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의식을 바꿔준 콘텐츠

등록일 2019-10-2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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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겨진 종이에 그려진 성별 기호


무심코 흘러가지 않고 생각과 행동을 바꾸게 만드는 콘텐츠가 있습니다

날이 발전할수록 젠더에 대한 성숙한 의식 또한 필요합니다. 이노시안에게 젠더 의식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준 문화 콘텐츠에 대해 물었습니다.


박민경, 해외미디어1팀, INNOCEAN Worldwide

벽에 붙은 히든 피겨스 포스터


화,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


영화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의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숨겨진 이론을 발견해 낸 천재 수학자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대부분의 할리우드 성공 신화가 그렇듯 백인 남자 주인공을 내세우기보다는, 세 명의 주인공들이 국가적 엘리트 집약체인 나사(NASA)에서 ‘흑인 여성’으로서 살아남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영화의 풍부한 색감 그리고 미국의 뮤지션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의 경쾌한 음악은 영화의 엔딩까지 위트와 품위를 불어넣으며 당당하게 변화에 맞서는 주인공들을 빛나게 합니다. 최근 젠더에 대한 논의가 가열찬 가운데, 영화에 나오는 기득권자 중 몇몇은 주인공들을 ‘여성’ 그리고 ‘흑인’이 아닌 함께 목표를 이뤄나갈 동료로 그녀들의 자리를 인정해주며 차별과 평등이 그리 멀지 않은 대척점에 있다는 희망을 줍니다. 어떻게 보면 아주 가벼운 생각의 전환으로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도 모릅니다. 영화에 나오는 한 대사의 구절처럼 “당연하다고 모두 옳은 것은 아니니깐”. 그저 남성이든 여성이든 우리가 서있는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조금씩 나아갈 뿐입니다. 서로를 포용할 수 있는 사회로 말입니다.


최하빈, 넥스트캠페인3팀, INNOCEAN Worldwide

벽에 붙은 썸네일 이미지


유튜브, 기무상 채널


‘젠더(Gender)’라는 주제의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최애’ 취미인 영화를 통해서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나에게 젠더라는 주제는 영화 속 서사와 같이 현실의 이야기와는 맞닿아 있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현실의 날 것 그대로의 이야기를 통해 젠더라는 주제의 생각을 접하고 있습니다. 바로 유튜브를 통해서입니다. ‘기무상’ 채널은 우연히 한 결혼식 영상을 보게 되어 종종 챙겨보게 된 채널입니다. 기무상과 가제루상은 한국인 레즈비언 커플입니다. 그녀들은 자신들의 결혼식 영상은 물론, 퀴어와 관련된 팟캐스트 콘텐츠, 영어 공부, 먹방 등 어찌 보면 대중없는 콘셉트의 콘텐츠를 올리는데, 그 ‘대중없음’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그녀들의 모습과 삶을 대변하며 울림을 줍니다. 개인적으로는 퀴어를 주제로 진행하는 콘텐츠들도 좋지만, 꾸며내지 않고 사랑하는 연인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는 브이로그(Vlog)영상을 좋아합니다. 동성애에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들에 대한 그 어떤 역설보다도 마음을 흔드는 힘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Extraordinary is Ordinary’를 말하는 그녀들. 때로는 거창한 서사보다도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서정이 더 큰 메시지를 줍니다.


양도유, Creative α, INNOCEAN Worldwide

파더 판다 책


책, 파더 판다


만화 <파더 판다>는 귀여운 판다 가족 이야기가 아닙니다. 만화 속 임신 가능한 여성들은 정부가 정해놓은 나이까지 출산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남성 정자의 확보가 어려워 민간에선 대체 정자 제공 프로그램을 운용하는데, 그중 가장 안정적인 출산율을 보여주는 곳이 ‘판다는 좋은 아빠’라는 곳입니다. 주인공은 이곳에서 판다 정자를 기증받아 자식을 낳고, 판다 남편과 함께 유사 가정을 이뤄 생활합니다. 하지만, 인간도 판다도 아닌 생김새부터 생활방식까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판다 차일드와 파더 판다는 결국 사회의 골칫거리로 전락합니다. 그리고 어느 날부턴가 판다들이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파더 판다>는 주인공 가족을 통해 한 개인이 출산율을 위한 사회 시스템의 대체물로 취급되는 모습을 그려냅니다. 고유한 개인으로서의 권리는 없고, 섹스로서의 의무만 있는 만화 속 세계가 낯설지 않은 건, 우리 또한 개인이기 이전에 사회 시스템 속에서 사회적 인 성 역할을 자연스럽게 이행하며 살아왔기 때문이 아닐까요. <파더 판다>는 픽션일 뿐일까요? 그렇다면, 지금도 동성애 만으로 사형을 집행하는 지구 반대편 몇몇 나라들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생물학적 특징이 곧 운명이라는 생물학적 결정론이 당연한 시대는 이토록 잔인합니다.

“한 사람의 섹스와 관련한 해부학적 구조가 그 사람이 누구인지, 무엇을 향하는지, 어떤 사람과 사랑을 나누는지와 무관한, 젠더 없는 사회” Gayle S. Rubin, 1975

44년 전, 문화 인류학자 게일 루빈(Gayle Rubin)이 말한 젠더 없는 사회는 오고 있는 걸까요? 만약 그 반대로 가고 있다면 <파더 판다>는 논픽션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에디터. 이봄
사진. 맹민화



출처: HMG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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