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그렇습니다.
늙어가시는 부모님 썰렁하게 두고 돌아올 때
되게 안좋아요.
항상 용돈도 용돈답게 못드리면서..
10만원 봉투에 넣어가지고 가서
어머니 아버지가 행복해 보이시면 한 5만원만 드리고
어쩐지 기운없이 보인다 싶으면 10만원 다 드리고.
근데 5만원 남겨가지고올 때 기분이란?
서럽고 한심하고. 아프고.
정말 괴물이 된 기분이지요.
샤샤샥님의 글입니다.
> 오늘 아부지 생신이라 큰 맘이기도 하면서 당연한 짓을 하러 오랫만에 집으로 향했슴다.
> 빈손으로 갈 수 없어 집앞 화장품 가게를 찾던 중 크게 "1년맞이 빅세일"이란 커다란 문구를 향해 정신없이 걸어갔슴다.
> "50대 아저씨가 쓰는 스킨 로숀 주세여... 적당한 가격에서..ㅡ.ㅡ"
> 억지스런 미소가 부담스럽기만 한 점원 언니 제게 묻습니다.
> "어떤 분이 쓰실건데여?"
> ㅡ.ㅡ;;;;;
> -당근 아빠겠지 아무렴 50대 아저씨와 내가 원조교제할 나이인가..내가 어린 핏뎅이 걸어 원조교제한다해도 믿을 나이인데...쩝 -
> -그래도 겉으로 순진하게 싱긋 웃어보이며-
> "아빤데여" ^^;;
> "어머 ...아버님께는 좋은 거 해드려야지여..."
> 너무 놀란 나 두팔을 뻗어 고개까지 흔들며 아니예여를 연신 외쳤다.
> ㅡ.ㅡ;; -속마음이 나두 모르게 튀어나와 버렸다.-
> "적당한 걸루 주세여" ^^;;
> 32000원과 26000사이에서 난 과감히 26000짜리를 골랐다.
> "저건 너무 여자향 같네여" 그 것이 나의 궁색한 대답이었다.
> 덜레덜레 화장품을 들고 걸으며, 다시 한 번 굳게 다짐해본다.
> 자식 낳지 말아야지....
> 선물 받으신 울 아빠 스킨 하나만 사지 돈두 없는데 멀 이런걸 샀냐고 하신다.
> ㅡ.ㅡ;; 데따 미안하다.
> "근데 이게 무슨 향인지 아무 냄새도 안나네..."
> ㅡ.ㅡ.;;;
> - 이상하다. 아까 분명 좋은 냄새가 났는데, 쩝...-
>
> 오랫만에 온 내게 엄마는 어김없이 각 종 벌금용지와 고지서 과태료를 한아름 안겨주신다.ㅡ.ㅡ;;
> 이제 카드값 좀 갚아보나 했는데,....
> 하지만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 자동차 검사 기간이 자그만치 4달이 지났고, 검사를 받지 않으면 나오는 최고의 과태료 30만원도 이미 넘어버렸다는 사실이었다.
> ㅜ.ㅜ
> 최고액이 정해져있었길 망정이지 그나마 없었다면 어쩔뻔했단 말인가.,,
> 하지만 넘넘 괘씸하다.
> 공공기관이 무슨 사채놀이 하는데두 아니고 3일 초과마다 만원씩 추징되는 어처구니 없는 제도는 언 넘이 만들었을까...
> 석달에 가만히 앉아서 30만원...
> 욕나온다.
> 본의 아니게 엄마에게 짜증을 부렸다.
> 잘못의 원천은 내게 있었는데, 고지서 날라온거 말해주지 않았다고 길길이 날뛰었다. 아빠가 내줄테니 걱정하지 말고 기분풀고 가라는데, 여전히 화는 나지만 너무 죄송했다.
> 예전같으면 쏠랑 돈 받아 왔을텐데...차마 그럴수가 없었다.
> "그 돈은 머 하늘에서 떨어졌어?" 한 마디 내뱉고 참았다.
> 가득이나 국가와 공공기관에 불신만 커져가는 판에 쓸데없이 세금받쳤다고 생각하니 울화가 치밀었던거지 머...
> 엄마가 음식을 싸주시는데두 차도 안갖고 왔는데 어케 가지가냐고 궁시렁댔다. 웬일로 오빠가 집까지 들어다 준단다.
> 장가갈 날이 다가오니 철이 드나부다.
>
> 대단한 우리 오빠...
> 동사무소인지 구청인지에서 병역면제 받은 녀석에게 민방위의 기강을 바로세우겠다며 민방위에 참석하라는 어이없는 전화를 몇 달에 걸쳐 했단다.
> 가만히 있을 녀석이 아니다.
> 구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5장 분량의 항의서를 썼단다.
> 잘하면 그 공무원 시말서도 쓸 것 같다.
> 우리집은 정말 정부기관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다 못해 터지려 하고 있다.
>
> 일주일에 한 번이 힘들면 이 주에 한 번이라도 함께 모여 식사하자는 부모님 ... 거의 내게 애원을 하신다.
> 가는 내 등뒤로 밥 잘 챙겨 먹으라고 자꾸만 말씀하신다.
> 이래서 집에 가기가 싫다.
> 약해진 부모님을 보는게 그 때마다 맘이 너무 아픈게...
> 난 아무래도 사람되긴 글렀나부다.
> 괴물은 되지 말아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