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제본가] 책문화 지킴이!

등록일 2009-08-2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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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생배경

예술제본가가 등장하게 된 배경을 살펴보기 위해선 우선 제본의 역사와 예술제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제본은 사람들이 문자를 사용하고 책을 만들어내면서부터 함께 시작됐습니다. 책은 인간의 역사와 문화의 발자취를 표현하고 기록한 매우 중요한 유산으로 알려져 있죠. 책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책의 모습을 좀 더 잘 보존하고 아름답게 장식하자는 뜻에서 나온 제본도 점차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 제본은 수백, 수천 년 동안 각 시대마다 유행했던 예술적 가치를 표현해왔습니다. 제본된 책은 그 당시 사회 모습과 문화를 고스란히 보여줬습니다. 봉건 영주가 지배하던 시대에는 엄격한 느낌을, 왕족의 권위가 높아졌을 때는 왕가의 존엄과 권위가 드러나는 느낌을 표현했죠. 이처럼 제본된 한권의 책에는 그 당시 시대상황이 표현돼 있고 표지에 장식된 상징과 표징 등을 보면 몇 백 년 전 책 주인의 사생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예술제본은 보관할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을 보수, 복원해 견고하고 아름답게 보존하기 위해 행해지는 일련의 작업을 말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책을 아름답게 만드는 ‘미학적 기능’ 뿐 아니라 책이 오랜 시간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보존적 기능’입니다. 프랑스어로 제본을 뜻하는 ‘를리위르(reliure’)의 어원은 ‘리르(lire 읽다)→를리르(relire 다시읽다)→를리에(relier 연결하다. 제본하다)→를리위르(reliure)’입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제본을 하는 일은 책의 가치를 알고 이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술제본가는 이러한 작업을 가능케 하는 사람으로 ‘문화 전달자’ 역할을 합니다. 예술제본가는 예술제본의 목적, 즉 책의 보존적 기능과 미학적 기능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는 자질과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예술제본은 유럽에서 발전해온 분야입니다. 프랑스를 예로 들면, 1,000여명의 제본가들이 전국의 도서관에서 일하거나 개인 공방을 운영하면서 교육과 수집가들을 위한 주문제작을 겸하고 있습니다. 일본도 40여 년 전에 예술제본이 도입되어 수백 명의 제본가들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역사는 10여 년 정도입니다. 아직까진 그 수요가 많지 않아 어려운 점이 많지만 점차 발전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 하는 일

예술제본가는 일종의‘책문화 지킴이’입니다. 보관할 가치가 있는 책을 보수, 복원해 견고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일을 하기 때문이죠. 이들은 단순히 책의 표지만 예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책이 오랜 시간 보존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책에 아름다움과 생명을 동시에 심어주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죠.

예술제본은 보통 주문제작으로 이루어집니다. 주문제작에는 출판사에서 특별히 주문하는 제본, 성경제본(성경·필사본), 개인 저작물 제본 등이 있죠. 종류에 따라선 사진, 일러스트, 판화작품 등을 견고한 포트폴리오로 만드는 일도 있고, 기념일이나 특별한 날을 위해 적은 숫자의 제본을 요청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보통 작업 의뢰가 들어오면 주문을 한 의뢰자와 예술제본가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작업이 이루어지며, 책 한권을 제본하는 데는 대략 한 달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제본 작업은 크게 여섯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우선 책 분해 및 보수 작업이 필요 합니다. 제본할 책이 결정되면 기존의 책을 분해해 나누고 묶음으로 나눠진 책들의 등 부분이 찢어졌거나 지저분해지진 않았는지 확인해 이를 고르게 정리하는 작업을 합니다. 그 다음 정리한 책 묶음을 프레스기라는 압축 기계에 넣고 최대한 부피를 압축해 누르고 재단기로 모서리 부분을 고르게 자르는 작업을 합니다. 그 후 책 등에 구멍을 뚫은 다음 구멍을 실로 꿰매는 작업을 합니다. 다음에는 꿰맨 부분이 보이는 책 등을 둥글리고 책과 판지를 연결하는 작업입니다. 비단실로 종이심을 감아서 엮는 작업은 책에 아름다움을 더하고, 책 등의 양 가장자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자수꽃천 만들기라고 합니다. 그 후 책의 등과 표지를 평평하게 만들기 위해 사포로 가는 작업을 하면 기본적인 책의 형태가 완성이 됩니다. 가죽의 접는 부분을 얇게 갈아서 표지를 싸고, 마무리로 표지와 본문 사이에 면지를 붙이면 제본이 완료됩니다.

이외에도 예술제본가는 박물관에서 전시될 만큼 오래된 옛날 책을 복원하는 일도하며 후학들을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활동에도 참여합니다.

� 근무환경

예술제본은 전 과정을 한 사람이 혼자서 진행해야 하는 고독한 작업입니다. 혼자 모든 일을 감당해야 하는 만큼 그만큼의 책임도 뒤따르며, 하루 종일 홀로 작업하는 외로움도 견뎌야 합니다. 근무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일반적인 회사원들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작업에 쏟을 수밖에 없습니다. 밤늦게까지 일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육체적 노동의 강도가 크지 않지만 정신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들의 연속입니다. 주문제작을 할 때는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작업을 할 때는 긴장도 많이 하게 됩니다.

작업 공간에 대한 특별한 제약은 없지만 대체로 넓고 천장이 높은 공간에서 작업을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또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좋죠. 작업 공간이 넓고 높아야 하는 이유는 서서 하는 작업이 많아 높은 작업대가 있어야 하고, 압착기, 재단기, 책등을 둥글리는 기계 등 큰 도구부터 사포, 망치, 특수집게, 해면 등 작은 제본용 도구까지 2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도구를 넣어둬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풀칠을 할 때도 넓은 공간이 필요하죠.

한편 가죽과 천 등은 빛바래지 않도록 햇빛과 먼지를 차단할 수 있는 곳에 넣어둬야 합니다. 그래서 해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적합하죠. 참고로 제본 작업 공간은 가죽, 판지작업 등으로 먼지가 쉽게 잘 쌓입니다.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고 다양한 재료들을 쉽게 찾아 쓸 수 있도록 정리에 신경을 쓰는 깔끔함도 필요합니다.
 
 
   
예술제본가가 되기 위해서는 책이나 출판 전반에 대해 이해와 인문, 철학적 교양 그리고 미적 감각, 손재주 등을 갖추고 있으면 유리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책과 그 책을 만드는 과정을 존중하는 마음자세가 중요합니다. 예술제본은 매우 어렵고 긴 시간이 걸리는 작업입니다. 따라서 책의 가치를 귀하게 여기고 책을 위해 모든 일을 감수할 수 있을 만큼의 인내심이 요구됩니다. 특히 반복되는 기초적인 작업에 싫증을 내지 않을 수 있는 진중한 성격이면 평생 책을 만들면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국내에 정규 교육기관이 있지는 않으며, 예술제본 전문공방에서 관련 교육 과정을 개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 전문적으로 예술제본을 배울 수 있는 교육기관이 많지 않아 직업을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전문공방의 교육과정은 보통 초, 중, 고급 과정으로 구분해 개설되어 있습니다. 보통 초급과정에선 기초적인 제본방법을, 중급과정에선 실제 기술적인 훈련을, 고급과정에선 본격적인 작품만들기 등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밖에 유럽의 교육기관을 통해 보다 전문적인 예술제본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유럽의 전문학교나 사설 교육기관, 개인공방 등에 발전된 교육과정이 많이 개설돼 있고, 프랑스에서는 교원기술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습니다.

예술제본가는 일정 교육을 받은 뒤 작품 활동을 하거나 공방을 운영하여 활동합니다. 보통 예술제본 전문공방에서 최소 2년 이상 전문적인 기술을 익히고 작품 활동을 통해 능력을 인정받아야 전문가로서 활동할 수 있습니다. 주로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특별한 승진체계는 없으며 자신의 실력이 곧 자격이자 면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예술제본과 관련된 분야로 소장출판이 있습니다. 소장(所藏)이란, 누군가가 어떤 물건을 자기의 것으로 지니고 간직하는 것을 말하죠. 소장출판은 불특정 다수를 위해 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책을 원하는 소수의 독자를 위해 적은 부수로 출판을 하거나 한정판을 인쇄해 여러 예술제본가들에게 한 권씩 제본을 맡겨 각권이 하나의 작품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또한 아직까지 국내에는 없지만 유럽처럼 국내에도 도서관에서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옛날 책을 복원하기 위해 앞으로 예술제본가를 채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밖에 예술제본이 발달된 외국에서 활동할 수 있으며 유럽의 도서관이나 기관에서 옛날 책을 복원하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 진출현황

예술제본가의 종사현황에 대한 정확한 자료는 집계된 것이 없지만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제본가는 약 10여명 정도로 그리 많지 않다고 합니다. 임금은 경력에 따라 편차가 큰 편이며, 1~2년 정도 경력을 쌓아 예술제본가로 활동하는 경우 연봉 약 2000만 원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전망

과거 유럽의 경우 비싼 가격의 책을 가질 수 있는 사람만이 제본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예술제본가의 숫자는 매우 적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함에 따라 책을 사랑하는 애서가, 옛날 책을 수집하는 고서수집가를 비롯해 자신만의 책이나 작품을 오랫동안 갖고 있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향후 예술제본가의 일자리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개인소장을 목적으로 한권의 책을 주문제작 의뢰하는 개인들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장출판에서 도서관의 책을 보수하는 일 등 예술제본가의 활동 분야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여서 앞으로 예술제본가의 필요성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취미로 관련 교육을 받는 학생들부터 시작해 미래에 이 분야로 진출하려고 직업 선택을 위해 제본을 배우는 학생에 이르기까지 관련 교육을 받는 사람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전문 인력의 배출도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일부 능력을 인정받은 예술제본가 외에는 부업으로 활동하는 사람이 많으며 작품활동만으로 생계유지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또한 현재 소수의 전문가를 중심으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고 앞으로 그 필요성이 강조되고 일자리가 증가해도 양적으로 큰 팽창이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분야이기 때문에 전문가로 인정받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 출처: 위 자료는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운영하는

한국직업정보시스템 (http;//know.work.go.kr)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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