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위장전입자였다....

글쓴이 누봉이

등록일 2009-09-16 11:18

조회수 2,774

글자확대 글자축소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네이버밴드 페이스북 트위터

요새 청문회에 위장전입에 대한 말이 많아,, 문득 몇년전 생각이 났다.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나 역시 위장전입자였다

모 도시로 이사를 갔는데 당시 아이들이 둘 다 초등학생이었다.

나도 부모인지라 교육환경 좋고 시설좋은 학교에 보내고 싶은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어느 도시든 교육환경이 좋은 곳은 집값이 비쌌다.

당시 그 동네로 이사갈 여력이 없었고,,, 간신히 변두리 제일 싼 아파트를 어찌 어찌 구했는데

그 아파트 옆의 학교는 완전 시골학교... 논두렁 옆에 있으면서 급식도 급조한 창고같은 곳에서

했고 학교는 다 쓰러져 보였다.

물론 그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많았지만, 당시 혼자 몸으로 일을 하는 입장에서 아이들이 학교를 마치고

곧바로 학원을 갔다와야 내 퇴근시간과 맞았다.

변두리 학교근처엔 문방구만 하나 덜렁있고 학원은 없었다.  논두렁을 한참 걸어와 작은 아파트 단지를 지나가야 겨우 공부방 같은게 몇군데 있을 뿐이었다.

대도시였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사는 곳은 '읍'이란 명칭을 달고 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아는 지인의 도움으로 교육환경이 제일 좋다는 동네에 위장전입을 했다.

아침에 아이들을 태우고 학교에 보내고 내 일을 본 다음 아이들이 학원 끝나는 시간에 다시 태우고 돌아왔다.

그렇게 몇년을 보냈다.

그 학교는 꿈나무 축구부가 있어서 축구를 좋아하는 내 아들이 축구부에 입단해서 tv에 나오는 경기까지 치렀다.

변두리 학교는 축구부조차 없었다...

그리고 그 좋은 초등학교를 졸업해야지 근처에 있는 좋은 중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좋은 학교란 단지 성적을 잘 올리는 학교란 뜻이 아니다.

변두리 중학교에는 학교짱들이 설치고 선생들이 제압하지 못할 정도라는 소문까지 있었다..그래서

더욱 환경좋은 학교로 보내고 싶었다.

그렇게 몇년간 위장전입을 해서 살았다.

누군가 나를 비난한다면 달게 받겠다

하지만 또다시 그런 입장이 된다면 난 아마 또 위장전입을 할 것이다.

내 자신은 똥물을 뒤집어써도 내 자식은 안전한 곳에서 교육받게 하고 싶다는 이기심이다.

그러나 위장전입했다는 그 하나로 내 자신 전체가 쓰레기같은 인간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건 내 자신의 일부분일뿐 전체가 아니니까.



마이 페이지 > 스크랩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소중한 글에 감사 댓글 남겨주세요.

 담기 인쇄 답글 목록 글쓰기
로그인 후 덧글을 남겨주세요


글수 글수(35,876 )
쓰기
번호 제목 글쓴이등록일조회수
21474   떼 돈 버는 법 없나여~ 박종권2009-09-181436
21473   코스모스 현이2009-09-181026
21472   겹 채송화가 예쁘네요 현이2009-09-171804
21471   포도 한상자~ 1 공룡킹2009-09-171581
21470   [고민상담] 개 잘 키우시는 분들께.. 4 누봉이2009-09-171908
21469   이런 봉사활동 들어보셨수? 1 누봉이2009-09-171712
21468   article is deleted 하영맘2009-09-171071
21467   게장~` 박정인2009-09-171658
21466   신종플루 언제쯤 사라질까요.. 2 아린2009-09-172091
21465   아이들 발목을 묶어 놓을까요~? 1 공주들엄..2009-09-171719
21464   추석선물은 다들 마련하셨나요 새신부봉..2009-09-172696
21463   알아서 먹고 살테니, 즉각 폐지! 박종권2009-09-161751
21462   성큼 닥아온....... 1 수선화....2009-09-162042
21461   article is deleted 찡아2009-09-161319
21460   나도 위장전입자였다.... 2 누봉이2009-09-162775
21459   열매가 너무 고운 작살나무 3 현이2009-09-162256
21458   동생 생긴 울아들~~ 1 박정인2009-09-162002
21457   우유대신 요미요미 먹였어요 1 두아이맘..2009-09-162685
21456   어둠과 무지, 악에 대해서... 박종권2009-09-151732
21455   세상좋네요..이유식도 언제든 사 먹일수 있구요.. 왕호맘2009-09-152348
21454   개 같은 내 인생... 박종권2009-09-151565
21453   화장품 바르다가 세수하고 다시 바른.... 1 곰세마리..2009-09-151597
21452   잔머리로 부자될 수 없지~ 박종권2009-09-151539
21451   점심시간.. 박정인2009-09-151113
21450   개상사화 현이2009-09-152115
21449   갑작스런 복통이... 2 니모2009-09-151839
21448   가족들 건강을 생각하신다면 꼭 에코마크를 확인하세요. 쭌이은서..2009-09-151623
21447   참 편한 세상 이유식을 사다 먹이다 ~ 선민마미..2009-09-141799
21446   꾸물꾸물~ 박정인2009-09-141672
21445   박지성 드디어 재계약 지성팍13..2009-09-141682
21444   도토리는 다람쥐에게... 4 또미2009-09-142001
쓰기
검색 목록보기


이벤트·체험단

기간 ~

쑥쑥플래닛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