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라도 마주치길 바랬었습니다.
그사람과 스쳤던 길목 어귀마다 괜시리 그 사람 생각에 눈물을 쏟는 내가 싫고 괴로워 돌아돌아 집을 가곤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우연히라도 스치길 바랬었습니다.
하지만,..........
헤어지잔 편지를 건넨 후론 단 한번도 그 사람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젠 그 사람 얼굴조차 희미해진 지금에 와서 그 사람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바랬던 그 때는 스칠 수 조차 없었던 사람인데.............

웃음이 납니다.
그 때는 저 사람 땜에 참 마니도 울었는데..........
이제 그 사람을 보니 웃음이 납니다.

이별의 편지를 쓰고 건네주고 나면 영영 못 볼거란 두려움에 차마 건네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보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이름만 떠올려도 맘 한 구석이 아파와 고개를 떨구었는데.........
이대로 저 사람을 잊지 못하면 어쩌나 아픔과 두려움으로 하루 해를 보내곤 했는데...................

그 사람이 지금 저 앞에 있습니다.
저 사람도 흐르는 세월 속에 마니 변했네여...
여전히 살던 그 곳에 사나 봅니다.
함께 거닐었던 그 곳에서 십년 전 그 날처럼 내리는 군여...

사랑은 변하는게 맞는거 같습니다.
십년 전 절 온몸으로 울부짖게 했던 그 사람이 ....
수없는 우연에 기대어 기다렸던 그 사람이.........

이젠 제게 그저 수많은 이들속에 스쳐가는 한 사람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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