, 기억에 남는 특별했던 것을 하나 소개해 주고 싶다면?
여러 가지가 있지만, 2015년 필리핀 나보타스 지역으로 다녀왔던 봉사캠프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나보타스 지역은 산으로 쫓겨난 원주민들이 자급자족의 형태로 살아가고 있는 곳이다. 빈민가라고 볼 수 있다. 캠프를 함께 갔던 학생들과 원주민들의 농장일을 돕고, 현지 아이들과 놀아주기도 했다. 당시 캠프에 참가했던 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해피쿱투어
Q. 주식회사와 협동조합에 다 계셔보았는데, 어떤 차이를 느꼈는지?
말 그대로 협동조합이라서 느끼는 차이다. 탑다운 방식 대신 민주적인 방식으로 운영하려고 한다. 조합원들이 협동조합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걸 가장 신경 쓴다. 사업자 협동조합이 되면 소소하지만, 편리한 부분들이 생긴다. 이를테면, 영수증 정리나 여권 정보 입력 자동화 등 고객들은 잘 모르는 업무적인 편리함이 있다. 현재는 규모가 작아 일일이 수작업으로 해야 한다. 여행사들의 참여가 늘어난다면, 공동구매를 통해 여행 항공권 등을 확보할 수도 있다. 규모가 커지면 이런 것들은 자연적으로 따라올 것으로 생각한다.
글. 김가현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 청년기자단 6기
사진. 김가현, 해피쿱투어 제공
※ 공식블로그에 있는 사례 기사는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에서
포스팅 주제에 맞게 선정해 취재한 것으로, 서울시의 공식 추천 협동조합은 아님을 밝힙니다.
출처: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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